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 실수했는데… 위기 처한 일급킬러가 살아남는 법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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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마음에 미세한 진동이 올 때마다 이 말을 몇 번이고 되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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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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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자(마이클 패스벤더)는 살인청부업자다. 이력이 꽤 된 듯 일이 능숙해 보인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 타깃을 며칠 동안 끈덕지게 기다린다. 죽여야 될 이유를 그는 모른다. 알 필요가 없다. 그저 돈 받고 ‘업무’를 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노련한 그도 첫 실수를 한다. 잡히지 않게 현장을 빠져나오는 게 급선무다. 도미니카 은신처에 와 보니 집이 난장판이 돼 있다. 누군가 그를 노리는 게 분명하다. 타깃의 보복 행위일까. 증거인멸을 위한 의뢰인의 후속 조치일까.
①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남자
남자는 성실하다. 뭐든 계획적이다. 프랑스를 빠져나가는 과정부터 용의주도하다. 여권과 신분증은 매번 바뀐다. 공항에서 어떤 인물과 두세 번 마주친 것만으로도 그는 경계심을 품는다. 남자는 말수는 적고 행동이 언제나 먼저다. 홀쭉한 몸에는 고된 단련의 흔적이 뚜렷하다. 햄버거를 먹을 때 빵은 버린다.
남자를 노리는 이들은 누구일까. 남자의 은신처를 알아낸 것부터가 보통이 아니다. 남자는 후환의 불씨를 찾아내 없애고 싶다.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이들이 어떻게 은신처를 찾아냈는지 역추적을 한다. 그 경로의 끝에는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궁극적인 누군가가 있다. 남자는 그를 찾으려 한다.
②킬러의 철칙 ‘계획을 지켜라’
남자의 모토는 ‘계획을 지켜라(Stick to the Plan)’이다. 마음에 미세한 진동이 올 때마다 이 말을 몇 번이고 되뇐다. 남자가 의지대로 저 철칙을 지킬 건지 아니면 어떤 이유로 철칙이 무너져 예상치 못했던 비극적 상황을 맞을지 사이에서 스릴과 서스펜스가 형성된다. 남자를 괴롭히는 건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자신 내부에 똬리를 튼 충동이다.
이야기는 간결하다. 단순하다고도 할 수 있다. 남자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위협 요소를 제거하는 과정을 영화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전하려 한다. 감독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의 비애가 스크린을 감싼다.
③스타일 돋보이는 범죄물
서사보다 스타일을 앞세운 영화다. 감독은 데이비드 핀처다. 당대 할리우드에서 스타일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이다. 핀처 감독은 자신의 명성을 재확인하려는 듯 수려한 화면과 리듬감 있는 편집, 심장을 두드리는 음향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 광고 감독으로 시작해 서른 살에 ‘에이리언3’(1992)로 영화감독이 된 핀처는 30년 넘게 습득한 세공술을 스크린에 아로새긴다. 장인의 면모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야기는 빈약하고 형식은 풍성한 대개의 영화가 지닌 한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런 영화가 지닌 풍미를 마음껏 발산하는 영화다. 뇌를 자극하기보다 시신경과 고막이 즐겁다.
뷰+포인트
프랑스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9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됐고, 지난달 25일 극장에서 개봉했다. 늦가을 극장에서 먼저 선보이는 넷플릭스 영화들은 다음 해 초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겨냥한다. ‘더 킬러’도 예외는 아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아카데미의 단골 후보다. 2021년엔 넷플릭스 영화 ‘맹크’가 오스카 촬영상과 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 킬러’는 아카데미 수상을 노릴 수 있으나 작품상과 감독상 같은 노른자위 상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오랜만에 인상적인 연기를 한다. 영화 막바지 등장하는 틸다 스윈튼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7%, 관객 8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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