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못 뭉쳐도…블핑 없어도…"엔터주 주가 너무 싸" 이유는

김진석 기자 2023. 1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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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고공행진하며 주요 테마로 자리 잡았던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좀처럼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둔화) 우려, 주요 아티스트의 재계약 불확실성 등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영향이다. 증권가는 현재 엔터사들의 주가가 과도한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엔터 대장주 하이브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21만20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 6월 22일 기록한 연중 최고가 31만2500원과 비교하면 32.5% 하락한 주가다. 하이브와 함께 엔터 4사로 불리는 에스엠(38.6%), JYP Ent.(36.2%), 와이지엔터테인먼트(34%) 역시 각각 연중 고점과 비교해 큰 폭으로 내린 상황이다.

엔터 업종의 조정이 길어진 주요인으로 실적 둔화 우려가 꼽힌다. 9월 엔터4사 합산 앨범 판매량(하이브 287만, 에스엠 151만, JYP Ent. 11만, 와이지엔터 8만장)은 457만장을 기록했다. 7월 1200만장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줄어 지속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했다.

다만 증권가는 아티스트 활동 공백에 따른 일시적인 감소지, 성장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IP(지적재산권)의 컴백이 부재하면서 앨범 판매량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면서도 "대형 아티스트의 컴백이 이어지면 앨범 판매량의 견조한 성장 기조가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엔터 4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스엠은 역대 분기 최대 성적을 보이며, 걱정을 걷어냈다. 에스엠은 올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5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9.8% 증가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1.8% 늘어난 266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에스엠에 이어 각 엔터사가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방탄소년단 완전체 없어도 괜찮다…"신규 IP 주목"
대형 아티스트의 재계약 이슈도 부담이었다. 특히 내년부터는 블랙핑크의 활동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실적에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고, 하이브의 경우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공백이 본격화된다는 점이 리스크였다. 국내 탑 티어(최상위) 아티스트 관련 불확실성이 엔터 업종 전반에 대한 투심 악화를 초래했다.
하이브와 게펜레코드의 글로벌 걸그룹 프로젝트 '드림아카데미' 피날레 진출자 10인이 10일 진행된 비대면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브 x 게펜레코드 2023.11.10 /사진=이동훈


하지만 이 또한 과도한 우려라는 설명이다. 소수 아티스트에 의한 영향이 제한적일 만큼 케이팝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멀티레이블을 바탕으로 한 IP의 확대와 신규 라인업(하이브 보이넥스트도어, 에스엠 라이즈, JYP VCHA)의 기대 이상의 활약도 긍정적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신예 베이비몬스터는 오는 27일 데뷔 예정이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엔터사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케이팝 초동 상한으로 인식되던 방탄소년단의 기록이 각기 다른 엔터사들의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 세븐틴, NCT 드림에 의해 경신되며 향후 실적 추정치가 나란히 상향됐기 때문"이라며 업종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인 그룹의 데뷔는 성장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버리는 강력한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작용해왔다"며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다수 그룹의 데뷔가 확정적으로 예고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신규 IP의 폭발적인 앨범 판매 성장을 내년부터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팝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침투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현지화 전략도 기대를 키운다. 현지화 프로젝트는 매출을 극대화할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JYP는 프로젝트 'A2K'를 통해 미국 주요 5개 도시에서 걸그룹 멤버를 발굴하고 'VCHA'를 공개했다. 하이브도 '드림아카데미' 프로젝트 걸그룹 데뷔에 박차를 가한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지화 프로젝트는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될 예정이기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며 "해외 침투율이 증가하면 해외 매출 비중도 상승할 전망이기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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