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깜짝호투-메가 트윈스포 폭발...LG, KT 15-4로 대파하며 94.1% 확률 잡았다

남정훈 2023. 11. 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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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승을 해야 우승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먼저 3승을 하느냐더라”

LG와 KT의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 4차전이 열린 11일 수원 KT위즈파크.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3승’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그는 “제 경험치로 봤을 때 3승을 먼저 해본 팀이 4승을 할 확률이 높더라”라면서 “3승을 먼저 한 뒤 그 다음 시합에서 3승팀이 초반에 점수를 내면 경기가 확 기운다. 상대팀이 포기하는 속도가 확 빨라진다. 예전에 3승을 먼저 내줘보니 아무리 내가 벤치에서 선수들을 북돋아주려 해도 벤치가 죽어있었다. 3승을 먼저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LG 선발투수 김윤식 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1회말 LG 선발투수 김윤식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 감독의 바람대로 LG가 한국시리즈 3승에 선착했다. 4선발 김윤식의 ‘깜짝 호투’에 김현수의 선제 결승 투런포를 시작으로 터진 폭발적인 ‘메가 트윈스포’를 앞세워 KT를 15-4로 대파했다. 1차전을 내준 뒤 2,3,4차전을 내리 잡은 LG는 시리즈 전적을 3승1패로 만들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1패를 만든 17개 팀 중 한국시리즈 최종 우승을 거머쥔 것은 16번. 확률은 무려 94.1%에 달한다. 이를 뒤집은 것은 2013년의 삼성으로, 당시 두산에 1승3패로 밀리다 5,6,7차전을 내리 잡고 통합우승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LG는 1회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1회 1사 후 박해민이 안타로 출루한 뒤 3번 김현수가 KT 선발 엄상백의 시속 132km짜리 슬라이더가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것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두산 시절인 2013년 한국시리즈 이후 10년 만에 나온 김현수의 한국시리즈 개인 통산 2호 홈런이었다.

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1회초 1사 1루 LG 김현수가 2점 홈런을 친 뒤 다음 타석을 기다리는 오스틴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수의 선제 투런포로 어깨가 가벼워진 LG 선발 김윤식은 첫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직구 스피드는 140km대 초반에 불과했지만,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어 던지는 김윤식의 완급조절에 KT 타자들의 타구는 제대로 된 정타가 별로 없었다. 김윤식은 4회 선두타자인 배정대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타자들을 범퇴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5회엔 1사 후 문상철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노히트도 깨졌지만, 후속 타자들을 모두 땅볼로 처리하며 또 다시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김윤식이 마운드에서 깜짝 호투를 이어가는 동안 LG 타선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승리 확률을 높여갔다. 5회엔 선두 타자 문성주의 볼넷과 신민재의 희생번트, 홍창기의 우전 적시타로 3-0을 만들었고, 6회엔 1사 뒤 오지환의 볼넷에 이어 문보경이 KT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김재윤의 시속 143km짜리 직구가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오자 이를 밀어쳤고, 이는 110m를 날아가 좌측 담장을 넘겼다. 어느덧 전광판의 점수표는 5-0. 사실상 LG가 승기를 굳히는 순간이었다.

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6회초 1사 1루 LG 문보경이 2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KT도 6회 들어 2사 후 김상수의 2루타와 황재균의 적시타로 김윤식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며 반격에 나섰다. 바뀐 투수 백승현을 상대로 박병호가 볼넷을 골라내며 2사 1,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장성우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다득점에는 실패했다.

위기를 잘 넘긴 LG는 7회 공격에서 KT의 항복선언을 받아냈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안타로 출루했다가 도루 실패하며 찬물을 끼얹는 듯 했지만, 박해민의 좌익선상 2루타와 김현수의 적시타로 6-1을 만들었다. 오스틴의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이 전날 3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3점 홈런을 터뜨렸다. 2차전까지 포함하면 세 경기 연속 홈런이다. 2차전에선 추격의 솔로포, 3차전에선 9회 5-7로 뒤지던 경기를 8-7로 뒤집는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린 오지환은 가장 강력한 한국시리즈 MVP 후보로 떠올랐다. 단일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것은 오지환이 역대 최초다.

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7회초 1사 주자 1,3루에서 LG 오지환이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지환의 홈런 이후에도 LG 타선은 쉬지 않았다. 문보경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낸 뒤 박동원의 3루 땅볼은 KT 3루수 황재균이 너무 여유있게 처리하려던 나머지 타자주자를 살려주고 말았다. 기록은 내야안타로 됐지만, 엄연한 실책성 플레이였다. 승기를 내주면서 집중력이 확 떨어진 KT 야수진의 사기를 읽을 수 있는 플레이였다. 이어 문성주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터져나오면서 전광판의 스코어는 11-1까지 벌어졌다. 문성주의 타구를 더듬으면서 문성주는 3루까지 뛰어들었다. 또다시 KT 수비진의 실책이었다. 신민재의 땅볼 때 문성주가 홈으로 파고들면서 12-1. 타자일순하며 홍창기가 7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고, 홍창기가 2루수 직선타로 물어나면서 길고 길었던 LG의 7회 공격이 끝났다.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이지만, LG의 공격은 백업 선수들이 주로 나선 8회에도 불을 뿜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김범석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김민성이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오지환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낸 뒤 문보경의 희생플라이와 허도환의 2루타에 전광판 스코어는 15-1까지 벌어졌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배제성을 왜 이강철 감독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중용하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는 LG의 8회 공격이었다.

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6회초 1사 주자 1루에서 LG 문보경이 투런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자 염경엽 감독이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KT는 8회 공격에서 1사 만루에서 강현우의 몸에 맞는 공과 문상철의 볼넷으로 2점을 추격해 15-3을 만들었지만, 정준영의 잘 맞은 타구가 LG 중견수 박해민에게 잡혔고, 오윤석이 삼진으로 물어나면서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LG는 9회 2차전 선발로 나와 0.1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던 최원태를 등판시켰다. 그러나 최원태는 첫 두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했고, 1사 1,3루에서 이호연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한 점을 내줬다. 6차전 선발로 내정했던 최원태가 여전히 난조를 보이면서 LG로선 케이시 켈리가 선발로 등판하는 5차전에서 승부를 끝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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