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류현진 챙기던 토론토, 이정후 영입으로 韓 야구팬과 유대감 높힌다 "유능한 중견수-4년 740억 예상"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11일(한국시간) "라인업에 구멍이 뚫린 토론토는 이번 오프시즌에 야수를 영입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이번 시장에서 1~4명의 타자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박혔다.
이정후는 코디 벨린저(28)와 함께 토론토의 중견수 공백을 메워줄 후보로 언급됐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의 계약 규모를 4년 5600만 달러(약 740억 원)로 예상하면서 "해외 리그에서 오는 선수들은 그들의 성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렵기 때문에 미스터리다. 하지만 이정후는 파워는 없지만, 양질의 콘택트를 보여주고 삼진을 거의 당하지 않는 유능한 중견수"라고 소개했다.
2017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7시즌 동안 꾸준히 출장하면서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중견수를 소화하면서 383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동안 304개의 삼진밖에 당하지 않는 뛰어난 선구안을 자랑했는데 이 부분이 미국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정후를 영입해야 하는 이유에 류현진과 한국팬이 언급된 것이 흥미롭다. 디 애슬레틱은 "토론토는 류현진과 4시즌을 보내면서 한국 야구팬들과 강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런 상태에서 한국 야구 최고의 젊은 타자를 더 하면 그 유대감을 갱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눈여겨봤다.
토론토는 2020년 4년 8000만 달러에 류현진과 FA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야구팬들과 소통에 특별히 신경 쓴 구단이기도 했다. 일단 계약 금액부터 당시로서 토론토 구단 역사상 투수 FA 최고 금액이었고, 현지 매체들로부터 '리빌딩을 끝낸 토론토가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들이 자신한 에이스 대우는 말뿐이 아니었다. 2020~2021년 류현진을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서면서 호투할 때마다 구단 공식 SNS에 한글로 에이스를 따로 챙겼다. "코리안 몬스터, 토론토에 상륙하다", "오늘의 스타는 류현진 선수였습니다", "류현진 폼 미쳤다" 등 다양한 한국 멘트로 메이저리그 현지 팬들에게 한글을 친숙한 언어로 만들었다.
토론토에서 류현진의 성적은 냉정히 말해 성공이라 부르긴 어려웠다. 첫해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올랐고, 팀을 4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듬해 31경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로 팀 내 최다승 투수가 됐으나 하락세가 뚜렷했다. 결국 지난해 커리어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복귀 후 첫 시즌인 올해도 6이닝 소화도 버거운 모습을 보이며 최종적으로 4시즌 간 60경기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로 토론토에서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토론토의 에이스 대우는 마지막 해에도 계속됐다. 류현진이 수술 후 처음으로 1군 선수단에 합류한 날 "안녕하세요 친구"라는 한글과 함께 복귀를 반겼다. 계약이 끝난 후에도 앳킨스 토론토 단장이 "알렉 마노아도 있지만, 류현진도 2024시즌 우리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관계는 우호적이었다.
그 인연을 이정후가 이어갈지가 관심사다. 이미 토론토 선 등 캐나다 매체는 지난 7일 FA 시장이 시작된 후 연일 이정후에 대한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토론토 선의 스콧 미첼은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FA 타깃은 많은 힘을 제공하진 않지만, 토론토에 직면한 삼진 문제를 해결해 줄 이정후다. 지난해 토론토 외야는 수비는 좋았으나, 생산력은 낮았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KBO 스타 이정후는 뛰어난 콘택트 비율과 출루 능력을 가지고 있고 플러스급 수비는 말할 것도 없다"고 극찬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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