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14경기 연속 풀타임+케인 멀티골' 뮌헨, 하이덴하임에 4-2 승리…리그 1위 우뚝

맹봉주 기자 2023. 11. 1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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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재(위)와 해리 케인(아래) 또 다시 팀 승리 주역이 됐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김민재는 또 풀타임을, 해리 케인은 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1일 오후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 홈경기에서 하이덴하임을 4-2로 이겼다.

개막 후 11경기를 치른 현재 패배가 없다. 9승 2무 승점 29점을 기록했다. 더불어 1경기 덜 치른 바이어 레버쿠젠을 제치고 독일 분데스리가 1위에 올랐다.

혹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김민재는 이날 뮌헨의 선발 센터백 수비수로 나와 풀타임 뛰었다. 1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이다. 패스 성공률은 90%를 넘겼다. 여전히 뮌헨 빌드업과 팀 수비에서 중추적인 임무를 맡았다. 후반 실점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인 수비력은 탄탄했다. 각종 수비 수치에서도 팀 내 1위였다.

다만 체력 저하는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뮌헨이 2실점한 장면에 모두 김민재가 있었다. 후반 22분 태클 과정에서 김민재 발을 맞고 굴절된 공이 상대에게 갔다. 3분 뒤에는 김민재의 패스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됐다. 경기 후 각종 유럽 통계 사이트, 매체들이 평가한 점수에서도 김민재는 좋은 얘기를 듣지 못했다.

뮌헨의 최전방 공격수 케인은 지난 경기에 이어 멀티골을 달성했다. 분데스리가 17골로 세루 기라시(15골)를 넘어 득점 1위에 올랐다.

전력에서 뮌헨이 크게 앞섰다. 뮌헨은 4-3-2-1 포메이션을 꺼넸다. 원톱은 케인이었다. 세르쥬 그나브리,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가 2선에 섰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콘라드 라이버가 중원에 섰다. 포백은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를 중심으로 양측면에 누사이르 미즈라위, 부나사르가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마누엘 노이어가 꼈다.

▲ 김민재는 이번에도 쉴 시간 없었다.

하이덴하임은 수비적으로 나섰다. 포메이션은 4-1-4-1. 팀 클라인디엔스트, 얀 니클라스베스테, 노만 터예카우, 얀 쇠프너, 에렌 딘키, 레나드 말로니, 조나스 포렌바크, 베네딕트 김버, 파트리크 마잉카, 오마르 학타브 트라오레, 케빈 뮐러가 선발로 나왔다.

뮌헨이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른 시간 선제골이 나온 게 컸다. 전반 13분 측면에서 사네가 중원으로 패스를 건넸다. 공을 잡은 케인은 수비수들 사이에 있으면서도 넘어지면서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골망을 갈랐고 뮌헨이 1-0으로 앞서갔다.

이후 뮌헨이 경기를 완전히 압도했다. 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추가 골이 나왔다. 이번에도 사네, 케인 조합이었다. 사네의 크로스를 케인이 헤더로 놓치지 않았다. 뮌헨의 2-0 리드.

김민재는 철벽 수비로 하덴하임의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여러 차례 하덴하임의 전진 패스를 차단했다. 결국 하덴하임은 후반 15분 교체 카드를 쓰며 승부수를 던졌다.

뮌헨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짝을 이루던 센터백 우파메카노를 뺐다. 하지만 김민재는 그대로였다. 그만큼 공수에서 김민재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우파메카노가 나가자 김민재의 수비 부담도 커졌다.

후반 22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딘카가 중앙으로 크로스한 공을 김민재가 막으려다 굴절되며 클라인디엔스트에게 갔다. 클라인디엔스트가 밀어 넣어 만회골이 터졌다.

▲ 최근 혹사 논란이 일고 있는 김민재.

3분 뒤엔 김민재의 패스 실수를 하덴하임이 가로채기 하며 역습을 펼쳤다. 베스테가 때린 슛은 김민재 맞고 동점골이 됐다. 순식간에 스코는 2-2. 뮌헨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곧바로 뮌헨이 반격했다. 동점골을 먹히고 불과 2분 뒤 게레이로의 역전골이 터졌다. 에릭 막심 추포모팅의 슈팅이 막히고 나오자 세컨볼을 라파엘 게레이로가 밀어넣었다.

후반 40분엔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오른쪽 측면을 텔이 개인기로 뚫고 크로스를 올렸다. 추포모팅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결국 뮌헨이 4-2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6.5점을 줬다. 뮌헨 수비 중에선 최하위였다. 이날 뮌헨의 2실점에 모두 개입이 된 영향이 컸다.

최근 혹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김민재는 선발로 나서서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중앙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그리고 90분 내내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세드릭 바캄부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데 지장은 없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0을 줬다. 뮌헨의 선발 출전 선수 중 마누엘 노이어와 자말 무시알라 다음으로 낮은 평점이다. 이날 김민재의 패스 성공률은 93%였으며, 총 4번의 볼 경합 실패가 있었다.

▲ 해리 케인.

평소 활약을 고려했을 때 분명 이전에 비해 낮은 평점이었다. 하지만 김민재의 최근 출전 시간을 보면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다.

김민재의 체력 문제는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직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갈라타사라이와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후반 44분에는 팬들의 우려를 사는 장면이 나왔다. 뮌헨이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을 잘 막아낸 뒤, 김민재는 볼이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뒤 근육이 올라온 듯 허리를 숙여 스트레칭을 했다. 경기 도중 선수가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김민재의 최근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몸 상태가 그리 편하지만은 않아 보였다.

김민재는 갈라타사라이전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무려 1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9월 3일에 있었던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전을 시작으로 단 1분도 쉬지 못했다. 게다가 9월에 있었던 대한민국의 A매치 2경기를 소화했다. 10월에는 장거리 비행으로 귀국해 국내에서 A매치 2경기를 더 치렀다. 게다가 오는 16일과 21일에는 각각 싱가포르, 중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치른다.

김민재 입장에서 그야말로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혹독한 일정이다. 시즌 초반 뮌헨 중앙수비수 줄부상을 당하며 출전 시간 이상의 수비 부담이 있었다. 이번 시즌 내내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쓰러졌다. 투헬 감독이 기용할 수 있는 주전급 중앙수비수는 두 선수와 김민재가 전부였다.

이 상황을 인지한 뮌헨은 슈코드란 무스타피, 소크라티스 등 소속 팀이 없는 중앙 수비수들과 연결되기도 했다. 이적시장 등록 마감일이 지나 자유계약(FA) 선수만 영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크라티스는 레알 베티스에 입단하는 등 뮌헨의 모든 이적설은 없던 일이 됐다. 결국 김민재는 휴식 없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 토마스 투헬 감독(왼쪽).

대표팀에서도 김민재의 존재감은 강하다. 쉽게 뺄 수 없다. 한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를 꾸준히 차출하고 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이라는 중요한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0월에 있었던 A매치 2경기에서 김민재를 모두 선발 출전시켰다. 김민재는 튀니지전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베트남전에서는 약 76분여를 뛰었다. 베트남전 역시 사실상 90분 출전에 가까웠다.

손흥민, 이강인과 함께 대표팀을 이끄는 주축이기에 쉽게 체력 관리를 해주기가 힘들다. 그건 뮌헨에서도 마찬가지.

스타선수들이 즐비한 뮌헨에서도 김민재는 핵심 전력이다. 특히 김민재를 향한 투헬 감독의 신뢰가 대단히 크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크고, 빠르며 아주 믿음직스러운 수비수다. 그의 경력은 정말 독특하다. 자신의 능력을 계속해서 증명했다는 걸 보여준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입단해 행복하다. 여러 차례 영상통화를 했다.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다. 당장 활약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뮌헨 이적 후 지금까지 김민재는 기대만큼 보여줬다. 공격과 수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은 경기력으로 뮌헨의 붙박이 센터백 수비수가 됐다.

해외 유력 매체들의 평가도 호평 일색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바로 16살부터 36살까지 연령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분류하며 26살 축구선수 중 세계 최고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동갑인 프렝키 더 용과 니콜로 바렐라를 제쳤다.

▲ 기뻐하는 뮌헨 선수들.

'ESPN'은 "더 용과 바렐라도 훌륭한 선수들이다. 페널티박스 주변에서 팀 공격을 환상적으로 이끄는 현대적인 미드필더들이다. 하지만 둘 다 변화를 안기는 선수라기 보다, 보조적인 임무를 맡은 선수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민재를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재는 유럽 빅리그에서 겨우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굉장히 빛나는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는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와 함께 뛰며 과대평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용, 바렐라보다 김민재가 팀 승리에 끼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결론을 냈다. 앞으로 5년 동안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센터백 수비수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김민재를 평가했다.

뮌헨 내부에선 김민재 영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뮌헨 디렉터는 "김민재는 정말 특출난 선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축구와 훈련, 운동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좋다"며 "뮌헨이 김민재를 데리고 있는 건 큰 행운이다. 앞으로 김민재가 뮌헨에서 보여줄 활약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일한 걱정거리는 체력이다. 이번 시즌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모든 경기에 나섰다. 주전 센터백 수비수로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했다.

A매치 기간엔 한국 대표팀에 돌아와 경기를 뛰었다. 오랜 비행시간을 거쳐 다시 뮌헨으로 갔다. 최근 경기수, 이동거리를 감안하면 충분히 혹사 논란이 나오고도 남을 상황이다.

독일 항공기를 이용해 뮌헨에서 인천까지 직항으로 오가면 왕복 22시간이 걸린다. 국내 항공사로 경유헤서 이동하면 왕복 30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독일 매체 'TZ'는 지난달 12일 "김민재는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두 번 하고 A매치 두 경기를 뛴 후 뮌헨으로 온다. 체력 부담이 심할 수밖에 없다. 너무 가혹한 환경에 처했"며 "그럼에도 뮌헨 센터백은 김민재 1명에게 의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A매치 기간이 끝나고 뮌헨 복귀 후에도 계속해서 풀타임 뛰고 있다. 갈라타라사이전에서 투헬 감독은 후반 27분 김민재를 쉬게 해줄 만도 한데 우파메카노를 불러들이고 콘라트 라이머를 투입했다. 수비수를 빼고 미드필더를 넣었으니 중앙서 뛰던 고레츠카가 센터백으로 내려와야만 했다. 전문 수비수가 아닌 파트너를 뒀으니 김민재가 신경 쓸 게 많았다.

▲ 대표팀에서도 많은 시간을 뛰고 있다.

이런 와중에 체력도 말을 듣지 않았다. 김민재는 지난 주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에서도 경기 도중 종아리를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갈라타라사이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허벅지를 매만지면서 13경기 연속 풀타임의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까지 김민재는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벌써 1,363분을 뛰고 있다. 쉬지 않으면 언제든 퍼질 수 있는 상황이다.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뛴 하이덴하임전에서도 100% 컨디션이라 보긴 힘들다. 실점 장면에서 수비 실수도 체력 저하로 야기된 집중력 부족에서 왔다.

김민재가 쉬려면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의 내구도가 상승해야 한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센터백을 영입하더라도 남은 시간이 아직 멀다. 또한 현실적으로 봤을 때 바이에른 뮌헨이 수비수를 영입한다면 김민재가 아시안컵을 다녀와 어느정도 휴식기까지 공백을 메워줄 즉시 전력감이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김민재는 쉴 틈 없이 또 분데스리가를 누벼야 한다. 후보로 거론되는 에릭 다이어 등으론 김민재의 혹사를 막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뮌헨은 김민재를 계속 신뢰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대체 불가 자원인데 발롱도르를 통해 현 시점 최고 수비수에 등극했기에 의존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민재의 풀타임 경기 수 기록이 이어질 때마다 혹사 논란은 더욱 거세게 분다. 투헬 감독이 어느 시점에 김민재에게 쉴 시간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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