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회복세 가속화 이어갈까?…변수는 고금리·중동 정세

김형준 기자 2023. 11. 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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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벤처투자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가운데 업계에선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정책본부장은 "4분기까지는 벤처캐피탈 등이 미소진 자금을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계속되는 고금리 등으로 벤처투자가 앞으로도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란 확신을 갖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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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투자액 7.7조…"팬데믹 시기 제외 최대 실적 전망"
'일시적 상승' 전망도…업계선 '딥테크 편중' 우려도
ⓒ News1 DB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주춤했던 벤처투자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가운데 업계에선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지만 여전한 고금리 상황과 중동 전쟁 등 변수가 산재했기 때문이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의 '2023년 3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누적 벤처투자 실적은 7조6874억원이다. 이는 2019년의 연간 실적보다도 1000억원 이상 많은 수치다.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벤처투자가 이례적으로 늘었던 2021년과 2022년보다는 적지만 이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 수준의 누적 투자액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벤처투자액은 88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3% 급감했다. 실물경기가 둔화하고 고금리 기조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하지만 2분기부터 투자 규모가 확대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 벤처투자액은 4조4447억원으로 2019년과 2020년 동기 누적액을 넘어섰다. 이러한 상승세에 3분기 실적까지 오르면서 2021년, 2022년을 제외한 역대 최대 실적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투자자들이 유보 경향을 보였다면 하반기에는 불안정성이 다소 해소되고 운용사들은 결성된 펀드를 소진해야 해 많은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이번 호실적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장기화한 고금리 상황과 대내외 악재로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시각이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정책본부장은 "4분기까지는 벤처캐피탈 등이 미소진 자금을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계속되는 고금리 등으로 벤처투자가 앞으로도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란 확신을 갖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최근 투자 상승세를 좀처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불황으로 투자자들이 도전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해 초기 스타트업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딥테크 위주의 기업들에 투자가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는 "최근 투자자들을 만나면 펀드가 없어 투자가 어렵다는 이야기만 듣는다"며 "대부분의 투자는 확실히 수익이 보장된 테크기업들에 몰리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초기 스타트업은 모험적인 성향이 큰데 안전한 기업에 투자가 집중되니 초기 스타트업들은 엔젤투자자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 받기 어려우니 자체적으로 매출처를 다각화하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딥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 3분기 '전자·기계·장비' 업종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2%, 'ICT 제조' 업종은 34.1% 각각 증가했다.

투자액 만큼이나 후속 투자 여부도 업계의 큰 관심사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초기 투자를 받았더라도 가치 조정 등으로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는 기업들도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투자 상황이 좋더라도 특정 업종 기업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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