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2위 역전에 “LG처럼 안해”…발끈한 KT, 사물인터넷이 왜?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11. 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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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회선 2위 ‘역전’
LG유플, 총 회선수 앞질러
KT, 휴대폰 가입자 수 강조
LG유플 “IoT도 중요한 B2B”
업계선 ‘통계 개선’ 목소리
KT 본사 사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저희는 IoT(사물인터넷) 원격관제 분야에서 최저가 입찰로 월 1000원도 훨씬 못 미치는 요금을 받으면서 수백만 회선을 일시에 따내는 방식의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

박효일 KT 고객경험혁신본부장은 지난 7일 올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말했다.

LG유플러스는 KT보다 앞서 같은 날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공개한 실적발표 자료를 비교한 결과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가 역전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KT는 LG유플러스가 한국전력 원격 검침기를 대규모로 수주하면서 월 단가 1000원 미만의 IoT 회선이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람’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회선 수는 KT가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LG유플러스 총 회선 수는 1801만6932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T 회선 수는 1713만3388개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객용 휴대폰을 보면 KT 회선 수는 1359만1062개로 1101만874개인 LG유플러스보다 많다.

박 본부장은 “최근 경쟁사의 회선 증가는 정부 통계 기준으로 휴먼 가입자가 아닌 IoT에서만, 그중에서도 원격관제 분야에서만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IoT에서도 원격관제를 제외한 차량관제나 무선결제 분야는 KT 회선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가 입찰 외에는, 수익성은 물론 사업의 확장성이나 기술 혁신·산업의 생태계 창출 가능성 이런 것들과 무관한 사업을 IoT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구하지는 않는다”며 “이동통신 본류의 휴먼 가입자 회선, 웨어러블, 세컨 디바이스 같은 가입자 기반 회선에서 경쟁사와 갭을 유지하고 있고 고객 가치에 집중해 매출과 이익 성장을 도모해 왔다”고 했다.

KT는 실적발표 다음 날인 지난 9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 기반의 가입회선과 IoT 회선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KT는 “가입자와 사물기반회선을 구분해 해석함으로써 통신시장을 명확하게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T의 온라인 브리핑은 예고되지 않은 일정이었다. 브리핑 시작 25분 전에 예고 메일을 전송한 다음 곧바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정부는 사람 기반 회선과 사물 회선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통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KT의 ‘급발진’이 의아할 뿐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가통계기준에 따라 IoT 회선을 포함해 운영해 왔고 아무런 이의 제기도 없었는데 (순위가) 바뀌니까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며 “지금도 사물통신과 핸드셋 등으로 통계를 구분해 별도로 표기돼 있다”고 말했다.

IoT 회선은 B2B(기업간거래) 영역인 만큼 통신시장 내 중요도가 낮은 분야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KT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를 뜻하는 디지코 KT를 통해 B2B를 되게 중요하게 생각했고 IoT도 여기 포함돼 있다”며 “IoT는 엄연히 통신 기반의 B2B 산업으로 B2B 시장을 중요하지 않다고 어느 누가 말하겠나”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통신시장을 명확하게 들여다보도록 통계를 개편해 소모적 논쟁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슈 소모적인 측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정부 통계 개편이) 의미가 있을 것도 같다”며 “과기정통부가 통신3사 의견을 수렴해서 (통계를) 보기 쉽게 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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