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파랑·노랑 별 ‘크리스마스 트리 은하단’…깜박이는 별은?

곽노필 기자 2023. 11. 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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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을 관측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과 가시광선을 관측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합작해 완성한 은하단 사진이 공개됐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가 9일 공개한 이 합작품은 43억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MACS0416으로, 충돌 과정에 있는 한 쌍의 은하단이다.

나사는 이 사진은 2014년에 시작한 허블의 프런티어 필드(Frontier Fields) 관측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관측한 가시광선 원본 사진에 제임스웹의 적외선 관측 데이터를 보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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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웹과 허블 망원경으로 전체 모습 완성
43억광년 거리에서 서로 충돌 중인 두 은하단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적외선 관측과 허블우주망원경의 가시광선 관측 데이터를 합쳐 완성한 43억광년 거리의 은하단 MACS0416 컬러사진. 미 항공우주국 제공

적외선을 관측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과 가시광선을 관측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합작해 완성한 은하단 사진이 공개됐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가 9일 공개한 이 합작품은 43억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MACS0416으로, 충돌 과정에 있는 한 쌍의 은하단이다. 과학자들은 먼 훗날 하나로 합쳐지게 될 이 은하단에 깜박이는 별무리들이 포함돼 있는 점을 반영해 ‘크리스마스 트리 은하단’이란 별칭을 붙였다.

나사는 이 사진은 2014년에 시작한 허블의 프런티어 필드(Frontier Fields) 관측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관측한 가시광선 원본 사진에 제임스웹의 적외선 관측 데이터를 보강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웹의 적외선 관측 장비는 허블의 가시광선 카메라로는 볼 수 없는 우주먼지 너머의 모습을 꿰뚫어 볼 수 있다. 두 사진이 합쳐지면서 전에 없이 상세한 사진이 완성됐다.

사진에는 가시광선의 파란색 영역에 해당하는 0.4마이크론(1마이크론=100만분의 1m) 파장부터 근적외선에 해당하는 5마이크론에 이르는 아주 넓은 범위의 빛이 두루 반영돼 있다. 과학자들은 가장 짧은 파장엔 파란색, 가장 긴 파장엔 빨간색, 그 중간의 파장엔 녹색과 노란색을 입혔다. 파란색일수록 가깝고, 붉은색일수록 더 멀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는 “이렇게 해서 나온 컬러 사진은 역대 가장 포괄적인 우주 사진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허블우주망원경의 가시광선 사진(왼쪽)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사진(오른쪽). 제임스웹 사진은 허블 사진에서 보이지 않거나 거의 보이지 않는 은하들을 보여준다. 제임스웹의 총 노출 시간은 22시간, 허블의 노출 시간은 122시간이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깜박이는 14개의 물체는 뭘까

연구진의 일원인 미주리대 양 하오징 교수(천체물리학)는 성명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은하단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 은하단이 매우 다채로운데다, 그 안에서 깜박이는 빛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천체는 갑자기 수십배 밝아졌다가 사라지므로 마치 이동식 돋보기를 통해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완성한 사진에서 14개의 이런 현상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 12개는 허블우주망원경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중력렌즈에 의해 크게 확대된 3개의 은하에 위치해 있는데, 하나 또는 몇개의 별일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나머지 2개는 상대적으로 덜 확대된 은하에 위치해 있으며 초신성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중력렌즈란 멀리 떨어진 천체에서 나온 빛이 거대한 천체들의 중력 영향을 받아 빛이 증폭되면서 굴절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거대한 천체가 일으키는 강력한 중력렌즈 효과로 빛이 4천배 증폭된 모스라 별무리 사진. 미 항공우주국 제공

빛을 4천배 증폭시킨 중력렌즈의 실체

천문학자들은 특히 이 가운데서 중력렌즈의 힘에 의해 무려 4천배 이상 증폭돼 보이는 빅뱅 30억년 후의 별무리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9년 전 허블우주망원경에서도 확인됐던 이 별무리에 모스라라는 별칭을 붙였다. 모스라는 일본 괴수 영화에 등장하는 나방 모습의 괴물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강력한 중력렌즈가 가능하려면 모스라 앞쪽의 크리스마스 트리 은하단 외에도 태양의 1만~100만배에 이르는 거대한 우주 물체가 있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논문 제1저자인 스페인 칸타브리아물리학연구소의 호세 디에고 박사(천문학)는 “그러나 이 추가 중력렌즈의 정체는 알지 못한다”며 “현재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제임스웹이 직접 볼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한 구상 성단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두개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하나는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저널’(Astronomy and Asphysics Journal)에 게재됐으며, 다른 하나는 ‘천체물리학 저널’(Asphysical Journal) 게재가 승인된 상태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48550/arXiv.2307.07579

https://doi.org/10.1051/0004-6361/202347556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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