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콩 대량 수입…정상회담 앞두고 ‘곡물 외교’

고희진 기자 2023. 11. 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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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만 미국서 300만t 이상
정상회담 앞두고 저렴한 브라질산 대신 구입
中, 트럼프와 무역전쟁 때도 ‘대두’ 외교 수단으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 최대 콩 수입국인 중국이 최근 미국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양의 대두(콩)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값이 싼 브라질산 대두를 수입을 고려해 온 중국이 미국을 선택한 것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른바 ‘대두(콩) 외교’를 재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주에만 300만t 이상의 대두를 미국에서 사들였다. 최근 거래는 중국의 국영 곡물 업체인 시노그레인이 주도했으며, 이로써 중국 내 대두 재고량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중국이 미국산보다 저렴한 브라질산 대두 구매를 확대하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수입 규모는 이례적이다.

핵심 관계자들은 이번 거래가 오는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에 보내는 선의의 제스처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관계의 파국을 막는 가드레일(안전장치)을 포함한 관계 안정화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대두를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중국 무역전쟁을 벌일 당시에도 중국은 여러 차례 미국산 대두 등 유지작물(기름을 짤 수 있는 식물 종자)을 구매하고, 또 구매를 중단했다.

대두는 양국이 최근 여러 회담을 개최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는 데 이미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프코 인터내셔널 등 중국의 곡물업체들은 지난달 미국 아이오와에서 열린 포럼에서 미국의 식품회사인 아처-대니얼스-미드랜드, 번지, 카길 등과 11건의 협정을 체결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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