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형이 발치와 임플란트 하루 만에 끝낸 이유는?
부산 KCC는 최준용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전준범도 KBL 컵대회에서 부상을 당했다. 송교창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제대 후 경기 출전까지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시즌 초반 전력은 온전하지 않다.
시즌 개막부터 경기를 뛰어야 하는 선수 두 명이 빠졌다. 가용인원이 적은 KCC에겐 큰 타격이다.
이 가운데 여준형은 적은 시간이라도 출전기회를 받고 있다. 여준형은 지난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7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고려대 재학 시절 부상 여파로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코트에는 한 번도 서지 않았다.
여준형은 이번 시즌 5경기 모두 출전했다. 평균 출전시간이 7분 18초로 길지 않지만, 오프 시즌 동안 훈련에 열심히 임했기에 찾아온 출전 기회일 것이다. 더구나 대학 시절 활약을 떠올려보면 여준형보다 나았던 서정현도 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서정현보다 여준형에게 더 출전 기회를 주는 이유를 묻자 “서정현은 포스트 안에서만 수비를 할 줄 알고, 여준형은 외곽까지 수비도 가능하다. 우리 공격 흐름이 빠른데 (여준형이) 스피드도 있고, 속공 가담도 한다”며 “이제 경기를 뛰는 정도다. 큰 기대는 안 하지만, 이승현 백업으로는 그 선수 밖에 없다. 승현이 백업이 포스트에서 뛴다면 정현이가 들어갈 수도 있다. 지금은 4번(파워포워드)이 포스트를 고집하는 하는 선수가 거의 없다. 현대모비스 정도다. LG도 양홍석, 정희재가 4번으로 들어온다.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공수 역할이 나은 선수가 뛰는 게 나아서 준형이가 뛴다”고 답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여준형은 지난달 22일 서울 삼성과 홈 개막전에서 코피 코번와 부딪히며 이 부상을 당했다. 곧바로 출전하기 힘들 듯 했지만, 여준형은 금세 복귀했다.
10일 창원 LG와 경기를 앞두고 여준형과 이야기를 나눴다.
여준형은 예상보다 빨리 복귀했다고 하자 “적응이 안 된다. 호흡 등은 불편하다. 연습할 때 (마우스피스를) 끼고 해서 괜찮다”며 “하루 만에 임플란트와 발치를 끝냈다. 오프 시즌 때 열심히 했고, 이렇게 다쳐서 나가면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하더라도 빨리 복귀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급하게 한 것도 없지 않다. 또 생각보다 통증이 심하지 않았다. 빨리빨리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슈퍼팀인데 오프 시즌 동안 기회를 못 잡으면 몇 년 동안 기회가 없을 거고, 그럼 선수생활이 끝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죽기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 노력의 결과가 적은 시간이라도 출전 기회로 돌아왔다.
여준형은 “D리그에서는 관중이 적은데 관중이 많은 곳에서 첫 경기를 뛸 때는 긴장도 되었다. (노력의 결과가 나와)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서 보시며 좋아해주셔서 뿌듯하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득점을 해줄 선수가 많다. 이승현 형이 조금 쉴 수 있도록 골밑에서 몸싸움을 하며 버티는 수비를 하고, 리바운드에 뛰어들어가려고 한다”고 코트에서 역할까지 설명했다.
여준형의 동생인 여준석(곤자가대)은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전 11시 NCAA 2023~2024시즌 첫 경기(vs. 예일대)를 치른다.
여준형은 “다시 경기 시작하니까 많은 관심을 받을 거다. 못 하면 욕도 먹을 수 있다. 부담감 없이 많이 즐겼으면 좋겠다”며 “누구나 그곳에 가면 힘든 자리다. 거기서 뛸 수 있는 거 자체가 큰 경험을 하는 거다. 다치지 않고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여준석을 응원했다.
이번 시즌은 이제 시작되었다.
여준형은 “54경기를 다 따라다니면서 경험을 쌓고 싶은 건 당연하다. 최준용 형, 송교창 형이 오면 출전 기회가 줄어들 거라고 예상한다. 오기 전까지 빈 자리를 조금이라도 메우려고 노력하겠다”며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전선수 명단에 들어왔다고 끝이 아니라 경기를 뛰면서 발전하고, 경기를 계속 뛰는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 수비에서 로테이션 등 구멍이 안 나고 싶다”고 바랐다.
여준형은 LG와 맞대결에서 13분 35초 출전해 6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사진_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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