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의 KS 우승에 1승 남겨둔 LG 염경엽 감독 “나와 선수들, 팬들의 절실함이 모여 여기까지 왔다...홈런포가 분위기를 바꿨다”

남정훈 2023. 11. 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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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딱 1승 남았다. 3승 선착을 강조했던 LG 염경엽 감독의 바람대로 LG가 ‘메가 트윈스포’의 화력과 선발 김윤식의 호투로 한국시리즈 3승째를 거두며 우승을 위한 9부능선을 넘었다.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염경엽 LG 감독이 7회초 1사 1,3루 LG 오지환 3점 홈런 때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LG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 4차전에서 선발 김윤식의 호투와 홈런포 3방 포함 장단 17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KT를 15-4로 대파했다. 1차전을 내준 뒤 내리 세 경기를 잡아낸 LG는 시리즈 전적을 3승1패로 만들며 우승 확률을 높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1패를 만들어낸 17개 팀 중 16개 팀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확률은 94.1%에 달한다. 3승1패를 뒤집힌 사례는 2013년의 두산이 유일하다. 당시 삼성은 1승3패에서 5,6,7차전을 내리 잡으며 통합 3연패에 성공한 바 있다.

선발 김윤식은 5.2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KS 4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도 김윤식의 차지였다. 김윤식의 선발승은 2002년 한국시리즈 2차전 라벨로 만자니오(7이닝 1실점) 이후 7677일 만에 나온 LG 투수의 한국시리즈 선발승이었다.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6회초 1사 1루 LG 문보경이 2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염경엽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타선에선 김현수가 1회 선제 결승 투런포로 기선을 제압했고, 6회 문보경이 쐐기 투런포를 날린 뒤 7회 오지환이 승리 확정 쓰리런포를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2차전 추격 솔로포, 3차전 9회 역전 쓰리런을 때려냈던 오지환은 이날 홈런으로 역대 최초로 단일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에 성공했다.

경기 뒤 승장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LG 염경엽 감독은 “오늘 선발 윤식이가 생각보다 훨씬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가며 KT 타선을 봉쇄해줬다. 타선에서는 현수가 1회 투런포를 쳐주면서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우리쪽으로 끌고와줬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5회 창기가 적시타를 때려줬고, 6회와 7회 보경이와 지환이의 홈런이 나와서 경기를 쉽게 풀었다”고 총평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 김윤식이 6회말 2사 2루에서 kt 황재균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교체되고 있다. 뉴스1
경기 전 염 감독은 3승 선착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3승을 먼저 하면 상대팀의 사기가 확 꺾이는 게 눈에 보인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제 3승을 먼저 따냈으니 우승이 보이느냐’는 질문에 염 감독은 “절실해요. 저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과 팬들까지, 모두 절실하다. 이런 절실함이 모여서 경기가 잘 풀리고, 운도 저희에게 따르는 것 같다”라면서도 “그래도 야구는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준비를 잘해서 5차전 최선을 다 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옥에티는 6차전 선발로 내정한 최원태였다. 2차전 선발로 나서 0.1이닝 만에 4실점하고 조기강판했던 최원태는 15-3으로 앞선 9회 나왔지만, 첫 두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는 등 한 점을 내줬다. 염 감독에게 최원태를 등판시킨 이유를 묻자 “원태를 6차전 선발에 쓰기 위해 확인을 위한 테스트 등판이었다. 오늘 보니 6차전 선발로는 안 써야겠다(웃음)”라면서 “원태는 아직까지 정상 밸런스가 아닌 것 같다. 6차전 선발 투수는 내일 고민해봐야겠다”라고 답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2이닝 3피안타 3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LG 김윤식이 4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정규리그에서 LG는 93홈런으로 팀 홈런 순위 6위였다. 넓디 넓은 잠실을 홈으로 쓰기에 손해를 보는 측면이 많아 장타력이 돋보이는 팀 컬러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3경기 연속 홈런포를 터뜨린 오지환을 비롯해 2,3차전에서 연속 투런포를 터뜨린 안방마님 박동원 등 홈런포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이게 제가 정규리그에서 하고 싶었던 야구다. 넓은 잠실구장에선 뛰는 야구로, 야구장 크기가 작은 원정에선 홈런으로 점수를 내는 야구를 하고 싶었다. 정규리그에선 그 바람이 잘 이뤄지지 않았는데, 한국시리즈에서 잘 이뤄지고 있다. 이런 단기전에선 홈런포 한 방이 팀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자신감을 가져다주는데, 지금 우리의 한국시리즈가 딱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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