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부는 이제 인도로 향한다···수 많은 규제 속 '자유로운 실험' 가능한 '기회의 땅'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자본 인도에 관심 ↑
모디 총리도 미국 주요 기업 투자 유치나서
국내 주요 신흥국 ETF 중 인도상품만 상승세
인도 증시 고점론 나옴에도 긍정적 전망 나와
한국 중기, 스타트업 등 인도 진출해 고군분투
인도하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복잡한 세금 체계와 규제로 인해 대기업 정도만 진출해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에는 한국의 중소기업을 비롯해 자영업자가 진출해 오랫동안 사업을 한 사례 자체가 드물다. 규모가 작은 비즈니스일 경우 버텨줄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해 세계가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은 인구 1위(14억 명) 대국,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장점 때문에 ‘퀀텀 점프’가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인도의 젊은이들은 선진국의 젊은이들과 달리 아날로그 경험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디지털 세계’를 만났다. 이 때문에 그 어느 나라 젊은이들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셈.
글로벌 자본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인도의 자본시장부터 한국의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인도의 주요 경제 단체를 만난 후 내린 결론은 인도는 ‘가능성의 시장’이라는 것이다. 성공 확률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에 베팅하고 노력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우선 지난달 25일 기자가 찾은 뭄바이에 위치한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는 지난해 영국을 제치고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에 오른 인도의 자신감과 가능성 그리고 글로벌 자본들로부터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는 ‘인도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인도 증시는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글로벌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Nifty)50 지수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있다. 주요 신흥국 ETF 중 인도 상품만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는 인도의 자본시장이 이제 고점에 달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지만 아직은 추세적 성장세를 전망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블룸버그는 "인도 증시의 호황으로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인도의 꾸준한 경제 성장, 정치적 안정성과 통화 정책으로 투자자들이 열광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경제의 미온적인 회복과 서방과의 긴장으로 인도의 매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9월 기준 인도에는 111개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 원을 인정받은 비상장사)이 있다. 미국, 중국에 이어 3위다. 인도 스타트업 전문매체인 INC42는 오는 2025년에는 인도 유니콘기업이 25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유니콘 기업들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등에 상장을 하지 않고 NSE 등에 상장할 경우 인도의 자본 시장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충분한 것이다. NSE 측은 “유니콘의 성장 가능성을 지켜 보고 있다”며 “(상장)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어떤 기회를 노리고 있는지도 만나 들어봤다. 우선 중소벤처기업 산하의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인도 뉴델리에서 글로벌 지원 플랫폼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등을 인도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가되면서 13개국에 21개곳의 사무소가 있다. 박석찬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소장은 “현지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에서 공인중개사를 찾는 방법부터 관리비는 어떻게 내야하는지 초기 단계부터 지원을 하는 인큐베이팅 센터라고 보면 된다"며 “인도도 부동산이 어마어마하게 비싼데 GBC는 입주 기업에 초기에는 임대료의 80% 지원을 한하고 있어 인기"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인기에 14개의 방이 모두 꽉 차 있다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현재 GBC에 입주한 14개 기업은 식음료부터 해산물, 화장품 등 다양하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구르가온에 위치한 한국의 스타트업 밸런스 히어로(서비스 명 : 트루 밸런스)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밸런스 히어로는 2016년 앱 ‘트루밸런스’로 선불제 통신료 충전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이후 공과금 결제, 커머스, 보험 서비스 등으로 기능을 확대했다. 2019년에는 자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체계를 통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액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신재혁 밸런스히어로 리더는 “인도의 경우 신용도를 평가할 수 없는 인구가 많은데 이들은 대출 받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최대 100만원 가량의 대출을 해주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의 경우 제도권에서 신용도를 평가할 수 없어 밸런스히어로에서 자체 구축한 데이터를 통해 신용도를 측정하고 있다.
한국의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인도를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고 글로벌 자본도 인도를 주목하는 요즘 인도 내에서는 인도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인도의 전국경제인연합회’라고 할 수 있는 CII(Confederation of Indian Indusry)는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다만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의 성장세가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는 긍정적인 수치를 예상했다. CII 측은 “크루드 오일 가격의 상승, 인플레이션 압박, 식료품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올해 인도의 경제 성장은 다소 주춤할 수 있다”며 “다만 인도가 공략하고 있는 서비스업의 수치가 좋을 경우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인도 전문가’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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