하나금융연구소 “금융업계, 리스크 관리 위해 디지털금융에 힘써야”
미 SVB 파산 등 디지털 기술이 뱅크런 영향
금융기관·플랫폼 협업 유지…감독 강화해야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금융업계가 금융서비스 혁신만이 아닌 리스크 관리 고도화를 위해 디지털금융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2일 하나은행은 이같은 의견이 지난 10일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열린 제13회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됐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금융연구센터와 공동으로 ‘디지털 금융 확산과 은행의 미래’라는 주제로 제13회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먼저 김진호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디지털 금융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디지털 기술이 가져올 금융권 환경 변화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메타버스,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웹3.0, 양자컴퓨팅이 혁신, 효율성 증가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일자리 감소, 기술 중립성 위협 등 부정적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전통 금융기관은 디지털 금융과 관련해 뚜렷한 비전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혁신을 저해하는 조직문화나 내부 전문 인력 부족 등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관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디지털 뱅크런과 금융안정성’이라는 주제로 발언에 나섰다.
그는 “올해 3월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은 미국 역사상 3번째로 큰 규모 은행 파산이었으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파산위험에 대한 정보가 빠르게 공유됐다”며 “디지털 기기를 통해 순식간에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됐다는 점에서 디지털 기술 발전이 뱅크런 양상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디지털 뱅크런 문제가 다른 은행에 전염돼 시스템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해당 부실금융기관을 예금보험공사 등 감독기관이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전주용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 경제에서 금융 산업은 지급결제 분야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금융 산업에서 플랫폼화로 금융기관 고객 접점이 크게 변화하고 있고, 투자자문이나 투자일임 등 자산관리 사업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전통 금융기관과 대규모 플랫폼 기업 간에는 경쟁보다는 국내외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분간 협업 형태가 유지되거나 더욱 진화될 것”이라며 “대규모 플랫폼 기업이나 핀테크 기업 등 금융업 진출이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금융감독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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