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마저…美신용등급전망 ‘안정적’→‘부정적’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3. 11. 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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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건전성 악화·정치 양극화가 원인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수준 ‘Aaa’유지
美재무부 “美경제 굳건, 美국채 안전”
존슨 하원의장 11일 예산안 공개 예정
무디스 <사진=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재정건전성 악화와 정치 양극화가 원인으로 제시됐다. 3대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하고 있는 무디스 마저 향후 하향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디스는 이날 신용평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되 국가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됐고, 이 리스크가 국가 고유의 신용으로 더 이상 완전히 상쇄되지 않을 수 있다”고 등급 전망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어 “고금리 속에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는 효과적인 재정정책 조치 없이 미국의 재정적자는 막대한 수준에 머물 것이며 채무 능력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2023회계연도 재정적자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1조6950억달러(약 2240조원)로 미 국내총생산(GDP)의 6.3%에 달한다.

무디스는 미국 정치 양극화에 따른 의회의 정치적 타협 도출 어려움도 신용 전망 강등의 이유로 꼽았다.

무디스는 “정치적 양극화가 미국 의회내에서 계속되면서 채무 능력 악화를 늦추려는 후속 행정부의 재정 계획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 9월 25일 “일시적 미국 정부 셧다운이 미국 경제를 망가트릴 가능성은 적지만 다른 Aaa등급 국가와 비교해서 미국의 제도 및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미 의회는 내년도 예산처리 시한이었던 지난 9월 30일을 직전 45일 짜리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임시 예산안만 처리된 만큼 오는 17일 또 다른 데드라인이 다가옴에 따라 셧다운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이날 11일 공화당의 예산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4일로 예상되는 표결에 앞서 하원 의원들이 내용을 확인하고 검토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하향한 바 있다.

피치 역시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반영한다”라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미국 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대 주요 국제신용평가사 중 미국에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현재 무디스가 유일하다.

한편 이날 무디스의 등급전망 하향에 대해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미국 경제는 굳건하며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유동성이 큰 자산이다”라고 반박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무디스의 등급전망 변경은 공화당의 극단주의와 기능장애가 초래한 또 다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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