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까지 내면서 온 '코리안드림'…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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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아디갈/귀국한 계절근로자 : 저는 한국에 다시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네팔에 돌아왔지만, 대부분 많은 돈 들이고 갔는데 그 돈을 벌지 못하니까 이탈자가 생기는 거죠.]
여러 번 한국에 계절근로를 가거나 도망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브로커들은 계절근로자가 낸 수수료를 전부 자신들이 챙기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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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외국인 계절근로 살펴봅니다. 농어촌이 한창 바쁠 때 일손 채우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 무단으로 이탈하는 외국인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취재를 해봤더니 이들을 탓할 수만은 없는 제도적인 허점이 있었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한국 농촌으로 일하러 온 네팔인 상당수가 무단 이탈해 사라졌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곳 네팔 마차푸차레시로 돌아온 노동자를 직접 만나 물어보겠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5개월간 전북 고창 수박 농장에서 일했던 아디갈 씨.
한밤중 도망가는 동료를 종종 목격했다고 합니다.
[아디갈/귀국한 계절근로자 : 저는 한국에 다시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네팔에 돌아왔지만, 대부분 많은 돈 들이고 갔는데 그 돈을 벌지 못하니까 이탈자가 생기는 거죠.]
아디갈 씨가 계절근로자로 한국을 오가며 쓴 돈을 따져봤습니다.
건강검진, 항공권 등 여러 비용 중 가장 액수가 큰 것은 단연 브로커에게 준 알선 수수료 900만 원이었습니다.
5개월 일하고 번 것이 1천만 원이니 350만 원 적자입니다.
여러 번 한국에 계절근로를 가거나 도망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지난해 너무 많은 무단 이탈 때문에 한국 정부는 3년간 네팔 계절근로자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디갈/귀국한 계절근로자 : 남은 빚을 어떻게 갚을지 고민입니다. 가족들은 숨어서 일하면 되는데 왜 왔냐고, 빚 어떻게 갚냐고….]
우리 농촌에서 다섯 달 일하기 위해 취업 알선료로 낸 900만 원은 네팔인의 1년 6개월 치 월급입니다.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어떤 권한으로 요구한 것인지 카트만두의 브로커들에게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브로커들은 계절근로자가 낸 수수료를 전부 자신들이 챙기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구릉/브로커 : 인력을 모아주면 500만 원 받기로 했습니다. 한국인이 직접 와서 면접도 봤습니다.]
자신들 없이 계절근로자를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했습니다.
[구릉/브로커 : (마차푸차레시가) 부탁해 서류 작성 등을 도와줬습니다. 우리 같이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이 일을 해낼 수 없습니다.]
마차푸차레 시장은 비리가 끼어들 여지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바하두르/마차푸차레 시장 : 전 시장의 친척분들이 운영하고 있는 에이전시인 걸로 압니다. 제가 듣기론 모두 합쳐 800만 원부터 1천200만 원까지 내야 계절근로자로 갈 수 있습니다.]
한국의 공공기관이 송출 국가에서 인력을 직접 선발하고 관리하는 고용허가제와 달리, 계절근로는 양해각서 체결부터 인력의 선발, 관리까지 양국의 지자체가 알아서 하는 방식입니다.
[지자체 계절근로 담당 공무원 : 에이전시가 어느 정도는 직·간접적으로 다 있을 거예요. (지자체가) MOU부터 관리, 송출까지 다 하기에는 인력이라든가….]
계절근로자들에 대해 언어나 업무, 생활과 관련된 교육이 될 리 없고, 브로커들의 배만 채우는 구조인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 정부는 계절근로자 유치와 관리 업무 전반을 대행할 전문기관을 지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1년 넘게 검토 중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이승진, 디자인 : 강경림·방명환·김정은)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정반석 기자 jb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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