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보다 월등한 맛… “없어서 못 팔아요” [S 스토리-국내 아열대 작목 재배 확대]

김동욱 2023. 11. 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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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찾은 전북 군산시 대야면 지경리 들녘에 자리한 김정직(37)씨 비닐하우스에는 성인 키를 훨씬 능가하는 바나나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다.

김씨가 꼽는 바나나 재배의 가장 큰 장점은 수확한 이후 뿌리에서 새로운 모종이 자체 증식해 별도의 모종이 필요치 않고 친환경 재배로 농약값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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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바나나 농장 운영 김정직씨
국내서 자연 완숙된 상태로 수확
풍부한 식감·높은 당도 인기 요인
10일 찾은 전북 군산시 대야면 지경리 들녘에 자리한 김정직(37)씨 비닐하우스에는 성인 키를 훨씬 능가하는 바나나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다. 싱그럽게 펼친 잎사귀 아래에는 연두 빛깔을 뽐내는 바나나가 주렁주렁 매달려 수확 시기가 임박했음을 엿보게 했다. 3300㎡ 규모의 이곳 비닐하우스 시설에서 재배 중인 바나나는 650그루나 된다. 김씨는 “바나나 나무 1그루당 평균 25∼30㎏의 열매를 수확하고 있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그 양이 늘고 수확 주기도 15개월에서 10개월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직씨가 수확이 임박한 바나나를 살펴보고 있다.
그가 수확한 바나나는 1㎏에 평균 8000원 정도로 수입산(2000∼3000원)보다 3배가량 높은 값을 받고 전량 이 지역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하고 있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김씨는 “금세 입소문을 타 호텔이나 대형마트, 학교 급식업체 등에서 1㎏당 최고 1만∼1만5000원까지 제시하며 1∼2년 치를 입도선매하려 줄을 설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비결은 90% 이상 자연적으로 완숙된 상태에서 수확해 맛과 영양이 수입산에 비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전북도농업기술원이 바나나를 검사한 결과 당도는 16∼18브릭스(Brix)로 수입산(12∼15브릭스)보다 훨씬 높았다. 과육도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향과 식감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김씨가 꼽는 바나나 재배의 가장 큰 장점은 수확한 이후 뿌리에서 새로운 모종이 자체 증식해 별도의 모종이 필요치 않고 친환경 재배로 농약값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과채류나 엽채류에 비해 손이 덜 가 노동력이 엽채류의 10분의 1에 불과한 것도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에서 매력적이다.
김씨는 해외 유학 뒤 고향으로 귀농해 가업을 이어 비닐하우스에서 오이, 가지 등 과채류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 체험농장을 염두에 두고 한라봉, 천혜향 등 11종이나 되는 만감류 재배에 도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뜻대로 되지 않자 3년 전부터 바나나 재배에 재도전해 성공의 싹을 틔웠다.

김씨는 “발품을 팔아 제주도와 경남 산청, 전남 해남 등지 농가를 찾아다니며 재배 기술을 배웠고 지역 농업기술원의 기술 지도와 농자재 등 지원이 큰 힘이 됐다”며 “비싸도 좋은 과일이 잘 팔리는 소비 경향이 짙고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 바나나 재배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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