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출마” “불출마”…이재명 출마 놓고 민주당 ‘설왕설래’

김혜진 매경닷컴 기자(heyjiny@mk.co.kr) 2023. 11. 11. 15: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험지출마’, ‘불출마’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띄운 ‘윤핵관 험지 출마’ 요구가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으로 향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 아닌 그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포함한 대구·경북(TK)권에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구로 둔 경기 성남분당갑 등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장수가 앞장서야...노무현도 부산 리턴”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지난 8일 총선 인재 영입을 위한 ‘인재위원장’을 맡으면서 험지 출마 요구가 커지는 모양새다. 김두관 의원은 9일 KBS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부터 험지 출마를 하겠다는 각오로 해야 다선 의원들 설득도 되는 것”이라며 “사병 보고 나가라고 하면 되겠나. 장수들이 앞장을 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0일 한 토론회에서도 “험지에 출마하면 마치 죽으러 가라는 것으로 해석해서 참 당황스럽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서울 종로에서 안정적으로 당선될 수 있었는데 부산으로 리턴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되지만 최근 지도부를 향해 연일 쓴소리를 하고 있다. 지도부가 앞장서면 선거가 민주당에 유리해진다는 취지에서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경남 양산시을로 민주당에게는 험지로 분류되는 곳이다.

비명서도 “험지 출마는 작위적...불출마가 낫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이 대표 험지 출마론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8일 BBS 라디오에서 “기득권자 중 민주당에서 가장 핵심은 이 대표”라며 “모든 권력을 다 거머쥐고 있어 사당화라는 이야기를 듣는 이 대표가 먼저 험지 출마를 결정하고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상민 의원은 험지 출마론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통화에서 “‘험지 출마하라’는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작위적”이라며 “그게 한국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국민들 삶에 도움이 되고 중요한 일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작위적이고, 정치공학적인 험지 출마보다 그냥 ‘불출마하라’는 게 낫다”며 “불출마하라는 것도 ‘누가 누구를 나가라, 나가지마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그건 각 당이 전략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총선 지도자로서 역할이 더 중요”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는 대선 후보인데 일단 총선의 총 지휘자, 지도자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필요하다면 불출마하는 게 낫다. 험지에 묶이면 지원유세도 못 가고 어정쩡해진다”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도 통화에서 “(험지 출마로) 그렇게 몰아가는 건 혁신과는 동떨어져 있다”며 “선거 전략상으로도 맞지 않고, 한국 정치를 성숙하게 발전시키는 데에도 맞지 않다. 유권자들은 ‘쫓겨나다시피 여기 밀려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스스로 희생,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게 정치적 자산이 돼 미래에 다른 일, 더 큰 일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라며 “스스로 만들어 가는 거지 토끼몰이하듯 험지로 보내는 것은 혁신이 아니고 오히려 표를 갉아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