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시멘트·철강값 뛴다…건설업계도 ‘초긴장’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11. 1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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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건설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대표적인 건설자재로 꼽히는 철강과 시멘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자잿값 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9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올리기로 했다. 산업 종류와 시설 규모 등에 따라 산업용(을) 기준 고압A는 ㎾h당 6.7원, 고압B와 고압C는 ㎾h당 13.5원 인상된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을) 전기 이용하는 사업장은 약 4만2000호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이용자의 0.2% 수준이지만, 사용하는 전력량은 26만7719기가와트시(GWh)다. 전체 사용량(54만7933GWh)의 48.9%에 달하는 수준이다.

통상 철강업계에서는 전기료가 1㎾h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부담이 2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이번 인상분을 대입해 단순 계산하면 연간 2120억원의 비용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산업용 전기요금은 올해 1월(kWh당 13.1원)과 5월(kWh당 8원) 두 차례에 걸쳐 오른 바 있다. 지난해에는 세 차례 요금을 올려잡았다. 기업의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이 지속적으로 확대된 셈이다.

쌍용C&E와 한라시멘트, 삼표시멘트,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 등 시멘트회사도 이달부터 출고가를 6% 이상 높였다. 시멘트 제조원가를 살펴보면 유연탄과 전기요금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더구나 시멘트업종은 이번 인상안에서 전기요금 상승폭이 가장 큰 고압B에 해당해 고민이 가중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건설사들의 수익성 관리도 어려워질 공산이 커졌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건설업계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건설자재 가격까지 뛰면 공사비에 반영할 수밖에 없고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연쇄 효과가 발생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9월 기준 153.67(잠정치)로 3년 전(119.87)보다 28.2% 상승했다. 아파트 분양가도 따라 올랐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자료를 참고하면 지난 9월 말 기준 평(3.3㎡)당 분양가는 1657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기(1486만원) 대비 11.5% 치솟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사업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우선 신규 수주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 공급 물량을 줄일 방법을 선택할 것이고, 정비사업단지에서는 공사비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분양은 물론 기존 분양 계획에도 차질이 생겨 시장이 힘들어질 수 있을까 봐 걱정”이라며 “러우전쟁과 이팔전쟁이 연달아 터지고 전기요금이 오르는 등 건축비용을 건드리는 악재가 많아 건축비 변동 추이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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