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퍼스트 정신 보여준 잠실 예수, 내년에도 LG와 동행 가능성↑…“마음이 참 좋아” [KS이슈]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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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생각하는) 케이시 켈리(LG 트윈스)의 마음이 저는 참 좋다.”

염경엽 LG 감독이 ‘잠실 예수’ 켈리와 내년 동행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켈리의 투철한 팀 퍼스트 정신을 확인해서다.

2019부터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지난해까지 통산 114경기(697이닝)에서 58승 31패 평균자책점 2.89를 작성하며 에이스로 군림했다. 특히 2022시즌에는 27경기(166.1이닝)에 출격해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내년에도 켈리와 함께할 것임을 암시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쾌투를 선보인 LG 켈리. 사진=천정환 기자
올 시즌에는 다소 부침이 있었다. 전반기 18경기(107.1이닝)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에 그쳤다.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가 떨어지며, 다른 구종들의 위력도 하락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다행히 켈리는 후반기 들어 반등했다. 12경기에 출전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2.90을 올리며 1선발 역할을 잘 해냈다. 올 시즌 최종성적은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이었다. 이 같은 켈리의 활약을 앞세운 LG는 정규리그에서 86승 2무 56패를 기록, 지난 1994년 이후 29년만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 들어 켈리는 한층 더 발전했다. 정규리그 종료 후 비장의 무기인 포크를 연마해 돌아왔다. 위력은 대단했다. 1차전에 선발로 나선 그는 92개의 볼을 뿌리며 6.1이닝을 4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2실점 1자책점으로 KT위즈 타선을 봉쇄했다.

사령탑 염경엽 감독은 이런 켈리와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단순히 그의 기량 때문이 아닌, 팀을 위해 헌신하는 정신을 확인해서다.

상황은 이랬다. 켈리의 호투에도 1차전에서 2-3으로 패한 LG는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를 앞세워 2차전을 5-4 승리로 장식했다.

천신만고 끝에 첫 승을 신고했으나, 이어진 3차전에서 만약 패했다면 1승 2패로 위기에 몰릴 수도 있었던 상황. 최악의 경우에 염 감독은 4차전 선발투수로 사흘 휴식을 취한 켈리를 등판시킬 계획을 세웠다. 이에 켈리 역시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LG가 3차전에서 9회초 터진 오지환의 결승 3점포와 9회말 1사 만루를 막아낸 이정용의 호투를 앞세워 8-7로 승전고를 울림에 따라 4차전 선발투수는 예정대로 좌완 김윤식이 출격하게 됐다.

4차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어제(10일·3차전) 졌으면 오늘 (켈리가) 선발이었다”며 “켈리와 3차전을 앞두고 (오늘) 선발 등판에 관해 이야기했다. (켈리도) 이기면 5일 로테이션을 하고 싶다고 했으나, 지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7이닝을 던진다기 보다는 짧게라도 4~5이닝 던진다는 생각으로 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그런 켈리의 마음이 저는 참 좋다. 고민 안 하고 내년에도 가려 한다. 프런트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데, 외국인 투수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게 새로운 용병이 왔을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1선발은 정말 잘 구했으면 좋겠고, 2선발로는 켈리가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말했듯이 켈리는 올 시즌 중반 잠시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외국인 투수 교체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염경엽 감독은 항상 이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마땅한 투수도 없었고, 켈리랑 비슷한 투수를 쓰기에는 켈리를 쓰는 게 낫다고 봤다. 경험이라는 게 절대 무시를 못 한다. 이제 구종(포크)을 하나 개발했다. 내년 시즌 삼진 비율도 훨씬 올라갈 것이고 투구 수는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는 선발투수 김윤식의 5.2이닝 3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 역투와 타선의 화력을 앞세워 4차전에서 15-4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든 LG는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통합우승에 1승 만을 남겨놓게 됐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 선발투수로는 내년 동행이 유력한 켈리가 출격한다.

4차전이 끝나고 염경엽 감독은 5차전 선발투수를 묻는 질문에 “켈리”라고 답변했다. 사령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잠실 예수’는 29년 간 우승에 목마른 LG를 가장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 5차전에 LG의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켈리. 사진=천정환 기자
[수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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