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4차전은 불펜 데이로 격돌? LG는 익숙하고, KT는 낯설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LG와 KT의 '불펜 데이'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두 팀은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을 치른다. 전날(10일) 나란히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격돌한 3차전에서 LG가 8 대 7 승리를 거둬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는 좌완 투수 김윤식, KT는 우완 언더핸드 엄상백을 4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이날 등판하는 두 선발 투수 모두 올 시즌 부침을 겪었다. 엄상백은 지난 8월 늑골 골절 이후 정규 시즌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고, 김윤식은 컨디션 관리해 실패해 1군과 2군을 오가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재활에 박차를 가한 엄상백은 KT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부상 후 첫 실전 경기였던 지난달 27일 청백전에서 박병호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엄상백은 NC와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불펜으로 등판해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1차전에서는 ⅓이닝 만에 1실점을 하고 물러났지만, 4차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KT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을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다만 이 감독은 "4차전은 불펜 데이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엄상백은 복귀 후 긴 이닝을 책임진 적이 없어 짧은 이닝을 던지는 오프너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엄상백 이후에는 배제성을 투입하는 등 불펜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KT의 이번 포스트시즌 전략은 '선발 야구'다. 올해 정규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승리(57승)를 수확한 탄탄한 선발진을 앞세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버티고 있다.
하지만 선발진 뎁스가 얇은 탓에 기용할 수 있는 투수가 한정적이었다. 앞서 플레이오프에서는 쿠에바스, 벤자민(이상 2경기), 고영표(1경기)를 번갈아 기용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3명의 선발 투수를 각각 1경기씩 마운드에 올렸다.
4차전에 나서는 엄상백은 확실한 선발 자원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불펜 데이가 불가피한 만큼 이 감독의 투수 운용 능력이 빛을 발해야 한다.
KT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손동현(3경기), 박영현(3경기), 이상동(1경기), 김재윤(2경기) 등 4명의 불펜 투수를 기용했다. 3차전에 처음 등판한 이상동은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새로운 필승조의 탄생을 알렸다.
이 감독은 3차전 이후 앞으로 이상동을 필승조로 가용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여기에 배제성까지 합류한 불펜진을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LG 염경엽 감독 역시 4차전 불펜 데이를 예고했다.
염 감독은 3차전 이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불펜 투수들의) 투구 수 관리인데 잘 됐다"면서 "유영찬이 2이닝을 던져서 힘들겠지만, 유영찬을 제외하면 내일 경기에는 모두 문제 없이 등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영찬도 상황이 되면 1이닝 정도 던질 수도 있다. 투구 수를 관리했기 때문에 모두 대기 중"이라고 덧붙였다.
LG에겐 불펜 데이가 익숙하다. 염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불펜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6⅓이닝(2실점)을 책임진 1차전을 제외하면 모두 불펜 데이나 나름 없는 경기를 펼쳤다.
LG는 2차전에서 선발 최원태가 ⅓이닝 만에 4실점으로 무너지는 변수를 맞았으나 이정용(1⅓이닝), 정우영(1⅓이닝), 김진성(⅔이닝), 백승현(⅔이닝), 유영찬(2⅓이닝), 함덕주(1이닝), 고우석(1이닝) 등 7명의 불펜 투수를 대거 기용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결국 5 대 4 역전승을 거뒀다.
3차전에서도 선발 임찬규(3⅔이닝)에 이어 김진성(⅓이닝), 정우영(⅓이닝), 함덕주(0이닝), 백승현(⅔이닝), 유영찬(2이닝), 고우석(1⅓이닝), 이정용(⅔이닝) 순으로 불펜 투수를 총 7명 투입하는 과감한 마운드 운영을 보였다. LG는 오히려 불펜 데이를 펼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는데, 그만큼 염 감독의 투수 기용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4차전 선발로 나서는 김윤식은 올 시즌 LG의 3선발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전반기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5.29로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지난 6월 2군으로 내려갔다. 8월말 1군으로 돌아온 그는 후반기 6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기량을 되찾았다.
다만 김윤식은 올해 정규 시즌에서 유독 KT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3차례 맞대결에서 1승 무패를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은 7.00으로 높았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코칭 스태프가 괜찮다고 봐서 선발로 나선다"면서 "전체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김윤식도 일찍 무너지면 불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이 4차전에서도 뛰어난 투수 기용 능력을 뽐낼지 관심을 모은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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