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도 못 살린 아모레 주가…결국 '이게' 살렸다는데

신현아 2023. 11.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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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코스알엑스 하나 잘 품었더니
"실적, 비중국까지 모두 잡았다"
눈높이 올리는 증권가
사진=아모레퍼시픽


국내 중국 소비주(면세·화장품·카지노 등)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 속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다. 외국인·기관도 그간 하락에 베팅해 왔다. 이 때문에 공매도 잔고 비중이 많아지면서 지난 6일 공매도 금지 시행으로 인한 급등 효과를 누렸지만, 이 마저도 '반짝'에 그쳤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이들 종목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 다변화를 이뤄 중국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데다, 코스알엑스 인수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점을 투자자들은 높이 샀다. 당분간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 증권가도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10월 10일~11월 10일) 아모레퍼시픽은 19.14% 뛰었다. 우선주인 아모레퍼시픽우와 지주사인 아모레G도 이 기간 각각 13.3%, 10.31% 올랐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이 21.76% 하락한 점과 대조적이다. 호텔신라(-15.52%), GKL(-5%), 파라다이스(-4.59%), 롯데관광개발(-2.56%) 등 다른 중국 관련 소비주와 비교해도 강세가 뚜렷했다. 

공매도 비중(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금액)도 지난 5월까지만 해도 5%를 웃돌다가 점차 줄어 지난 7일 기준 2%대로 낮아졌다. 이 기간 만큼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물량이 줄었단 의미로 해석된다.  

아모레퍼시픽 용산 본사. 사진=아모레퍼시픽


주가를 밀어올린 건 다름 아닌 코스알엑스 지분 인수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코스알엑스의 잔여 지분에 대한 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기 전부터 시장에선 이미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회사는 2021년 9월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1800억원에 사들여 2대주주에 올랐다. 이와 함께 코스알엑스의 자기주식(4%)을 제외한 지분 57.6%를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지난달 말 이를 행사(54.8%)하면서 지분율이 93.2%로 불어난 것이다. 

증권가에선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코스알엑스의 인수로 회사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도 중국 외 시장 공략을 위해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리브랜딩 작업에 나서고 있다. 기존 4050 고급 화장품 이미지를 벗고, 젊은 브랜드로 다가가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설화수 모델을 기존 배우 송혜교에서 블랙핑크 로제로 바꿨다. 최근엔 배우 틸다 스윈튼도 모델로 기용했다. 이들을 앞세워 글로벌 밀레니얼+Z(MZ) 잡겠단 취지에서다.

모델교체 동시에 이렇다할 변화는 없었지만, 이번 인수만큼은 아모레퍼시픽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알엑스 인수는 글로벌 재균형(리밸런싱) 전략의 일환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코스알엑스의 매출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이중 50% 이상이 북미에서 나온다"며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중저가 더마 화장품 성장을 이끌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까진 부진하겠지만, 코스알엑스 실적이 반영되는 내년(5월 1일 연결 편입 예상)엔 호실적이 기대된단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 발표한 이후 보고서를 내놓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등 주요 증권사 13곳이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높여잡은 이유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코스알엑스를 중심으로 한 비중국 지역의 양호한 해외사업 매출 증가가 중국 법인의 더딘 회복을 상쇄하며 전사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코스알엑스 매출은 6395억원, 영업이익은 2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4%, 4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존 아모레퍼시픽의 이익 규모와 맞먹는 실적이 비중국 해외 실적으로 편입되면서 내년 추정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40% 늘고, 비중국 비중은 7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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