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왼손 불펜 1명 주면 안 되나요?" 이강철 감독 농담에 담긴 웃픈 현실

1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9회초 1사 김준태 타석 때 kt 이강철 감독이 심판에게 판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kt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이 열린 11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경기 전 kt 이강철 감독의 표정은 다소 굳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kt는 전날 3차전에서 2점 앞서 있던 9회초 마무리 김재윤이 상대 오지환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이 감독은 설상가상으로 7 대 8로 뒤진 9회말 1사에서 대타 김준태의 타석 때 스윙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항의하다 퇴장까지 당했다.

더그아웃에서 진행된 11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 감독은 "지고 나서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kt는 2차전에 이어 3차전도 역전패를 당한 가운데 1승 2패로 뒤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친 불펜이 걱정이다. kt는 2차전에서 필승조 박영현이 8회말 LG 박동원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았고, 4차전에서는 마무리 김재윤이 통한의 역전 결승포를 허용했다.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면서) 투수들이 많이 지쳐 있다"고 근심을 드러냈다. 이날 선발 투수 엄상백에 이을 2번째 투수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이 감독은 배제성이 2번째로 등판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라"면서 "이닝에 따라 누가 등판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특유의 유머 감각은 잃지 않았다. 이 감독은 "왼손 불펜 투수가 절실하다"면서 "LG에 왼손 투수가 많은데 1명 주면 안 되느냐"는 농담으로 취재진을 웃겼다. 이어 "왼손 투수를 주면 우리는 오른손 투수 1명 줄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kt는 PO 최우수 선수(MVP) 손동현을 비롯해 최연소 홀드왕 박영현, 김재윤 등 주축 불펜이 우완이다.

다만 이상동이 전날 호투한 점은 반갑다. 이상동은 3차전에서 2이닝 1탈삼진 1볼넷 호투를 펼쳤다.

이 감독은 "어제 졌지만 우리는 회복 탄력성이 있다"면서 "오늘 이기면 5차전부터는 선발 투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상대도 4차전까지 타이트한 경기를 치르면서 분명히 불펜진에 피로가 쌓일 것"이라면서 "때문에 오늘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다짐했다.

수원=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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