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의 재발견] 볏짚, 인삼 거적·나무 바람막이용 등 쓸모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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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 판매는 농민과 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죠."
원용희 대표(60)는 충남 당진에서 볏짚 전문 판매업체 '해나루볏짚'을 6년째 운영 중이다.
거적이란 볏짚을 이어 담요처럼 만든 것을 말한다.
볏짚을 컨베이어 벨트에 가지런히 올리면 기계가 자동으로 엮어 거적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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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 판매는 농민과 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죠.”
원용희 대표(60)는 충남 당진에서 볏짚 전문 판매업체 ‘해나루볏짚’을 6년째 운영 중이다. 서해와 맞닿은 당진에선 논농사를 많이 짓는다. 해나루볏짚은 주변 농가와 계약을 맺어 매년 추수가 끝나면 볏짚을 가져온다. 지난해엔 165㏊(50만평) 규모의 논에서 짚을 사들였다.
인천에서 조경업을 하던 원 대표는 지인의 권유로 2018년 볏짚 가공사업에 뛰어들었다. 벼농사를 지어본 적은 없지만 조경업을 하며 겨울철 나무줄기를 감쌀 때, 땅을 깎고 난 뒤 생기는 비탈면에 씨앗을 뿌리고 덮어둘 때 볏짚을 사용했었다. 고향에서 사업을 시작한 덕에 주변에서 볏짚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짚을 손질하고 엮어서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짚불구이용, 나무줄기 바람막이용, 길고양이 잠자리용 등 종류가 9가지나 돼요.”
인삼 파종이 한창인 요즘엔 인삼 거적을 만드느라 바쁘다. 거적이란 볏짚을 이어 담요처럼 만든 것을 말한다. 씨앗이 심긴 인삼밭에 거적을 깔면 잡초가 덜 자라고 토양의 수분과 온기가 유지된다. 볏짚을 컨베이어 벨트에 가지런히 올리면 기계가 자동으로 엮어 거적을 만들어준다.
짚불구이용 볏짚은 예쁘게 정리해서 보낸다. 기다란 톱니가 돌아가는 원통형 기계에 볏짚을 올리면 빗처럼 헝클어진 부분을 쓸어내 굵고 튼튼한 줄기 부분만 남긴다. 이를 30㎝ 정도로 잘라 상자에 담아 판매한다. 털어낸 부드러운 지푸라기는 동물 깔짚으로 나간다. 이 외에도 소여물용 사각볏짚, 초가지붕을 만드는 이엉과 새끼줄도 판다.
볏짚 판매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보관이다. 가을에 수확한 짚을 1년 내내 두고 쓰는데 이때 물이 조금이라도 닿으면 금세 썩어버린다. 먼저 벼를 수확하고 난 다음에는 짚을 논에 며칠 둬 남아 있는 습기를 바짝 말린다. 창고에 둘 땐 비닐로 꼼꼼히 감싸둔다.
“첫해엔 쥐가 비닐을 물어뜯는 바람에 짚이 다 썩어서 1억원 정도 손해를 보기도 했었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하우를 하나둘 터득해갔습니다.”
그의 목표는 계속해서 질 좋은 볏짚을 선보여 더 많은 소비자가 찾도록 하는 것이다. 이건 그뿐 아니라 농가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농가에서는 보통 볏짚을 지력을 높이기 위해 논에 그대로 두거나 곤포 사일리지로 만들어 소여물로 거래한다. 그러나 매년 짚을 퇴비로 투입하는 건 유기물 과다로 좋지 않고, 지금처럼 가축전염병이 창궐할 때는 우사가 통제돼 판로를 잃게 된다. 해나루볏짚은 갈 곳 잃은 볏짚에 새로운 쓸모를 더해주는 셈이다.
“볏짚 하면 옛날 시골에서나 이용할 것 같지만 실은 이곳저곳에서 많이 쓰여요. 깨끗하게 잘 손질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해 볏짚의 매력을 널리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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