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은 딘딘,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음악한 것이 첫 번째 성과"[스한:픽이슈①]

사진 제공=슈퍼벨 컴퍼니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래퍼 딘딘이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지난 8일 딘딘은 오는 18일 마포구 위치한 소속사 슈퍼벨컴퍼니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딘딘은 지난 2013년 엠넷 'SHOW ME THE MONEY 2'(쇼 미더 머니2)에서 최종 7위에 등극했고, 이후 첫 단독 싱글 'No Limits'(노 리밋)을 통해 정식 데뷔했다. '쇼 미더 머니2' 출연 당시 소위 '엄카'(엄마카드)로 생활하고 있다며 '철부지'의 모습으로 제일 먼저 대중에게 비춰진 딘딘은 데뷔 10년차를 맞이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만난 딘딘은 여전히 순수한 매력이 가득하지만, 보다 진심으로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며 발전하고자 하는 진중한 모습을 보여 딘딘의 또 다른 '재발견'을 느낄 수 있었다.

딘딘은 10여년의 음악 활동 중 가장 흐뭇한 성과에 대해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가수로서 활동해온 사실을 꼽았다. 

"벌써 10주년이라니 믿어지지 않아요. 저는 어떤 분야에서 10년 일하면 마스터가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너무 새로운 것이 많다고 느끼고, 한 3년 정도 활동한 느낌이에요. 10주년이라는 것이 어디서 내밀만한 명함은 아직 아닌 것 같네요.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올 수 있어서 또 즐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예능 프로그램도 많이 하고 있지만 본업은 음악인이기 때문에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잘 버티고 즐겨 왔다는 사실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 합니다."

그를 대표적으로 수식해 주는 멘트인 '딘딘은 딘딘'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그는 ""처음엔 그 말이 디스인지도 모르고 마냥 웃어 넘겼다. 제 이름을 넣은 줄 만 알았지 디스인지 전혀 몰랐고, 주변 형들에게 물어봐도 '그냥 너의 이름이다'라고 밖에 답을 안 해줘서 잘 몰랐다. 나중에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디스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처음엔 그냥 아무렇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씩 화도 났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저는 놀리기 좋은 캐릭터였다.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그런 상황 속에서도 제가 무너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딘딘은 디스에서 시작한 '딘딘은 딘딘'이라는 대명제를 음악 활동 속에서 유의미한 응원 메시지로 전환시켰다. 

 "요즘 행사 앵콜곡으로 '딘딘은 딘딘'을 부르고 있어요. 관객들에게 '제가 누구죠'라고 물으면 관객들은 '딘딘'이라고 답하고, 제가 다시 '딘딘은 뭐죠'라 물으면 관객들이 '딘딘은 딘딘'이라고 답을 주세요.  그 모습을 보고 진짜 '어떻게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지' 생각되죠. 되게 감동적이에요. 래퍼들 중 자기 이름이 들어간 곡을 만든 사람이 없기도 없고, 조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시킨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매사 긍정적인 딘딘이지만 지난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우울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 힘든 시기를 지날 때 가장 힘을 준 존재는 누구일까. 

"30살 전까지 세상물정을 몰랐던 것 같아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즐거웠죠. 30세가 지나고나니 생각도 많아지고,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 교류가 적어지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때 개인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죠. 꼿꼿하게 잘 지내다가도 무너질 때가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가족들이 버팀목이 됐어요. 뭘 하든 가족이 있었고, 어떻게 보면 꼿꼿하게 버틸 수 있었던 부분은 가족과 팬분들 덕분에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 제공=슈퍼벨 컴퍼니

딘딘은 데뷔 이후 음악적인 부분 뿐 아니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에 출연하며 대중과 활발히 소통해왔다. 이로 인해 뮤지션으로서의 모습보다 예능에서 비춰진 모습이 대중들에게 더 크게 인지됐던 것 또한 사실이다.

"방송 출연으로 인해 관심과 사랑 다 받아놓고 음악 쪽에선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투덜거리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이기적인 생각이죠. 예전엔 대중적으로 유명한 가수들이 방송에 출연하면 음악도 유명해졌는데 요새는 리스너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음악으로 승부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음악 활동하려고 해요. 예능이나 라디오로 일주일에 2~3번 대중들과 소통하는데, 음악은 한 달에 몇 번일 뿐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가수로서 인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너무 욕심인 것 같아요. 꾸준히 좋은 음악들을 노력해서 저만의 디스커버에 남겨 놓고 싶고, 대중들에게 꾸준히 계속 좋은 음악을 하고 있었다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래퍼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일부 존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런 경계들이 많이 사라졌다. 과거 래퍼의 예능에 출연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견지하던 래퍼들마저 방송 출연을 꺼리지 않게 됐다. 

"저는 원래 방송에 대해서 이질감이 크게 없었어요. 캐나다에 있을 때, 래퍼들이 토크쇼나 SNL 등 방송에 출연해서 본인들의 쇼를 가져가는 모습을 봐왔었죠. 한국에 왔는데 환경이 달라서 놀랬죠. 그리고 예전엔 제가 광대 같은 모습을 많이 보이긴 했어요. 제가 힙합을 한다고 하니 '실력도 없는 아이가 인기가 얻고 싶어서 방송에 나가는구나'하고 바라본 분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10년 넘게 래퍼로서 정체성을 지켰잖아요. 방송 출연을 마다 않는 다른 래퍼분들도 함께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 

한편 그간 꾸준한 앨범 활동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구축해 온 딘딘은 지난 9월 발매한 '속는 중이야'에 이어 지난 10월 '울었어 (feat. 정승환)'까지 발매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딘딘은 KBS2 '1박 2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등 방송 활동과 SBS 파워FM '딘딘의 Music High(딘딘의 뮤직 하이)'라디오도 진행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kimhh20811@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