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닥치고 대기업이지”…적자 나도 성과급 주는 곳은 [방영덕의 디테일]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1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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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민감한 부분입니다. 회사마다 다르고, 같은 회사라도 부서마다 직원들마다 금액이 달라섭니다. ‘성과급’ 얘깁니다.

과거에는 쉬쉬하는 분위기가 컸지만 또 알게 모르게 회자되곤 했습니다. “누군 이번 성과급으로 주담대(주택담보대출)를 다 갚았다더라” “누군 차를 바꿨다더라” 등등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직원들은 숨기지조차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성과급이 찍힌 통장을 공개하거나 “경쟁사보다 적다”며 피켓 시위도 불사합니다. ‘대외비’였던 성과급 책정 기준 공개를 요구하며 최고경영자(CEO)를 곤혹스럽게 하죠.

현재 기업 곳곳에서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진행 중입니다. 많은 기업의 임단협에서 성과급이 화두입니다.

PS·PI·특별상여금 등 ‘성과급’이란
[사진출처= 픽사베이]
성과급은 말 그대로 달성한 성과에 따라 직원들에게 차등적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초과이익분배금(PS·Profit Sharing), 생산성 격려금(PI·Productivity Incentive), 특별상여금, 위로금 등이 대표적인 성과급입니다.

우선 초과이익분배금은 회사의 영업이익이 좋을 경우 이를 공유하는 제도입니다. 생산성 격려금은 성과가 좋은 직원이나 부서에 지급하는 것을 뜻하고요.

특별상여금은 업황이 좋거나, 회사 차원에서 특별한 전략을 선포했을 때 추가로 지급하는 상여금입니다. 비록 영업실적이 안 좋아도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는 대우 등을 위해 지급하는 것은 위로금이고요.

이같은 성과급은 노동관계법상 규정된 금품이 아닙니다. 따라서 기업이 돈을 벌면 반드시 성과급을 지급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과급 지급은 기업 고유의 권한으로, 기업이 자체적으로 성과를 측정해 지급대상, 지급시기, 지급 방법, 지급 금액 등을 정할 수 있습니다.

아리송한 성과급에 뿔난 직원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그런데 그 동안 ‘대외비’로 여겨졌던 성과급 책정 과정이 최근 몇 년새 투명하게 공개되는 모습입니다.

직장인들 사이 연봉에서 차지하는 성과급의 비중이 높다보니 책정 기준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섭니다.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 소통과 투명성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직원 불만 등 기업 내부 사정이 외부로 빠르게 퍼져나가며 기업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의 한 직원이 ‘성과급 산정방식을 밝혀달라’며 회사 대표 등에게 항의메일을 보낸 일이 불거진 뒤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기업에서 성과급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성과급 제도를 체계화해 많은 직장인들 사이 ‘부러움의 대상’으로 꼽혀온 삼성전자도 예외가 아니었고요.

같은 해 네이버와 카카오도 성과급 인상이 미미하자 직원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는데요. 사태가 심상치 않자 여러 기업 오너들이 직접 타운홀 미팅에 등판,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은 물론 성과급 개편안을 내놓아야만 했습니다.

올해도 계속되는 성과급 개편…얼마나 받을까
[사진출처 = 연합뉴스]
성과급 개편 흐름은 올해에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성과급에 매출·영업이익이나 주가 상승률 등 경영지표를 반영하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일례로 SK하이닉스의 경우 기존에는 생산량 목표 달성에 더해 영업이익 발생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될 때 최대 기본급 100%까지 PI를 줘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생산량 목표 달성 시, 영업이익률을 따져 PI를 차등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는데요.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여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PI를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즉 영업이익률이 -10% 라도 PI 지급률로 50%를 적용 받고, 최대 지급률은 150%로 늘렸습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성과급 제도 개편 여부를 최우선 쟁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 기반을 투명하지 않은 경제적 부가가치(EVA·영업이익 중 법인세·금융·자본비용을 제한 금액) 대신 영업이익으로 변경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제도로 이는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한 뒤 근속, 매출, 이익 등 주요 지표 달성 시 임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보상 제도의 일종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성과급 책정 과정이 공개되고 부서간 차등을 줄여 내부 갈등을 줄이는 쪽으로 (성과급)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면서 회사 지급 여력과 구성원의 동기 부여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모습이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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