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S+] '위풍당당' 양극재, 수요 부진 직격탄… 증설 러시 어쩌나

김동욱 기자 2023. 11. 12.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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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사업확장에 주력하던 국내 주요 양극재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메탈 가격 하락 영향이다.

장정훈·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양극재 업체들이 발표한 투자 계획에서 추가 증설이 없다고 가정해도 2030년 양극재 업체들의 캐파(CAPA·생산능력)는 한국 주요 배터리 3사 캐파를 상회한다"며 "증설 속도 조절이 없다면 가동률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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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올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악화했다. 사진은 에코프로 하이니켈 양극재. /사진=에코프로 제공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사업확장에 주력하던 국내 주요 양극재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양극재 생산에 사용되는 메탈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이 줄어든 탓이다. 수요 부진으로 인한 공급과잉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이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양극재 3사인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의 올 3분기 실적은 지난해 3분기보다 악화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올 3분기 영업이익 459억원을 기록, 지난해 3분기(1415억원)보다 67.6% 줄었다.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54.6%(818억원→ 371억원), 85.0%(987억원→ 148억원) 감소했다.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메탈 가격 하락 영향이다. 양극재 업체들은 메탈 가격과 판가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메탈 가격이 떨어지면 영업이익 하락이 불가피한 구조다. 재고평가손실 확대로 손익이 추가 악화하기도 한다.

양극재 주원료인 수산화리튬 가격은 지난해 3분기 톤당 7만달러 정도에서 올 3분기 3만달러대로 하락했다. 4분기에 들어선 지난달에는 2만4500달러, 이달에는 2만2000달러까지 떨어졌다. 수산화리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양극재 업체들은 올 4분기 실적 개선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전환 속도 둔화로 배터리에 탑재되는 양극재 수요 부진이 발생,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요인으로 유럽에서 전기차 약세 흐름이 지속하고 있고 중국은 이미 전기차 침투율이 높아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중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들이 전동화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양극재 업체들이 추진하는 대규모 증설로 인해 공급과잉이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연간 19만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오는 2027년 71만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10만5000톤에서 2030년 100만톤으로, 엘앤에프는 13만톤에서 2026년 40만~43만톤으로 각각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장정훈·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양극재 업체들이 발표한 투자 계획에서 추가 증설이 없다고 가정해도 2030년 양극재 업체들의 캐파(CAPA·생산능력)는 한국 주요 배터리 3사 캐파를 상회한다"며 "증설 속도 조절이 없다면 가동률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양극재 시장을 살펴봐도 공급이 수요보다 2.5배 많다"며 "오는 2026년까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 업체들은 주로 수요를 미리 확보한 다음 대규모 증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며 "수요 확보가 전제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급과잉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땐 양극재 시장 규모가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은 만큼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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