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자 영화관 몰려간 중국인…영화 대장주 주가는 '뚝'

박수현 기자 2023. 11. 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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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자오 차이나]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가 찾아드립니다.

중국 영화 업계가 활기를 찾았지만 대장주인 '완다영화'의 주가는 약세다. 중국 부동산 위기로 증시 자체가 침체된 데다 모기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아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기업 고위 임원이 부패 사건에 휘말려 경찰에 체포되면서 주가는 연일 바닥을 확인하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서 완다영화(萬達電影)는 전일 대비 1.19% 내린 12.44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완다영화는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다그룹의 계열사로 시가총액이 271억1100만위안(약 4조9013억원)에 이른다. 중국에선 영화 업종 대장주로 꼽힌다.

올해 완다영화는 코로나19 엔데믹의 수혜를 입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사측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완다영화의 박스오피스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1% 늘어난 58억1000만위안(약 1조 503억원), 영화 관객 수는 67.7% 늘어난 1억4200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하면 박스오피스 수익과 영화 관객 수가 모두 105% 수준이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완다영화의 실적 개선세는 영화 업종 중에서도 상위권으로 꼽힌다. 완다영화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영화관인 '완다영성'(Wanda Cinema)이 주로 중국의 1선, 2선 도시 번화가에 위치하는 영향이다. 완다영성이 중국 영화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9년 13.3%에서 지난 8월 기준으로 16.5%로 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에는 호실적의 온기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7월17일 15.07위안까지 올랐던 주가는 불과 서너 달 만에 17.45% 빠졌다. 여기에는 모기업인 완다그룹이 지난 7월 말 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리고 8월 완다그룹에서 투자 업무를 맡았던 류하이보 수석부회장이 부패 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부동산 위기에 대한 우려로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영향도 있었다. 중국 본토 증시인 선전 종합 지수는 지난 6개월간 10.45%, 상하이 종합 지수는 8.18% 빠졌다. 홍콩 항셍지수도 같은 기간 12.85% 떨어졌다. 이 중에서도 중국 영화업 관련 지수는 지난 5월11일과 비교해 10일까지 28.41% 하락했다.

완다영화가 직접 운영하는 영화관인 완다영성((Wanda Cinema)에서 상영 중인 영화들. /사진=완다영성 누리집

중국 증권가에서는 완다영화의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중국 영화 시장의 회복세가 명확하고 완다영화가 특히나 눈에 띄는 실적 개선세를 보여서다. 올해 완다영화의 투자를 받아 개봉한 영화들이 좋은 성과를 낸데다 4분기에 개봉 예정인 영화도 많아 기대감이 유입된다는 평이다.

완다영화의 해외 사업이 순조롭게 풀리는 점도 긍정적인 모멘텀이다. 완다영화는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관 업체인 호이츠의 영화관 60개를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 호이츠는 이미 흑자를 달성해 작년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3분기 개봉한 '바비'와 '오펜하이머'에 힘입어 박스오피스와 매출액도 2019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같이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힘쓰고 있다는 점도 높이 샀다. 중국 현지 매체는 완다영화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웹드라마(단막극)를 통한 수익 창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완다영화는 영화 제작에 투자하는 동시에 직접 제작한 드라마를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등에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경제 성장률 예상치가 생산성 저하와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꾸준히 내려가는 점은 투자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치아오치 중원증권 연구원은 "완다영화가 투자한 콘텐츠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박스 오피스 회복세가 꺾일 수 있는 위협이 존재한다"라며 "오프라인 여가 활동의 수요가 줄어드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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