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요금제 출시할까"…'구독자 락인 효과' 절실한 넷플릭스의 고민

윤정민 기자 2023. 11. 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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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연간 요금제 이용 의향 관련 설문조사 진행
'해지 프리' 장점, 지금은 딜레마…가입자 락인 해법될까
[서울=뉴시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최근 일부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연간 요금제 이용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설문조사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넷플릭스가 최근 일부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연간 요금제 이용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국내외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처럼 넷플릭스도 장기 가입자 유치를 위해 연간 요금제를 출시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일부 구독자에게 '넷플릭스 설문조사 참여 요청'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해당 설문조사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 여부 결정 요소, 넷플릭스를 포함해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글로벌 OTT별 서비스 평가 등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OTT 접근 방식에 대한 5점 척도 질문 중 하나로 '연간 구독으로 이용료가 저렴해진다면 서비스 연간 구독 시작을 고려한다'가 있었다.

넷플릭스도 연간 요금제 도입 검토? 왜?

韓 OTT 이용자 10명 중 7명이 쓰는 넷플릭스…구독료 부담 낮출 요금제 나올까

[서울=뉴시스]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국내외 주요 OTT는 연간 요금제를 도입했다. 월 이용료 1년 치에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한다. 사진 위쪽은 웨이브 요금제 표, 아래는 디즈니플러스 요금제 표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연간 요금제는 구독료 1년 치를 한 번에 내는 상품이다. 다만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은 월 이용료 1년 치에 할인한 가격으로 연간 요금제를 팔고 있다.

예컨대 티빙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은 월 1만3900원으로 1년 치로 하면 16만6800원이다. 하지만 연간 이용권은 25% 할인한 12만5000원에 상시 판매한다. 웨이브와 디즈니플러스는 월 이용료 10개월 치를 연간 요금제 가격으로 책정했다.

이처럼 연간 요금제는 1년 이상 장기 구독을 희망하는 이용자들에게 구독료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OTT 기업 입장에서도 연간 요금제로 유료 가입자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른바 가입자 락인(Lock-in) 효과가 있다는 것.

OTT는 케이블TV, 인터넷TV(IPTV) 등과 달리 2~3년 의무 약정이 아니기 때문에 볼 만한 콘텐츠가 없을 때 구독을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다. 케이블TV가 주류였던 가정용 미디어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돌풍을 일으킨 비결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독료로 먹고사는 OTT에 가입·해지가 자유롭다는 점은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 구독자에게 제공할 만한 킬러 콘텐츠가 없으면 당장 다음 달 매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OTT 시장은 정체기라 예전보다 신규 가입자 성장세가 떨어지고 있다. 물론 넷플릭스는 이번 분기 구독자 수가 전 분기 대비 876만명 증가하는 등 평소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이는 계정 공유 유료화에 따른 한시적인 효과다. 내년, 내후년에 넷플릭스가 지금과 같은 성장률을 보여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 넷플릭스가 연간 요금제를 도입하면 다른 OTT처럼 장기간 고정 가입자와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설문조사를 두고 넷플릭스가 연간 요금제 도입에 신중히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SK스퀘어 관계사인 인크로스가 지난 9월 15~6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동영상 유료 구독 서비스 이용자 1653명 중 69.2%가 넷플릭스를 이용했다. 티빙(25.4%), 쿠팡플레이(24.9%), 디즈니플러스(22.3%), 웨이브(13.8%) 등보다 2~3배 더 높은 수치다. (사진=인크로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넷플릭스가 만약 다른 OTT처럼 월 이용료 12개월 치보다 저렴한 연간 요금제를 도입하면 국내 OTT 이용자들의 구독료 부담은 더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OTT 업계에서는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스트리밍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국내외 주요 OTT가 잇달아 구독료를 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디즈니플러스가 이달 프리미엄 멤버십 구독료를 4000원 인상한 가운데 티빙도 다음 달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기존보다 20~23% 인상된 구독료를 받는다.

넷플릭스는 구독료를 인상하지 않았지만 최근 계정 공유 유료화 조치를 내렸다. 친구나 거주지가 다른 가족들과 계정을 공유했던 이용자는 앞으로 계정당 5000원씩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이처럼 OTT 구독료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OTT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넷플릭스가 연간 요금제를 도입한다면 다른 OTT의 요금 정책 변화보다 반응이 클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 관계사인 인크로스가 지난 9월 15~6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동영상 유료 구독 서비스 이용자 1653명 중 69.2%가 넷플릭스를 이용했다. 티빙(25.4%), 쿠팡플레이(24.9%), 디즈니플러스(22.3%), 웨이브(13.8%) 등보다 2~3배 더 높은 수치다.

한편 넷플릭스코리아 측은 설문조사 시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연간 요금제 도입 검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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