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5.00’ 검증된 169SV 클로저인데…불운과 악몽의 KS, 하필 FA 앞두고 치명적 부진[KS]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실 검증된 베테랑 마무리투수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 행보는 의문이다.
KT 위즈 김재윤(33)은 통산 481경기서 44승33패169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3.58이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21세이브, 32세이브, 33세이브, 32세이브를 찍었다. 이 기간 2~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마무리가 3점대 평균자책점이라면 언터쳐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KBO리그에 이 정도 마무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더구나 김재윤은 2021년 한국시리즈 4경기 등판, 2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철벽을 과시,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플레이오프 통산 5경기서 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1.93, 와일드카드결정전 1경기 평균자책점 제로다.
작년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이긴 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큰 경기에 약하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한국시리즈 부진은 의외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서도 2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였으니, KT로선 당황스러울 만하다.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15.00이다. 2차전서 ⅔이닝 무실점했으나 수원 3~4차전이 악몽이었다. 3차전서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볼넷 3실점했다. 7-5로 앞선 9회초 2사 1루서 오스틴 딘에게 볼카운트 1B2S를 잡고도 슬라이더 연속 3개를 구사하다 볼넷을 내줬다.
구종 선택이 아쉬웠다고 할 만했다. 그러나 오지환 타석 초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나면서, 포수 장성우가 패스트볼 사인을 못 낸 이유도 짐작할 수 있었다. 장성우가 마운드에 직접 올라 김재윤과 대화했고, 2구에 다시 한번 패스트볼을 택했으나 한가운데로 몰렸다. 오지환의 결승 우월 스리런포.
11일 4차전은 파격 그 자체였다. 0-2로 뒤진 5회초 무사 1루서 등장했다. 선발 엄상백이 선두타자 문성주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긴급 투입됐다. KT로선 이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했고, 필승조 손동현과 박영현은 지친 상황. 김재윤을 미리 투입해 최대한 버티겠다는 게 이강철 감독의 계산이었다. 단기전이니 충분히 가능한 전략.
그러나 김재윤은 5회를 잘 막고 6회에 흔들렸다. 1사 후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문보경에게 구사한 초구 패스트볼이 바깥쪽 높은 코스로 보더라인에 들어갔다. 그러나 문보경의 응집력이 좋았다. 힘 있게 밀어 좌월 투런포를 쳤다. 5-0으로 도망가면서, 흐름이 완전히 LG로 넘어갔다. 그러자 이강철 감독도 더 이상 김재윤을 쓸 이유가 없었다.
투구내용을 보니 자멸하거나 와르르 무너진 경기가 없다. 볼넷과 피홈런 패턴이 화근이었는데, 불운하기도 했다. 단, 이번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FA라는 게 김재윤으로선 뼈 아프다. 물론 이번 한국시리즈 부진이 김재윤의 FA 가치 평가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단언할 수 없다. 수년간 검증된 마무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재윤으로선 옥에 티인 건 사실이다. KT는 김재윤을 당연히 잡겠다는 의지를 보일 것이고, 김재윤 영입을 검토하는 타 구단들도 있다. 그 구단들이 이번 한국시리즈 부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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