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본색' 파월에 코스피 2400 붕괴… 혼란 속 반등 국면 올까

이남의 기자 2023. 11. 1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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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잠 못 이루는 개미… "지금 물타기해도 될까"①] 11월 코스피 3거래일 만에 200포인트 상승

[편집자주]금융당국이 지난 6일부터 국내 증시의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증권가의 연말 증시 전망이 엇갈린다. 연내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넘어 '산타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외국인 수급 이탈로 조정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공매도 금지 속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대형주들의 주가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매파 본색' 파월에 코스피 2400 붕괴… 혼란 속 반등 국면 올까
② '국민주' 카카오, 역대급 매출에 4만원 반등… 5만원 올라서나
③ 개미의 꿈 '8만전자'… 현실은 '7만전자'
④ "SK하이닉스 vs LG엔솔 시총 2위 두고 치열한 자리 싸움
⑤ 에코프로 반등, 머티리얼즈 2차전지주 힘 실어줄까

국내 증시가 혼란에 빠졌다. 코스피는 지난 1일 종가기준 2301.56에서 6일 2502.37로 3거래일 만에 20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26일 2277.99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 2500선 회복을 앞뒀으나 2400선에 주저앉았다.

연준은 지난 1일(현지 시각)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5.25~5.50%)에서 동결했다. 지난 9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동결에 시장은 안심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추가 긴축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9일(현지 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이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되는 것에 고무됐지만 모멘텀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며 추가로 긴축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준, 매파기조 유지… 내년 코스피 상단 2760


이달 초 '국채 금리 5%' 공포에 숨죽이던 글로벌 증시는 환호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56%로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30일 이후 7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지난달 30일 이후 7일을 연속 하락했다. 국내 증시를 떠나던 외국인도 돌아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441억원을 순매도했지만 FOMC 이후인 지난 2~3일은 2740억원을 순매수했다.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파월의 경고에 지난 10일 코스피는 장중 2400선 밑으로 내려왔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난 6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증권가에선 내년 코스피가 2200~280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10개 증권사의 하단 평균은 2237, 상단 평균은 2760이다. 올해 투자자들이 염원하던 삼천피(코스피 3000) 달성은 어렵지만 지난 8월 고점이 2667.07인 점을 고려하면 상승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DB금융투자가 코스피 밴드 상단을 2950으로 높여 잡았고 ▲키움증권(2300~2900) ▲한화투자증권(2300~2800) ▲신한투자증권(2200~2800) ▲현대차증권(2300~2800) ▲삼성증권(2200~2750) ▲메리츠증권(2200~2700) ▲이베스트투자증권(2320~2650) ▲한국투자증권(2200~2650) ▲하나증권(2200~2600) 순으로 집계됐다.

내년에는 코스피가 상반기에 올랐다가 하반기에 내린다는 전망도 나왔다. 1분기에는 고금리 후유증에 따른 신용위험과 미국 소비 경기 부진으로 지수 하락이 예상되는 반면 2분기 말~3분기 초에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N자형 패턴의 지수 흐름을 전망한다"며 "코스피는 상반기 상승, 하반기 횡보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여 투자 측면에서 상반기에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의 주가 상승도 점쳐진다. 삼성전자 주가는 9만~9만3000원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16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내년 1분기부터 DDR5, HBM3 등 인공지능(AI) 매출이 늘어나면 주가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200대 기업에서 최근 3개월 사이 목표가 상향이 가장 많았던 산업은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3개월 전과 비교해 목표주가가 1.12% 상향됐다. SK하이닉스는 6.19%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각각 9만1136원, 15만3158원으로 나왔다. 현 주가에 비해 삼성전자는 30.94%, SK하이닉스는 21.75% 높은 수준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감산 효과와 수요 증가로 올해 연말 시즌 재고 감소와 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실적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장춘몽' 공매도 금지에 널뛰는 증시


연말 국내 증시의 변수는 공매도 금지다. 정부는 내년 6월말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네 번째 공매도 금지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에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커지는 양상이다. 공매도 한시 금지 첫날(6일) 거래대금은 전거래일보다 8조원 급증했지만 둘째날에는 4조원 줄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공매도 금지 첫날 거래대금은 15조2254억원으로 지난 3일(8조409억원)보다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7일에는 3조8415억원이 빠져나가며 11조3839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예탁금과 거래대금이 증가하면 증시 거래 규모가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회전율을 보면 초단타 매매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회전율은 주식시장에서 투자자의 손바뀜을 알 수 있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단타 거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가총액 회전율은 공매도 한시 금지 전 0.64%(10월31일), 0.53%(11월1일), 0.65%(11월2일), 0.64%(11월3일) 수준이다. 그러나 공매도 한시 금지 첫날( 1.1%, 둘째날 1.0%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는 공매도 금지 이후에도 1개월, 3개월 뒤 코스피는 23%, 22%씩 하락했다. 2011년 8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1개월 뒤 코스피의 지수 변화율은 없었고 공매도가 해제될 때까지는 총 6% 올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로 급격한 'V자 반등'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수급에 따른 자율적인 가격 조정이 약해지기 때문에 지수 레벨은 현재 수준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센터장은 "공매도 금지에 대형주 보다 중소형주, 코스닥의 강세가 이어졌고 가치주 강세가 뚜렷, 실적 추정치가 상향되는 종목의 강한 성과가 시현됐다"며 "미국의 명목금리 하락 등 위험선호 현상에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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