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지서도 상대 분석’ 삼보 박호성 “빈손은 없다, 13개월 딸에게 메달 걸어줄 것”

허윤수 2023. 11. 1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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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유도 선수 출신으로 주짓수 블랙벨트
삼보 입문 3년 차에 대표팀 승선
"내 손이 올라가는 순간 느끼고파"
삼보 대표팀의 맏형 박호성(경기삼보연맹)이 메달 획득을 자신했다.
박호성(경기삼보연맹)은 삼보 입문 3년 차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사진=박호성 제공
[예레반(아르메니아)=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세계삼보선수권을 통해 국제 무대에 데뷔하는 박호성(경기삼보연맹)이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박호성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예레반의 카렌 데미르치안 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 세계삼보선수권대회 스포츠 삼보 남자 79kg급에 출전한다.

엘리트 유도 선수 출신인 그는 실업 선수로 뛰다가 도복을 벗었다. 이후 현재 국가대표팀 수장인 손종현 감독과 조승권 감독의 제안으로 삼보에 입문하게 됐다. 2021년 첫 대회에 출전했던 박호성은 3년 차인 올해 대표팀 한자리를 꿰찼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나서는 대회가 가장 큰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삼보선수권이 됐다.

박호성은 “사실 모든 게 순서가 있는 법인데 첫 대회부터 정말 큰 대회에서 뛰게 됐다”면서도 “유도나 주짓수에서 대회 경험이 많아 특별한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동기부여가 더 커졌다. 박호성은 “대한삼보연맹에서도 나를 믿기에 중책을 맡겨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이 차 있는 상태라 빨리 시합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를 했다. 삼보 대표 출신인 장재희와 운동하며 조언도 얻었다. 예레반으로 이동하는 경유지에서도 휴대 전화에 저장해 둔 상대 선수의 경기를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박호성은 “장재희 선수와 많이 소통하면서 상대 선수 경기 영상을 많이 봤다”며 “이동할 때도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스타일을 연구했다”고 전했다.

엘리트 유도 선수 출신으로 주짓수 블랙벨트인 박호성은 태극마크와 인연은 없었다. 삼보를 통해 처음 나라를 대표하게 됐다. 그는 “유도와 주짓수를 하면서 국가대표가 된 것도 처음이고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처음”이라며 “이전에 이루지 못했던 꿈이 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라고 전했다.

박호성은 유도의 장점을 취하되 습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도에선 하체 공격이 없기에 이런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며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몸이 기억하는 부분이 있어서 대처가 늦어지는 걸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잡기 위주로 상대 체력을 떨어뜨린 후 최소 한두 번 오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989년생인 박호성은 이번 선수단의 맏형이다. 하루에 체급 경기를 다 소화하는 일정상 체력의 중요도를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사실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그렇기에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서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박호성(경기삼보연맹)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손이 올라가는 순간을 기대했다. 사진=박호성 제공
박호성(경기삼보연맹)은 13개월 된 딸에게 메달을 걸어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호성의 의지를 더 일깨우는 건 가족이다. 아내와 함께 생후 13개월 된 딸은 박호성의 출국길을 배웅했다. 특히 딸과 오랫동안 떨어져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딸과 영상 통화를 했는데 보고 싶다고 울기만 하더라”라고 말한 박호성은 “그 순간 울컥하며 강한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졌다”며 “항상 멋진 모습만 보여주는 남편, 아빠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가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딸아이에게 내가 딴 메달을 걸어주는 상상을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호성은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운동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 과정에서 아내의 이해와 배려가 있기에 모든 게 가능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내 꿈을 항상 응원해 주는 아내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호성은 “자만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대회 초반 경기를 끝까지 해보고 싶다”며 “5분의 시간을 모두 쓰며 몸도 확실하게 풀고 경기 운영과 심판 성향도 배우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빨리 매트 위에 서서 내 손이 올라가는 순간을 느끼고 싶다”라고 말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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