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안엔 ‘미지근’ 이준석 신당은 “별거 아냐”

김정환 기자 2023. 11. 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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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요즘 들어 두 가지가 신경이 쓰인다. 하나는 예상보다 매운맛인 인요한 혁신위의 혁신안이다. 이에 대해 당내에선 “취지는 공감하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인다. 다른 하나는 ‘이준석 신당’인데, 국민의힘은 “크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뉴스1

앞서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혁신위를 꾸려,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전권을 줬다. 이후 인 위원장은 ‘통합’을 주제로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당 징계를 전면 취소하는 안을 내놨다. 당 지도부도 이를 의결하면서 혁신안이 순조롭게 받아들여지는 듯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친윤·중진을 향해 “대통령을 사랑한다면 ‘험지 출마’나 ‘불출마’ 선언을 해라”고 하자, 당내가 술렁였다. 당은 표면적으로 “당 최고위에 보고되지 않았다”며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대상 중 한 명인 김기현 대표는 “말할 기회가 있을 것”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라며 장고에 들어가긴 했다. 그러나 일부 중진은 “지역구를 만만하게 보느냐” “내 지역구에서 나갈 것”이라고 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당 지도부나 중진·친윤들이 총대를 메고 나서는 모습이 보이질 않자, ‘강력 권고’만으로 그치려 했던 혁신위가 “당에 정식 안건으로 접수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청년 50% 비례대표 할당제도 비슷한 반응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지도부에서 일단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를 할 것”이라며 “청년 정치인을 확대해야 한다는 원칙은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년 정치인을 키우는 큰 전제는 동의하지만, 청년 50% 할당이 역차별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당내 비판도 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 관계자는 “당이 혁신하겠다고 혁신위를 세웠는데, 혁신안을 뭉개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곧이곧대로 다 받아들이기엔 당내 반발이 커서 지도부 고민이 클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동대구역 제2맞이방에서 신당 추진 가능성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준석 신당’은 앞으로 큰 근심거리가 될 수도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당내 통합 행보에 유일하게 거부 의사를 밝힌 이가 이 전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며 자신의 대구 출마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인 금태섭 전 의원과 회동해 공감대 형성도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두 사람은 함께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며 3지대 신당 빅텐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별것 아니다”고 하고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에서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어떤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역할을 추진한다면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은 0석, 그야말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 본인도 떨어진다는 얘기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왜냐하면 본인이 추진하겠다는 정치적 명분이 아예 없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이준석 전 대표의 무운을 빈다”고 했다.

홍석준 의원은 같은 날 “(이 전 대표가) 대구에 대해서 언급을 많이 하면서 영남 보수의 본산인 영남, 특히 ‘대구·경북에서 승부해 보겠다’ ‘회피하지 않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참 의아하더라”고 했다. 홍 의원은 “예를 들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경우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지역임에도 부산에 간다든지, 국민에 감동을 주는 지역에 갔을 때 그런 언급을 하는 것이 정상적”이라며 “이때까지 보수 우파의 당 대표를 지냈던 사람이 대구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회피하지 않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상당히 좀 의아하다, 뜨악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어떤 돌풍을 기대한다, 예상한다? 저는 그건 좀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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