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 리뷰] '안쓰러울 지경' 김민재, 14G 연속 풀타임→치명적 실수...'케인 멀티골' 뮌헨, 하이덴하임 4-2 격파→선두 도약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혹사를 당하고 있는 김민재다.
바이에른 뮌헨은 11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에서 하이덴하임에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11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된 뮌헨(승점 29)은 선두로 도약했다.
[포인트] '13경기 연속 선발' 김민재, 휴식은 언제쯤?
지난달 말 겹경사를 맞이한 김민재다. 먼저 축구계 최고의 영예라 평가받는 발롱도르에서 30인 후보 가운데 22위로 센터백 후보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나폴리 입단 이후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완벽히 증명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지휘 아래 저돌적인 수비, 안정적인 연계, 헌신적인 자세로 골문을 책임졌다. '철기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이탈리아를 흔들었다. 그 결과 나폴리는 디에고 마라도나 시대 이후 33년 만에 이탈리아 정상에 올랐다. 김민재는 시즌 베스트 수비수, 올해의 팀, ESM(유러피언 스포츠 미디어) 올해의 팀 등에 선정되며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김민재는 코리안 리거 역대 네 번째로 발롱도르 후보에 지명됐다. 설기현(2002년, 안더레흐트), 박지성(2005년, 맨유), 손흥민(2019년, 2022년, 토트넘 훗스퍼) 다음이다. 2021년 페네르바체 입성으로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다음 불과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아시아 출신 수비수 가운데 역대 최초라는 점에서도 무척 의미가 컸다. 22위 김민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와 3위에 오른 요수코 그바르디올(25위),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역사상 첫 트레블을 이룩한 후벵 디아스(30위)를 모두 제치고 센터백 후보 중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하는 'AFC 인터내셔널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AFC는 "김민재는 1989-90시즌 마지막으로 우승한 나폴리를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2015년, 2017년, 2019년 수상자 손흥민에 이어 한국 출신 선수 두 번째 수상자가 됐다. 김민재 주가는 2021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뒤부터 급등했다.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아 나폴리로 이적했다. 나폴리는 사상 처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올랐으며 김민재 존재감은 엄청났다. 나폴리가 '스쿠데토(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를 차지하는 동안 김민재는 33경기 동안 클린시트(무실점) 16회,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한국이 10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하는 데 있어서도 큰 역할을 했다"라며 월드클래스로 부상한 김민재를 극찬했다.
지난 시즌 뮌헨은 가까스로 '마이스터샬레(독일 분데스리가 우승)'를 사수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전에서 도르트문트를 끌어내리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것도 이재성이 이끄는 마인츠가 도르트문트를 잡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우승이었다. 절치부심한 뮌헨과 토마스 투헬 감독은 분주히 여름 이적시장을 돌아다니며 선수를 수급했다. 센터백에 김민재 그리고 최전방에 해리 케인을 영입해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좀처럼 휴식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뮌헨은 센터백 옵션에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더 리흐트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김민재를 제외한 나머지 두 선수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부상 때문. 김민재는 국가대표팀은 물론 심지어 DFB 포칼에서 3부 자르브뤼켄을 상대로도 풀타임을 뛰어야 했다.
지난 갈라타사라이전은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킥오프 직후부터 치열했다. 양 팀 모두 공격을 주고받았다. 갈라타사라이는 전반 2분 마우로 이카르디가 침투 패스를 받은 다음 슈팅했지만 노이어 정면에 막혔다. 뮌헨은 전반 4분 케인이 슈팅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뮌헨이 압박 강도를 높였다. 전반 13분 케인이 감각적인 패스로 사네에게 연결했다. 하지만 문전을 박차고 나온 무슬레라가 각도를 좁혀 막았다. 전반 21분 사네는 킹슬리 코망과 패스를 주고받아 슈팅했지만 빗나갔다.
일방적인 뮌헨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 27분 자말 무시알라에 이어 전반 30분 사네가 연달아 슈팅했다. 하지만 번번히 골키퍼에 막히거나 골문을 외면했다. 갈라타사라이는 뮌헨이 시도하는 뒷공간 침투를 경계하며 침착히 수비에 나섰다.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39분 무시알라가 교체 사인을 보냈다. 투헬 감독은 뮐러 투입으로 대응했다. 남은 시간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전반전은 그대로 0-0으로 끝났다.
갈라타사라이가 기회를 잡았다. 후반 2분 뮌헨 공격 차단 이후 역습. 아크튀르콜루와 이카르디가 호흡을 맞춰봤지만 우파메카노에 막혔다. 뮌헨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7분 케인이 코망 크로스에 발을 갖다 댔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균형이 깨진 듯했다. 후반 16분 이카르디가 김민재를 떨쳐내고 머리로 볼을 흘렸다. 중앙에서 세컨볼을 잡은 토레이라가 침착히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앞선 장면 김민재와 경합했던 이카르디가 오프사이드를 범한 것이 확인되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갈라타사라이는 지예흐, 이카르디, 아이한을 빼고 바르쉬 알페르 일마즈, 테테, 세르히우 올리베이라를 차례로 투입했다. 뮌헨은 우파메카노, 사네를 대신해 라이머, 텔을 투입했다. 하지만 스코어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갈라타사라이는 앙헬리뇨, 자하를 불러들이고 빅토르 넬손, 세드릭 바캄부를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마침내 함성이 쏟아졌다. 주인공은 뮌헨이었다. 후반 35분 박스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키미히 크로스가 중앙으로 향했다. 수비 사이에서 기회를 노리던 케인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당초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문제가 없었다.
격차가 벌어졌다. 후반 41분 갈라타사라이 터치 미스가 뮌헨 역습으로 전개됐다. 케인이 뮐러에게 패스한 다음 침투했다. 뮐러와 텔을 거친 다음 연결된 컷백이 다시 케인에게 닿았고 그대로 멀티골이 됐다. 갈라타사라이는 후반 추가시간 바캄부 득점으로 추격했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결국 경기는 뮌헨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김민재다. 바캄부 추격골 장면도 그랬다. 스피드라면 결코 밀리지 않을 김민재였지만 발걸음이 무거운 느낌이었다. 여기에 왼쪽 풀백 데이비스가 높은 위치까지 오버래핑하는 만큼 커버해야 하는 수비 지역도 기본적으로 넓다. 뮌헨 합류 이후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온 김민재에게서 체력적 부담이 느껴졌다.
실점 장면 외에는 완벽했다. 주요 스텟으로는 볼 터치 70회, 패스 성공률 90%(60회 시도-56회 성공), 롱볼 성공률 50%(4회 시도-2회 성공), 클리어 4회, 인터셉트 1회, 태클 1회 등이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6.7점을 부여했으며 '풋몹'은 7점이었다. 두 매체 모두 김민재에게 무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투헬 감독도 김민재 혹사를 알고 있었다. 하이덴하임전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 투헬 감독은 선수단 부상 현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레온 고레츠카, 다요 우파메카노, 라파엘 게레이로 같은 선수들은 (부상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1~2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다. 내일까지는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다음 "알폰소 데이비스나 김민재처럼 많이 뛴 선수들이 있다. 이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재로선 김민재를 대체할 옵션 자체가 없어 혹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선발 명단] '케인X그나브리X뮐러X사네' 뮌헨, 하이덴하임 정조준
홈팀 뮌헨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원톱은 해리 케인이 책임졌다. 2선에선 세르쥬 그나브리,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가 지원 사격했다. 중원에는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콘라드 라이버가 포진했다. 4백은 누사이르 마즈라위,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부나 사르가 호흡했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원정팀 하이덴하임은 4-1-4-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팀 클라인디엔스트를 필두로 얀 니클라스 베스테, 노만 터예카우, 얀 쇠프너, 에렌 딘키가 득점을 노렸다. 레나드 말로니와 함께 조나스 포렌바크, 베네딕트 김버, 파트리크 마잉카, 오마르 학타브 트라오레가 수비를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케빈 뮐러가 착용했다.
[전반전] '케인 멀티골' 뮌헨, 손쉽게 하이덴하임 난타
이른 시간 균형이 깨졌다. 주인공은 역시 뮌헨이었다. 전반 13분 사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패스를 연결했다. 상대 수비에게 둘러싸인 케인이 침착하게 몸을 돌렸다. 이후 넘어지면서 시도한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라 득점이 됐다.
일방적인 뮌헨 분위기였다. 하이덴하임도 한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19분 클라인디엔스트가 우파메카노를 이겨내고 돌파를 이어갔다.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한 다음 과감하게 슈팅했지만 옆으로 크게 빗나갔다.
뮌헨이 고삐를 당겼다. 전반 31분 자네가 침투 패스를 받아 일대일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반대편 포스트를 노린 슈팅이 골문을 외면했다. 결국 격차가 벌어졌다. 전반 43분 코너킥 찬스. 케인이 사네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멀티골을 완성했다. 뮌헨은 케인이 터뜨린 연속골에 힘입어 전반전을 2-0으로 마쳤다.
[후반전] '김민재 치명적 실수' 뮌헨, 동점 허용 이후 승리
후반전 돌입 이후 하이덴하임이 조금씩 공격을 시도했다. 이때마다 김민재가 든든했다. 후반 8분 딘키 전진 패스가 김민재에게 차단됐다. 이어진 공격 이번엔 트라오레가 컷백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김민재 앞에 막혔다.
양 팀 모두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5분 하이덴하임은 터예카우, 말로니를 빼고 아드리안 베크, 케빈 세사를 넣었다. 뮌헨은 우파메카노, 뮐러, 그나브리를 대신해 라파엘 게레이로, 마티스 텔,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들어갔다.
예상치 못한 흐름이 전개됐다. 후반 22분 베스테에게 패스를 받은 딘키가 중앙으로 크로스했다. 김민재 맞고 굴절된 볼을 클라인디엔스트가 밀어 넣어 추격골을 터뜨렸다. 끝이 아니었다. 후반 25분 김민재 패스 미스가 역습으로 전개됐다. 베스테 슈팅이 이번에도 김민재 맞고 굴절되어 동점골이 됐다.
뮌헨이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후반 27분 라이머가 높은 위치로 전진한 다음 컷백했다. 추포-모팅 슈팅이 가로막힌 가운데 게레이로가 세컨볼을 밀어 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격차가 벌어졌다. 후반 40분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한 텔이 화려한 개인기 이후 크로스했다. 문전에 있던 추포-모팅이 머리를 갖다 대 쐐기골을 터뜨렸다. 결국 아찔했던 경기는 뮌헨의 4-2 승리로 막을 내렸다.
[김민재] '14경기 연속 풀타임' 괴물도 지치기 마련, 아찔했던 두 차례 실점
김민재는 이번에도 쉬지 못했다. 자그마치 14경기 연속 풀타임이다. 이 기간 동안은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A매치 데이도 있었다. 그만큼 아무리 피지컬적으로 뛰어난 김민재라한들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파메카노가 교체된 것과 달리 김민재는 계속 그라운드를 누벼야 했다. 그 동안 두 차례 아찔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첫 번째 실점은 어쩔 수 없었지만 두 번째 실점은 패스 미스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수비는 물론 후방 빌드업적인 측면까지 너무나 과중된 모습이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6.5점을 부여했다. 4백 가운데 마즈라위와 함께 최하점이었고 노이어(6.3) 다음 최저점이었다. '풋몹'은 김민재에게 6.4점을 줬다. 이 역시 4백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다.
살인적인 스케줄이 계속되고 있다. 뮌헨은 이제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가지만 김민재는 경기 종료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다시 유라시아를 건너 싱가포르(11. 16. 20:00)와 중국(11. 21. 21:00)과 맞붙는다. 뮌헨과 한국 모두 김민재를 케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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