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기적 3점포' 오지환은 상대 포수 대화까지 예측하고 있었다, '그 긴박한 순간에...'
오지환은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3차전에서 패색이 짙던 9회초 2사 후 기적 같은 역전 스리런 아치를 그리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오지환의 홈런은 팀이 5-7로 뒤진 채 끌려가던 9회초에 터졌다. 사실 LG는 8회말 5-4로 앞선 상황에서 클로저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라왔으나, 황재균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박병호에게 역전 투런포까지 얻어맞으며 매우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맞이한 9회초. KT 클로저 김재윤을 상대로 선두타자 홍창기가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했으나, 후속 박해민과 김현수가 범타로 물러나며 아웃카운트 2개가 채워졌다. 오스틴이 1-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끈질긴 대결을 벌인 끝에 7구째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다음 타자는 오지환.
오지환은 김재윤의 초구 포크볼을 침착하게 골라냈다. 이어 2구째 145km 속구가 한가운데로 몰렸고, 오지환이 배트를 힘차게 휘돌렸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간 뒤 역전 3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위즈파크에 모인 LG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 홈런을 허용한 김재윤은 믿기지 않는 듯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오지환의 이 홈런포로 LG는 8-7로 승리했다. 비록 1차전을 내주긴 했지만, 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가져가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 우위를 점했다. 동시에 85%의 우승 확률도 잡았다. 역대 KBO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무승부 포함)를 기록한 뒤 먼저 2번째 승리를 따낸 팀의 우승 비율은 85%(20차례 중 17회)에 달한다. 경기 후 한국시리즈 3차전 데일리 MVP는 오지환에게 돌아갔다. 이제 LG와 KT는 1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한국시리즈 4차전을 치른다.
이어 "오스틴이 계속 파울을 치면서 버티다가 안타를 치든지, 어떻게든 출루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다음 타석에 나갔을 때 안타를 치던가, 아니면 후속 타자에게 연결해주는 게 목표였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간절하게 타석에 임했는데, 진짜 가장 큰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오지환은 홈런 당시 순간에 대해 "초구에 포크볼인지 체인지업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게 좀 빠졌다. 그래서 볼카운트가 1볼이 되는 순간에 이미 확신을 했다. 무조건 속구를 하나 노리고, 내가 자신감을 갖고 배트를 돌려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채 휘둘렀는데, 정말 한 번에 거짓말처럼 딱 맞아서 넘어갔다"고 회상했다.
오지환의 말대로 김재윤의 초구는 포크볼이었고,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볼이 됐다. KT 포수 장성우가 왼손에 낀 미트를 길게 뻗으며 잡을 정도였다. 그러자 곧장 장성우가 마운드를 한 차례 방문해 김재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 장면에 대한 질문에 오지환은 "그냥 단순하게 (장)성우 형 입장에서 생각을 해봤다. (김)재윤이가 한국의 내로라하는 마무리 투수인데, 뭔가 변화구로 시작하는 게…. 저야 대화 내용을 모른다. 그냥 '평소 스타일대로 던져라'는 주문을 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냥 단순하게 갔다. 볼카운트가 1볼이라 타자 입장에서는 유리한 카운트였다. 그런데 진짜 거짓말처럼 속구가 날아왔다. (대화 내용은) 그랬을 거라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긴박한 순간에 상대 투수와 포수, 배터리의 대화까지 예측했던 것이다.
시련도 있었다. 이날 오지환은 5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팀이 3-1로 앞서고 있던 5회말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1사 1루 상황에서 LG의 불펜 투수 정우영이 장성우를 땅볼 타구로 유도했다. 이때 오지환이 앞으로 쇄도하며 잡으려고 했지만, 잡지 못한 채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한 것. 이후 LG 좌익수 문성주의 송구 실책마저 겹치는 등 어수선한 상황 속에 1사 2, 3루 위기에 몰렸고, 함덕주가 연거푸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3-4로 역전을 허용했다.
오지환은 실책에 따른 마음고생에 관해 "날씨가 되게 추웠다. 분명히 1루 주자는 병호 형이었고, 타자 주자가 성우 형이었기에, 급하지 않게 해도 괜찮다는 것을 인지했다. 사실 수원 위즈파크 그라운드가 좀 딱딱한 편인데, 타구가 바운드되는 것을 보고 앞으로 들어가야겠다는 확신을 했다. 이후 멈춰야 하는데, 멈춰지지 않더라. 제 실수였다. 제 실수로 인해 큰 위기를 맞이했기에, 마음의 짐도 조금 있었다. 그래도 역전을 허용한 뒤 그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한 건 3이닝 이상 남아있다는 사실이었다. 3점을 주면서 역전당했지만, 여전히 한 점 차라 한 차례 찬스만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동원이가 역전 홈런을 쳐주면서 그 이후에는 다시 정상적으로 임했다. 마음을 계속 끊으면서 갔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오지환은 2차전 박동원의 결승 투런포와 3차전 자신의 결승 투런포 중 더 기쁜 순간에 대해 "둘 다 기쁘다. 일단 저희가 2승을 해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동원이와 제가 어떻게 보면 한몫을 했다고 표현할 수 있다. 팀에 같이 있는 중요한 선수들인데, 찬스에서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점수를 만들어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또 나름 한국시리즈는 처음 경험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친 홈런도 처음이라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오지환은 "우스갯소리로 저희 더그아웃 분위기가 '(박동원이) 이거 사실 역전 홈런 2방 쳤으면 끝난 거 아냐?'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 재미있는 상황을 떠올리긴 했다. 말로는 제가 시계를 받고 싶다고 했지만, 저한테는 사실 우승이 첫 번째다. 제게는 15년, 팬 분들은 29년, 이런 순간이 한 번도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진짜로 우승하는 게 큰 목표다. 저도 15년 고생했으니까 저한테 사주고 싶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단지 목표로 삼고 저희 팀이 잘해서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큰 욕심은 없다"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수원=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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