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죗값 치렀다”… 여친 살해한 러 흉악범, 용병 투입된 후 사면
러시아가 살인 혐의를 받고 수감된 죄수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한 뒤 사면한 데 대해 “피로 속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0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범죄자를 전쟁에 용병으로 투입한 뒤 사면한 것과 관련해 “중범죄자를 포함한 죄수들은 전장에서 피로 죗값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총알과 포탄이 날아드는 폭풍 여단에서 피로 속죄하고 있다”며 재차 사면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살인범 블라디슬라프 카뉴스를 사면했다. 카뉴스는 2020년 전 여자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해 징역 17년형을 선고 받은 범죄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복무한 뒤 사면 받고 석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흉악범을 쉽게 풀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용병으로 싸우다 사면된 죄수들이 사회에 복귀한 후 재범을 저지른 사례도 여러 차례 보도됐다고 AFP는 전했다. 지난 3월에는 바그너 그룹에 합류했던 한 죄수 용병이 전쟁에서 살아남은 뒤 고향으로 돌아와 또 다시 살인을 저질러 논란이 된 바 있다.
20개월 넘게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는 병력 충원하기 위해 자국 죄수들을 용병으로 뽑아 최전선에 투입해오고 있다. 사망한 용병그룹 바그너그룹의 대표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간 복무하고 살아남으면 사면하는 조건을 내걸어 죄수들을 모집한 바 있다. 이렇게 모인 죄수 중 일부는 성범죄나 연쇄 살인 등을 저지른 흉악범들이었다. 이들 대부분 최전선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재소자 인권 단체 ‘철창 뒤의 러시아’의 올가 로마노바 대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 용병으로 죄수 10만명을 모집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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