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X황희찬, 동시 선발 출격!→득점은 실패...코리안 더비 승자는 황희찬→울버햄튼, 토트넘에 '극적인' 2-1 역전승
[포포투=한유철]
통산 19번째 코리안 더비의 승자는 황희찬이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11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에서 토트넘 훗스퍼에 2-1 승리를 기록했다.
[프리뷰]
이 경기는 시작 전부터 국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것이 유력했기 때문. 두 선수 모두 현재 팀 내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선발로 나와 맞대결을 치를 것으로 보였다.
통산 19번째 코리안 더비다. PL에서 코리안 더비가 열린 것은 지난 2005-06시즌 박지성과 이영표가 처음이었다. 당시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고 이영표는 토트넘에서 몸담고 있었다. 승자는 박지성이었다. 당시 박지성은 전반전 이영표의 공을 빼앗아 웨인 루니의 득점을 어시스트했고 이후 조용히 이영표의 손을 맞잡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며 화제가 됐다.
이후 많은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박지성의 뒤를 이어PL에 진출한 설기현, 조원희, 이동국, 기성용, 이청용, 박주영, 윤석영, 김보경 등이 그 영예를 누렸으며 손흥민과 황희찬 역시 코리안 더비를 경험한 바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 역시 서로 간의 코리안 더비를 경험한 바 있다. 첫 맞대결은 2021-22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3라운드 때다. 당시 황희찬은 선발로 츨전했지만, 손흥민은 벤치에서 시작했고 후반 17분 손흥민이 교체로 출전하며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경기는 승부차기 끝에 울버햄튼의 승리로 끝이 났고 두 선수는 공격 포인트를 적립하지 못했다.
이후 리그에서도 마주쳤다. 2021-22시즌 25라운드가 그 경기. 하지만 이날도 두 선수는 오랜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다. 이번엔 손흥민이 선발로 나왔지만, 황희찬은 벤치에서 시작했고 후반 36분 교체로 투입하며 단 9분 동안 만을 손흥민과 경쟁했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두 선수. 하지만 손흥민과 황희찬은 아직까지 울버햄튼-토트넘전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황희찬은 통산 3경기를 나섰고 무득점에 그치고 있으며 손흥민은 통산 10경기 동안 골은 없고 어시스트만 3개를 올리고 있다.
경기 결과도 예측할 수 없다. 최근 분위기는 토트넘이 더 좋았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매 경기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단력'을 높게 사고 있다. 그는 공걱적인 축구를 하겠다는 자신의 발언을 완벽하게 지켰다. '에이스' 해리 케인이 빠진 상황에서 별다른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기존 선수들로 그 공백을 메웠다. 동시에 수비 안정화에도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의 공격력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수비력은 평균 이하였다. 빅 6 중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했으며 강등된 레스터 시티보다 겨우 5골 적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굴리엘모 비카리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반 더 벤 등으로 새롭게 수비 라인을 구축했고 안정적인 수비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리그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탄 토트넘. 지난 첼시전에선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토트넘의 우위가 예상됐다. 이번 시즌 첼시가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 실제로 토트넘은 전반 6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득점이 나오면서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토트넘에 악재가 닥쳤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해 퇴장을 당함과 동시에 페널티킥을 내준 것. 키커로 나선 콜 팔머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스코어엔 균형이 맞춰졌다.
수적 열세에 놓인 토트넘.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을 내리지 않았고 기존 전술을 고집했다. 그렇게 팽팽한 흐름을 유지하던 토트넘에 또 하나의 악재가 닥쳤다. 핵심 선수가 부상을 당한 것. 전반 43분 반 더 벤이 잭슨을 잡기 위해 스프린트를 하다가 햄스트링이 올라왔고 그대로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결국 반 더 벤은 경기장을 빠져나왔고 에메르송이 대신 투입됐다. 메디슨 역시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고 호이비에르와 교체됐다.
후반전에도 악재가 이어졌다. 후반 9분 우도기가 스털링을 수비하는 상황에서 태클을 저질렀고 주심은 그에게 경고 누적 퇴장을 선언했다.
9대11이 된 후, 경기는 급격하게 첼시 쪽으로 흘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명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전술은 유지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진 못했다. 이후 첼시의 맹공이 이어졌다. 하지만 답답한 공격력으로 첼시도 마무리를 짓지 못했지만, 경기 막바지 니콜라 잭슨이 해트트릭을 달성해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대패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현지에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전술적인 철학을 유지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울버햄튼전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 이미 이반 페리시치와 벤 데이비스, 라이언 세세뇽은 부상을 당해 아웃된 상태다. 여기에 로메로와 우도기는 퇴장 징계로 인해 출전이 불가하다. 반 더 벤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예상되며 히샬리송은 최근 사타구니 수술을 해 결장자 명단에 포함됐다. 메디슨 역시 부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며 결장이 확실시됐다.
울버햄튼은 직전 경기에서 패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다. 맨체스터 시티전을 비롯해 공식전 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지만, 셰필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2로 패하며 흐름이 다소 꺾였다.
하지만 '황소' 황희찬의 컨디션은 좋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리버풀, 맨시티 등 강호들을 상대로 꾸준히 골을 넣고 있으며 어느새 리그에서만 6골 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두 자릿수 득점은 쉽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셰필드전에서도 공격 포인트를 적립했다.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후반전 벨레가르드의 득점을 도우면서 시즌 2호 어시스트를 적립했다. 이번 시즌에만 벌써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는 황희찬이다.
[경기 내용]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존슨, 손흥민, 쿨루셉스키, 사르, 비수마, 호이비에르, 에메르송, 데이비스, 다이어, 포로가 선발로 나서고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울버햄튼은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쿠냐, 벨레가르드, 아잇-누리, 고메스, 르미나, 황희찬, 토티, 도슨, 킬먼, 세메두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조세 사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른 시간, 토트넘이 리드를 잡았다. 전반 2분 박스 오른쪽에서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포로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시도했고 이를 쇄도하던 존슨이 가볍게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선제골이 들어가면서 토트넘은 보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고 울버햄튼은 수비에 집중하며 역습을 노렸다.
울버햄튼도 첫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8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고메스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앞을 가로막던 데이비스의 몸에 맞고 유효 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울버햄튼이 기세를 이었다. 전반 9분 빠른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아잇-누리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데이비스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선 별다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토트넘에 분위기를 내준 울버햄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울버햄튼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전반 32분 박스 안에서 쿠냐의 침투 패스를 받은 르미나가 어려운 각도에서도 낮고 빠른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 공을 비카리오가 손 끝으로 쳐내며 막아냈다. 울버햄튼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전반 막바지, 박스 근처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고 키커로 나선 벨레가르드가 컷백을 시도했다. 이를 아잇-누리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수비에 맞고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르미나의 헤더 슈팅이 나왔지만 공은 골대 위로 넘어갔다. 그렇게 전반은 토트넘이 1-0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됐다.
치열한 전반전이었다. 토트넘이 리드를 잡은 직후엔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지는 듯했지만, 이후 울버햄튼이 분위기를 되찾으며 토트넘을 압박했다.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은 토트넘이 63.2%로 크게 앞서 있었지만, 슈팅 횟수는 울버햄튼이 9회로 토트넘(2회)을 압도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기에 만족스러운 전반전은 아니었다.
황희찬과 손흥민 역시 이렇다 할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황희찬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토트넘의 뒷공간을 노렸지만, 오프사이드에 걸리는 등 아쉬운 마무리로 이어지며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손흥민 역시 최전방에서 팀의 공격을 이끌었지만 울버햄튼의 수비를 적절하게 공략하지 못했고 슈팅 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첫 슈팅은 울버햄튼이 가져갔다. 후반 1분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벨레가르드가 드리블을 한 후, 기회가 열리자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벗어났다. 두 팀이 계속해서 공격을 주고받았다. 후반 5분 쿠냐가 드리블을 통해 박스 안까지 돌파했지만 상대 수비에게 막히며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후 토트넘이 곧바로 역습을 전개했고 존슨이 박스 안 왼쪽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임팩트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며 조세 사에게 막혔다.
울버햄튼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7분 빠른 스피드를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에서 아잇-누리의 패스를 받은 쿠냐가 자유로운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울버햄튼이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9분 코너킥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황희찬이 박스 안에서 세컨볼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의 흐름은 울버햄튼 몫이었다. 전반전엔 점유율에서 밀렸지만, 후반전엔 55%에 달하는 점유율을 가져가며 주도권을 잡았고 계속해서 토트넘을 압박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수비는 탄탄했고 울버햄튼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물론 토트넘 역시 간헐적으로 울버햄튼의 골문을 노렸지만, 세밀한 마무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토트넘이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27분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호이비에르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원터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울버햄튼이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39분 고메스가 얼리 크로스를 시도했고 박스 안에서 칼라이지치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대 위로 벗어났다.
위기를 넘긴 토트넘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후반 42분 빠른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앞에서 패스를 받은 로 셀소가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조세 사가 손 끝으로 막아냈다.
경기 종료 직전, 울버햄튼이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후반 45분 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은 사라비아가 어려운 각도에서도 슈팅으로 연결했고 그대로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울버햄튼이 기세를 이었고 후반 추가시간 르미나의 슈팅이 토트넘의 골망을 가르면서 스코어는 뒤집어졌다. 그렇게 경기는 울버햄튼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전체적으로 울버햄튼이 우위를 점한 경기였다.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은 토트넘이 58.4%로 앞섰지만 전반전에 비하면 오히려 떨어진 수치였다. 슈팅 횟수는 울버햄튼(17회)이 토트넘(6회)의 3배에 달했고 그만큼 위협적인 장면도 더 많이 연출했다.
황희찬과 손흥민의 활약은 저조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황희찬은 1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평점은 6.2로 팀 내에서 최저 평점에 해당했다. '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선 날카롭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 해리 케인이 그랬던 것처럼 이타적인 모습으로 경기를 조율하는 데에 집중했다. '소파 스코어' 기준 유효 슈팅은 한 개도 없었고 키패스만 1회 기록했다. 평점은 6.6으로 팀 내에서 하위권에 해당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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