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역시 英 전설…54년 만에 오피셜 싱글차트 1위

이재훈 기자 2023. 11. 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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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신곡 '나우 앤 덴' 돌풍
1963년 '프롬 미 투 유'로 첫 1위 이후 60년 만이기도
팀 18번째 싱글 1위곡
[서울=AP/뉴시스] 왼쪽부터 존 레넌,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폴 매카트니. 비틀스 멤버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비틀스(Beatles)'가 마지막 신곡 '나우 앤 덴(Now And Then)'으로 영국 오피셜 차트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오피셜 차트에 따르면, 비틀스가 지난 2일 공개한 '나우 앤 덴'은 오피셜 앨범 톱100 최신 차트(10~16일)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지난 주 목요일에 발매 돼 음원 스트리밍·판매 성적이 단 10시간 동안의 기록만 반영돼 지난 주 42위로 데뷔했던 이 곡은 단숨에 41계단을 뛰어 올라 정상을 차지했다.

비틀스는 이번 1위로 영국 차트에서 각종 신기록을 냈다. 우선 첫 번째 1위곡과 최근 1위곡 사이의 기간이 가장 긴 뮤지션이 됐다. 비틀스의 첫 1위곡은 60년6개월 전이다. 1963년 5월 '프롬 미 투 유(From Me to You)'가 1위에 올랐다. 미국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가 '올 슉 업(All Shook Up)'(1957)과 '잇츠 나우 오어 네버(It's Now or Never)'(2005) 재발매 사이로 기록했던 첫 1위와 마지막 1위 사이 47년6개월의 차이를 훨씬 넘겼다.

또 비틀스는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 54년 만에 1위를 차지한 기록도 썼다. 해당 차트에서 이전 비틀스의 마지막 1위곡은 1969년 '더 발라드 오브 존 앤드 요코(The Ballad of John and Yoko)'였다.

비틀스 이전에 1위 간격이 가장 길었던 뮤지션은 영국 가수 케이트 부시(Kate Bush)다. '워더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1978)와 '러닝 업 댓 힐(Running Up That Hill)'(2022) 사이의 간격 44년을 넘겼다. 그런데 '러닝 업 댓 힐'은 작년 신곡이 아니다. 1985년 발매된 곡인데 작년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즌4에 삽입되면서 발매 37년 만에 1위에 올랐었다.

이와 함께 비틀스는 이번 '나우 앤 덴' 1위로 18번째 1위 싱글을 보유하게 됐다. 21개의 1위 곡을 보유한 프레슬리를 잇는 기록이다. 영국인으로는 가장 많은 1위 싱글 보유 기록이다.

또 비틀스는 영국 차트 1위 싱글을 기록한 가장 나이 많은 밴드가 됐다. 개별 뮤지션으로는 링고 스타가 83세로 2위, 폴 매카트니가 3위다. 영국 차트에서 가장 나이가 많을 때 1위를 차지한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 톰 무어(1920~2021) 경(卿)이다. 99세 때인 2020년 가수 마이클 볼과 함께 부른 '유 윌 네버 워크 얼론(You'll Never Walk Alone)'으로 1위를 차지했다.

[서울=AP/뉴시스] 비틀스 마지막 신곡 '나우 앤 덴' 커버

비틀스 멤버 네 명이 모두 참여한 신곡이 나온 건 1996년 '리얼 러브(Real Love)' 이후 27년 만이다. '나우 앤 덴'은 비틀스 멤버 존 레넌(1940~1980)이 1977년 피아노 반주 위에 목소리를 얹은 미완성 데모곡이었다. 1980년 레넌 사망 이후 1994년 그의 아내 오노 요코가 남은 비틀스 멤버 매카트니, 고(故) 조지 해리슨(1943~2001), 스타에게 해당 곡이 담긴 데모 테이프를 넘겼다.

1995년 3월 비틀스 멤버 4명과 프로듀서였던 영국 밴드 'ELO'(Electric Light Orchestra)의 제프 린은 새로운 연주와 코러스를 녹음해 데모와 함께 믹싱했으나 발매를 포기했다. 몇몇 구간에서 피아노 반주가 레넌의 목소리를 묻어 버렸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두 소스(Source)를 분리하는 기술의 한계로 작업은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이 곡은 기술의 발달로 마침내 빛을 봤다. 2021년 피터 잭슨이 감독한 다큐멘터리 '비틀스: 겟 백(The Beatles: Get Back)'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런 기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오디오 복원 방법(디믹싱)을 찾게 됐다.

마침내 지난해부터 남은 두 비틀스 구성원인 매카트니와 스타는 '나우 앤 덴'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했다. 깔끔하면서 선명하게 분리한 레넌의 목소리에 1995년 녹음한 해리슨의 일렉트릭·어쿠스틱 기타 연주, 새로이 녹음한 스타의 드럼과 매카트니의 베이스·슬라이드 기타·피아노 연주 그리고 두 멤버(매카트니·스타)의 코러스 목소리를 담았다. 30대 레넌의 목소리, 50대 해리슨이 연주한 기타 소리, 80대 매카트니·스타의 연주·목소리가 시공간을 초월해 한데 어우러진 것이다.

오피셜 차트 측은 "비틀즈가 마지막 싱글 '나우 앤 덴'으로 수많은 기록을 경신하고 전설적인 면모를 확고히 했다"면서 "모든 세대에 걸쳐 지속적인 매력이 발휘되는 놀라움을 선사했다. 엄청난 수의 음원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바이닐 싱글의판매가 이뤄졌다. 비틀스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라는 의심이 있었다면 이번 주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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