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고아'·'패왕별희'…명작 공연들이 돌아온다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4년 만에 돌아온 연극부터 8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까지….
명작을 향한 공연 팬들의 기다림은 해를 넘기는 일이 잦다. 팬들이 명작의 귀환을 반기는 이유다.
11일 공연계에 따르면 '조씨고아', '패왕별희'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공연들이 다시 한번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서울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국립극단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2015년 초연했고, 이번 공연은 2년 만에 열리는 여섯 번째 시즌이다. 다음 달 2일 서울에서 100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다.
원나라 작가 기군상의 비극 '조씨고아'를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하고 연출한 작품이다.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씨고아가 자신의 가문을 멸족한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과정을 그린다.
장쾌한 서사와 무게감 있는 내면 묘사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2016년에는 중국 국가화극원에서 공연을 올리며 현지 관객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도 도안고 역 장두이, 조씨고아 역 이형훈 등 초연부터 전 시즌을 함께한 주연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한다.
공연 관계자는 "고선웅 연출이 연습 과정에서 배우와 배역이 일체화된다는 평을 남겼다"며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감회가 남다르다는 소감도 밝혔다. 연습부터 깊은 인상을 주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오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지는 국립창극단의 '패왕별희'는 2019년 초연과 재공연 이후 4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중국의 동명 경극을 원작으로 50년 경력의 경극 배우인 우싱궈가 연출을 맡았다.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패왕 항우와 한나라 유방의 대립, 항우와 그의 연인 우희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다.
초연과 재공연에 이어 우희 역을 맡은 김준수의 연기가 관심을 끈다. 그는 초연 당시 자연스러운 연기와 고난도 검무를 소화하며 우싱궈 연출에게 중국의 전설적인 경극 배우 메이란팡을 떠올리게 한다는 찬사를 받았다.
김준수는 이번 시즌에도 섬세한 연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에 얼굴에 뭐라도 하나 더 바를 수 있을지, 네일아트도 뭘 더 해야 할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부터는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작품의 규모를 키우고 음악을 보강했다. 작창과 음악감독을 맡은 이자람은 비파와 철현금 대신 생황과 태평소 등을 편성하고 타악 구성에 변화를 줘 완성도를 높였다.
뮤지컬계에서는 오는 30일부터 내년 3월 1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열리는 '레미제라블'이 돌아온 명작을 대표한다.
'레미제라블'은 전설적인 뮤지컬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의 '4대 뮤지컬'로 꼽힌다. 37년간 53개국에서 공연되며 약 1억3천만명이 관람하는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다.
한국어 공연은 2013년 초연과 2015년 재연에 이어 8년 만에 열리는 것으로 이번이 세 번째 시즌이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을 복역한 남자 장 발장의 인생이 담긴 작품이다.
'레미제라블'은 매 시즌 돋보이는 신인 배우를 발굴해온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2013년 초연 당시 코제트를 연기한 이지수는 '레베카' 등 대작에서 활약하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2015년에는 코제트 역의 이하경이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에포닌 역으로 발탁된 신예 루미나의 연기에 관심이 모인다. 뮤지컬 데뷔 무대지만, 뛰어난 성량으로 팬들과 관계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과학자 마리 퀴리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 '마리 퀴리'도 오는 24일 3년 만에 돌아온다. 평단의 호평으로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장기 이식이라는 소재와 1인극이라는 설정으로 눈길을 끄는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내년 1월 네 번째 시즌을 개최한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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