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평양을 즐겨라” 외

KBS 2023. 11. 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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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며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새 입동이 지나고 겨울이 코앞에 닥쳤습니다.

11월 초순이면 북한은 이미 겨울로 접어든다는데요.

조선중앙TV는 최근 평양의 야외 빙상장과 대중 목욕탕, 전자 오락관 등을 잇달아 소개하며주민들의 여가 생활 모습을 전했습니다.

주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보여줘 경직된 체제 이미지를 개선해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추위도 잊은 채 얼음판 위를 시원하게 지치는 사람들.

사시사철 문을 연다는 야외 빙상장입니다.

개장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누적 이용객이 8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림준호/평양 인민야외빙상장 보급원 : "이 빙상장에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스케이트를 타면서 막 기쁨에 겨워 웃고 떠들고 하는 이 모습을 볼 때마다..."]

가장 신경 쓰는 건 빙질로, 스케이트 타기 좋은 강도를 유지하고 튀어나온 부분이 없도록 한다고 합니다.

[한은경/평양 인민야외빙상장 작업반장 : "얼음판 질이 높여 좋아서 전문 체육인들도 이렇게 훈련을 하고 싶어 한다고 청을 드렸댔습니다."]

스케이트 날을 갈아주는 곳도 마련했는데, 최고 지도자의 배려라고 강조합니다.

[김경일/평양 인민야외빙상장 작업반장 : "(김정은 위원장은) 스케이트 날을 갈아주는 곳이 꼭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인민들이 아무런 불편도 없이 스케이트를 자유롭고 원활하게 탈 수 있다고 뜨겁게 당부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시설은 또 있습니다.

4층 규모의 이곳은 대중목욕탕인데요.

이발소, 안마의자, 체육관과 같은 부대시설도 있습니다.

유원지 안의 전자오락실도 인긴데요.

다양한 오락기를 갖추고 있고 이용하기 쉽게 직원들이 세심히 살핀다고 합니다.

또 음료 판매점도 설치해 오래 머문 이용객의 편의를 돕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일 : "인민을 위해(위로하여 마음을 풀어주는)하시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세심한 사랑이 어려 있는 매대(매점)였습니다."]

초겨울로 접어드는 가운데 주민들의 문화생활 이용을 부각하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인민 생활을 향상하기 위해서 우리 국가가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그 선전, 업적으로 굉장히 많이 과시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이 이제 대외적으로 다 국가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굉장히 효과적인 분야이기도 하죠."]

한편 이 같은 시설은 평양 등 제한된 지역에서 경제력이 있는 일부 계층만 누릴 수 있어 대다수 주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란 지적입니다.

[앵커]

체제 결속 다지는 미담 감성 부각

북한 매체들은, 주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단순히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활 속의 따뜻한 미담들을 적극 발굴해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지병으로 쓰러진 동네 할아버지를 정성껏 보살펴 드렸다는 한 여대생의 사연이라든지, 안전사고로 실명한 어린 병사를 헌신적으로 치료해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시켰다는 소식 등을 전하며 국가와 당의 은혜를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하얀색 저고리에 까만 치마, 단정한 한 여대생의 선행이 알려진 건 지난달 말입니다.

[조선중앙TV/10월 22일 : "덕과 정이 차 넘치는 우리 사회에서 매일과 같이 아름다운 소행들이 전해지고 있는 속에 얼마 전 한 여인이 자기의 시아버지를 구원해 준 대학생 처녀의 소행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지난해 11월 한 대학교 앞에서 쓰러진 할아버지를 보고 응급처치를 한 뒤 집으로 모시고 왔다고 합니다.

또 다음날엔 여대생의 어머니가 보약까지 전해 왔다고 합니다.

이 여대생의 미담은 동네에서도 자자하다고 합니다.

[조선중앙TV/10월 22일 : "유정이는 올라가다 내려가다 늙은이들 짐 들은 거 있으면 다 이렇게 들어준대는... 남을 위해서 자기를 바칠 줄 알고."]

건강을 되찾은 할아버지와의 인연은 계속됐다는데요.

알고 보니 나라를 위해 헌신한 자신의 친할아버지와 닮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당에 대한 충성심도 전합니다.

[김유정/김철주사범대학생 : "사회와 집단을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찾아 하는 것이 우리 청년들을 끝없이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과 믿음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고로 실명했다가 110일 만에 시력을 되찾은 19세 어린 병사의 사연도 소개했습니다.

6월 말 외상성 백내장에 전기로 인한 뇌신경 및 시신경 장애로 양쪽 시력을 모두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가망이 없다는 진단 속에도 의료진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데요.

10여 차례의 모의 수술 끝에 오른쪽 인공수정체 이식 수술을 했고, 2주 뒤 진행된 2차 수술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합니다.

[조선중앙TV/10월 27일 : "병사는 너무도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한없이 따사로운 사랑과 정, 그지없이 고마운 사람들의 모습을 새겨 안았습니다. (선생님!)"]

만성적인 식량난과 경제난 속에 겨울로 접어드는 가운데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간다’는 구호처럼, 주민 불만을 다독이는 ‘감성 코드’를 띄우는 모양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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