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훤히 보여…글로벌 제약사가 '치매 정복' 파트너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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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다른 질환과 달리 인간의 존엄성을 앗아가는 가장 두려운 질병이다.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다.
올해는 치매 치료제의 새로운 역사를 쓴 해다. 전체 치매 환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 레켐비(레카네맙)이 지난 7월 미국에서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치료제 도나네맙도 내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기대된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뇌에 쌓이는 단백질 찌꺼기(아밀로이드-베타)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먼저 승인된 레카네맙은 임상에서 뇌출혈, 뇌부종 관련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아밀로이드-베타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뇌 질환 영상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뉴로핏은 독보적인 분석 기술로 글로벌 치매 치료제 개발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뇌질환 영상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은 최근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완료했다. 2016년 창립 이래 시리즈C 투자까지 총 50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류창우 프라핏자산운용 부사장은 시리즈B에 이어 시리즈C 투자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프라핏자산운용은 이번엔 투자규모를 시리즈B 대비 4배 넘게 늘렸다.
뉴로핏은 알츠하이머 치료 관련 토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영상 기반 진단부터 치료 계획, 치료 후 관찰까지 뇌질환 전 주기에 걸친 의료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뉴로핏의 주력 제품은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와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자동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이다.
뉴로핏 아쿠아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AI 기술로 분석해 알츠하이머, 혈관성 치매 등에서 관찰되는 뇌 위축과 백질의 변성을 확인하는 솔루션이다. 뉴로핏 스케일 펫은 PET 영상과 MRI를 결합해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를 정량적으로 분석해준다. 뉴로핏 스케일 펫을 활용하면 치료제 처방 전 아밀로이드-베타의 뇌 피질 침착 여부와 처방 후 감소 여부를 '아밀로이드-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영상을 통해 알 수 있다. 뉴로핏은 치매 치료제 부작용인 부종, 출혈 등을 분석하는 기술도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류 부사장은 국내 병원들이 뉴로핏의 솔루션을 구매해 사용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는다고 평가했다. 뉴로핏은 솔루션 공급이 늘어나면서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류 부사장은 "레카네맙은 연간 3000~4000만원이 드는 고가의 치료제"라며 "환자 입장에서도 아밀로이드-베타의 정량적 감소를 확인할 수 있는 뉴로핏 스케일 펫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치매 치료제가 아직 승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병원들이 뉴로핏의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며 "뇌 영상 분석 인력이 부족한 의료 현실에서 빠른 분석을 위해 뉴로핏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뉴로핏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을 추진 중인 점에 주목했다고 류 부사장은 강조했다. 뉴로핏은 미국, 유럽 등의 바이오 전시회에 참석해 '뉴로핏 스케일 펫'을 꾸준히 소개했고, 올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실무진 기술 검토 등을 진행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9월엔 국내 기업 최초로 로슈와 기술혁신 플랫폼 플러그앤플레이가 설립한 스타트업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스타트업 크리스피어 APAC 2023'에 참여했다.
류 부사장은 "뇌질환 영상 분석 기업 가운데 혈관병리 분석과 PET 분석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은 뉴로핏이 유일하다"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류 부사장은 빈준길 뉴로핏 대표에 대한 신뢰도 투자 이유로 꼽았다. 그는 "빈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기술 개발 및 영업 현황을 지속적으로 알려주고,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들을 구체적으로 전달한다"며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을 보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했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중요한 모범적인 경영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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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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