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vs LGU+, 이동통신 시장 2위는 누구? [심지혜의 인사이트]
KT "수익 낮은 'IoT' 증가 영향, 정통 휴대전화 회선 우리가 더 많아"
줄어드는 휴대전화 회선 VS 늘어나는 사물회선…점유율 기준 달라져야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SKT 5 대 KT 3 대 LGU+ 2'
지난 수십년간 불변의 법칙처럼 여겨졌던 국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공식입니다. SK텔레콤이 가입자 50%를,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30%, 20%씩을 나눠 갖고 있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점유율 수치변동이 일부 있었지만, 업계 순위 구도는 한번도 바뀐 적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11월 중대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LG유플러스가 사상 처음으로 정부 통계 기준 이동통신 전체 회선에서 KT를 앞질렀습니다. 이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회선은 1829만2170개로 KT(1773만5022개)보다 55만7148개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다. LG유플러스 회선수가 KT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연히 '만년 3등 LG유플러스가 KT를 제쳤다', 'LG유플러스가 2위가 됐다'는 제하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9월 이동통신 회선 KT 역전한 LGU+
이동통신 점유율 기준 달라져야…"휴대전화 회선이 입지 결정" VS "사물회선 폭발 성장성 감안해야"
그러자 KT가 발끈했습니다. 3등으로 밀려날 수 없다는 자존심이 발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KT는 이동통신 전체 회선이 아닌 휴대전화 회선(사람)과 사물 회선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휴대전화 회선은 일반 이동전화 서비스 가입자들이 쓰는 회선을 말하며, 사물 회선이란 사물인터넷(IoT), 기기간통신(M2M) 등의 통신 회선을 말합니다. 휴대전화 회선에 비해 사물 회선에서 발생하는 매출 훨씬 낮습니다.
김영걸 KT 커스터머부문 상품기획담당은 "사물 회선 시장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수백~수천원에 그치지만 휴대전화 회선 ARPU는 3만원대"라며 "이에 따라 전체 휴대폰 회선 시장은 23조원 규모지만 사물 회선 시장은 5000억원 수준밖에 안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휴대전화 회선과 사물회선을 같은 잣대로 보면 안된다는 얘기인데요. KT는 휴대전화 회선이 LG유플러스에 비해 여전히 258만개 가량 차이가 날 정도로 앞서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시장내 입지가 바뀌었다고 보는 건 무리라는 게 KT의 주장입니다.
KT는 LG유플러스가 전체 회선에서 앞지를 수 있었던 이유로 사물 회선인 저가 사물인터넷(IoT)에 주력한 결과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한국전력 검침을 위한 원격관제 회선 사업을 수주했는데 9월 해당 회선이 134만개 이상 늘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전체 회선수가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KT는 정부의 통계 집계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사람이 이용하는 회선과 사물이 이용하는 회선이 대상 시장이 다른데도 이를 합산해 보여 혼선이 있다는 얘기인데요. 사람과 사물 회선을 분리해야 보다 정확한 이동통신 산업 통계가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작 현재의 정부 통계를 보면 KT의 설명과는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사물 회선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 페이지에서는 ‘합계’지만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휴대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등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 사물지능통신(차량관제·원격관제·무선결제)에서 각 사가 얼마나 회선을 가졌는지 잘 안내하고 있습니다.
단지 KT 주장처럼 사람 회선과 사물 회선의 합계를 회사별로 각각 나눠서 보여주지 않고 전체 합계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분해 확인하려면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기준을 어떤 것으로 삼아야할까요. 사람을 중심으로 봐야 할까요 사물도 같이 포함해서 보는 게 맞을까요.
LG유플러스 측은 기업간거래(B2B)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시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당장은 규모가 작아도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매출에 기여하는 부분이 커질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반대로 휴대전화 시장은 사실상 포화 국면입니다. 저출생 현상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개통할 신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죠.
실제 휴대전화 회선 성장률은 0%대 입니다. 2019년엔 0.9% 증가했지만,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0.6%, 1% 역성장을 했습니다. 2022년에 겨우 다시 0.3% 증가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사물 회선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킥보드, 자전거 등 모빌리티 서비스, 수도·전력 검침, 엘리베이터 관제 등 원격관제, 또 배달·택배 기사들이 들고 다니는 무선결제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물 회선은 2019년에 34.1%, 2020년 24.1%, 2021년 28.6%, 2022년 26.5%의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KT도 사물 회선 시장의 중요성은 부인하진 않고 있습니다.
정부, 통계 세분화 검토…통신 회선 기준 달라져야
정부는 이번 2위 사업자 논란과 관련해 공식 통계자료를 보다 세분화해 보여주는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사람과 IoT 회선을 구분해 집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한 번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 이통사들이 통신에 국한된 회사로만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성장 한계를 보이는 통신 외에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 플랫폼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분야를 넓히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2028년까지 AI 매출 비중을 35%로 KT는 B2B 디지털플랫폼 관련 매출 비중을 50%로, LG유플러스는 2027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4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각각 제시한 바 있습니다.
물론 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산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절대 놓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업 구조가 바뀐다면, 통신 회선을 기준으로 한 순위 경쟁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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