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LIVE] “하반신 마비에도 포기는 없다”… 음주운전 사고 피해로 은퇴하는 유연수의 새 목표

김형중 2023. 11. 12. 07: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5세 창창한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로 하반신 마비가 된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 이야기다.

유연수는 지난 9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구단에도 알렸고 제주는 유연수의 은퇴식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골닷컴, 서귀포] 김형중 기자 = 25세 창창한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로 하반신 마비가 된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 이야기다.

유연수는 지난 9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구단은 11일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 2023 36라운드에 앞서 은퇴식을 진행했다.

2020년 제주에 입단한 유연수는 그 해 K리그2에서 1경기를 소화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제주와 함께 승격한 이듬해 K리그1 무대에서 4경기를 뛰었다. 2022년에도 제주에서 3경기 출전 기록을 쓰며 경험을 쌓았다.

제주 골문의 미래라고 평가받던 그에게 청천병력 같은 일이 생겼다. 작년 10월 골키퍼 동료들과 차를 타고 이동 중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했다. 다른 선수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는데 유연수는 하반신 마비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결과 더 이상 축구를 할 수도 없고, 걷지도 못하게 되었다.

좌절하고 큰 상처도 받았지만, 유연수는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매진했다. 이어 현실을 받아들이고 선수생활을 정리하겠다는 결정을 했다. 구단에도 알렸고 제주는 유연수의 은퇴식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경기 전 만난 유연수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듯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경기장 오니깐 ‘아 은퇴를 하는구나’ 생각이 들고 아쉽고 뛰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말했다.

은퇴를 결심 계기로는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제가 몸상태를 알다 보니, 아무래도 질질 끄는 것보다 낫겠다 싶었다. 구단에서도 은퇴를 한다면 은퇴식을 해주시겠다고 해서 빨리 하는 게 좋겠다고 결단을 내렸다”라고 차분히 설명했다.

K리그 무대에서 총 8경기를 뛰었다. 골키퍼라는 포지션 특성 때문에 어린 선수가 주전을 꿰차긴 하늘의 별따기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뚜렷한 존재감을 알린 그는 프로 데뷔전과 K리그1 데뷔전 모두 클린시트 경기를 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유연수는 “K리그1에 올라와서 포항과 경기에 출전해 무실점 승리를 했다. 그때 저희 팀이 승리가 없었는데 제가 뛰고 승리해서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축구 선수로서 은퇴는 하지만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병원에서 처음 잡은 탁구 라켓이 시작이었다. 그는 장애인 탁구로 패럴림픽에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연수는 “병원에 탁구대가 있어 칠 수 있다고 해서 아버지와 운동 겸 시작했다. 치다 보니 재밌어서 더 알아보니 장애인 스포츠가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대회에서 상도 받았다. 그는 “체육대회가 있었는데 운 좋게 1등을 해버렸다”라고 했다. 선수 출신이 아마추어 대회에서 너무 한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탁구 선출이 아니라 괜찮다”며 해맑게 웃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절대 좌절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 불굴의 정신은 어려운 상황의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 유연수는 “저도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못 걷는다는 얘기와 축구를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힘들고 슬펐는데 저는 혼자가 아니고 항상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다. 포기하면 저만 손해다. 굳이 이걸 안 해도 다른 길이 있고 다양한 것들이 있으니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그럼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신다.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면 더 좋아질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마음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힘든 상황에 빠진 사람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자신의 짧은 프로 생활을 한 제주에 대한 애정도 보였다. 그는 “여기서 3년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올 수 있으면 시간을 내서라도 올 것이다. 워낙 잘 챙겨 주셨다. 언제든 불러 주시면 올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정말 감사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골닷컴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