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4일만 돌아온 ‘개그콘서트’ 넷플릭스와 경쟁→코미디 전성기 되찾을까 [TV보고서]

장예솔 2023. 11. 1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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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뉴스엔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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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코미디 로얄’ 제공

[뉴스엔 장예솔 기자]

1234일 만에 부활한 '개그콘서트'가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다시 잇는다.

11월 12일 KBS 2TV '개그콘서트'가 약 3년 6개월 만에 시청자 곁으로 돌아온다.

'개그콘서트'는 1999년 9월 4일 처음 방송돼 수많은 스타들과 유행어를 배출했으며, 21년 동안 시청자들의 일요일 밤을 책임진 코미디 프로그램. 지난 2020년 6월 26일 방송된 1050회를 끝으로 잠시 모습을 감췄던 '개그콘서트'가 다시 시청자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조현아 KBS 예능 센터장은 지난 1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개그콘서트'를 시작한다는 게 감개무량하다. 시작한다는 얘기가 있은 후부터 우려와 기대가 컸는데 잘 견디고 열심히 준비해준 출연진과 김상미 CP, 이재현 PD님께 감사드린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당부한 조 센터장은 "재미없으면 바로 편집이다. 만약 편집되더라도 보완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언젠가 사랑받을 코너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며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개그콘서트'는 현존하는 유일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오랜 시간 '개그콘서트'의 빈자리를 책임졌던 tvN '코미디 빅리그'가 지난 9월 휴지기를 이유로 폐지했기 때문. 하루아침 갈 곳이 없어진 개그맨들은 진입장벽이 낮고 심의의 제약이 없는 유튜브와 OTT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상미 CP는 유튜브와의 경쟁을 앞두고 '개그콘서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저희도 유튜브를 보면서 많이 적용하고 있다. 차별점이 있다면 조금 식상할 수 있지만 '개그콘서트'는 주말 밤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튜브나 OTT에 등장하는 코미디는 부모님과 자식들이 보기 껄끄러운 19금 개그 등이 있다. 같이 시청하지 않으면 세대 간의 단절도 생겨난다. 저희 목표는 부모님과 자식들이 같이 봐도 어색해지는 순간 없이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234일 만에 돌아온 '개그콘서트'는 새로운 얼굴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5월부터 크루를 공개 모집한 결과 홍현호, 김지영, 조수연 등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신인들이 대거 등장했다. 김상미 CP는 "2020년 6월에 마지막 방송 후 3년 6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새로운 얼굴들이 굉장히 많다. 기존에 열심히 했던 분들도 계시고 새로운 피를 수혈해서 신선한 코너를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입 크루에서 KBS 공채 개그맨 33기로 발탁된 조수연은 "중학생 때부터 계속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20년 만에 꿈을 이뤘는데 '일요일 밤은 개그콘서트 음악을 들으면서 마무리했다'는 글들이 많더라. 시그널 음악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웅장해진다. 다시 일요일 밤을 '개그콘서트'의 음악으로 마무리했으면 한다"며 모두를 설레게 했던 이태선 밴드의 엔딩 시그널을 언급했다.

선배로 든든히 뒤를 받칠 김원효는 "저희가 공채 22기인데 기회를 많이 받았다. 신인 때 열심히 한 만큼 혜택을 많이 주셔서 무대의 주인공을 할 수 있었다"며 "신인들에게 많은 기회가 부여되다 보니 방송으로 나가면 미흡해 보일 수 있다. 그 부분도 신인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웃으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개그콘서트'가 신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혹은 개그맨을 꿈꾸는 또 다른 신인들도 꿈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개그콘서트'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가운데 넷플릭스는 오는 28일 '코미디 로얄'을 선보인다. K-코미디를 대표하는 20인이 단독 쇼 런칭 기회를 두고 나이, 경력, 계급장 떼고 웃음 배틀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이경규, 탁재훈, 문세윤, 이용진, 황제성, 이은지, 이상준, 곽범 등이 출연한다.

두 프로그램의 공존은 코미디의 부흥을 이끌어낼 수 있으나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는 만큼 경쟁 상대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김상미 CP는 "우리가 준비하는 와중에 '코미디 빅리그'가 종영했다는 소식을 듣고 속상했다. 여러 채널에서 코미디가 부흥할 때 힘을 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며 "감사하게 넷플릭스에서 코미디언이 설 자리가 생겼다. 분명히 비교해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 글로벌 OTT에 비해 제작비는 많이 부족하겠지만 열정이나 노력만큼은 뒤지지 않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출연진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원효는 "경쟁심이 있어야 자극이 된다. 제작진과 선배 개그맨들이 신인 크루들을 뽑는 데 참여했다. 처음에는 암울했지만 요즘 세대들이 습득력이 있어서 성장이 빠르다. 본 무대 경험을 더하면 더 큰 성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후배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정범균은 "'개그콘서트' 보신 분들이 이 곳에 오고 싶다는 마음이 느껴지게끔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태호는 “저희는 '코미디 로얄'과 다르게 가입하지 않아도 볼 수 있다. 다양한 맛과 함께 '개그콘서트'도 봐주시길 바란다"며 익살스러운 포부를 밝혔다.

'개그콘서트'는 1051회를 시작으로 다시 달린다. 대한민국 공개 코미디의 자존심이었던 '개그콘서트'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개그콘서트' 1051회와 1052회는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 방송 시간 연장에 따라 12일과 19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된다.

(사진=뉴스엔 DB, KBS 제공, 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장예솔 imy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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