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녹슬고… 흉물된 인천 중구 미단시티 공원들 [현장, 그곳&]
인근 병원·국제학교·복합쇼핑몰 등
개발 어그러져 주민 이용률도 ‘뚝’
區 “예산 부족 어려움… 관리 강화”
“미단시티 공원에 산책을 가도 운동기구와 벤치가 흉물스럽게 낡아 만지지도, 앉고 싶지도 않아요.”
10일 오전 11시께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1호 공원. 산책로 데크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려있어 걷다가 자칫 발이 빠지는 안전 사고 위험이 높아 보였다. 이 넓은 공원에는 농구장과 익스트림 스케이트보드장 등 다양한 공간이 있지만, 농구 골대와 보드 시설물 모두는 녹으로 뒤덮인 채 방치돼 있었다.
비슷한 시각 미단시티 9·10호 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벤치 주변엔 나뭇잎들이 지저분하게 쌓여있었고, 정자 천장에는 녹과 곰팡이가 뒤엉켜 폐가를 연상케 했다. 인근 어린이공원의 운동시설 손잡이와 발판 등도 어김없이 주황색 녹으로 뒤덮여 있었다.
영종도 주민 A씨는 “미단시티 공원이 크고 조용해 가끔 바람 쐬러 산책을 나온다”며 “그런데 멀리서 봐도 시설물들이 낡은게 보여 이용하진 않고, 산책길만 걷는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 운북동 미단시티에 조성된 12곳의 공원이 수년째 방치돼 흉물로 전락했다. 경기 침체와 앵커시설인 초대형 복합 쇼핑몰 건립 무산 등으로 지역 개발 자체가 지지부진해졌고, 이에 따라 당초 유입이 예상됐던 시민들을 확보하지 못해 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주민들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도시공사(iH)와 중구에 따르면 iH는 지난 2011년 미단시티 1~6호공원을 준공한 뒤 2016년 구에 관리 업무를 이관했다. 또 지난 2017년에 준공한 미단시티 7~12호 공원은 지난해 구에 넘겼다.
그러나 구는 미단시티 공원 대부분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미단시티 9·10호 공원 인근에는 초·중·고등학교가, 1·2호 공원 주변에는 병원과 국제학교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발이 어그러지면서 예정 시설 대부분이 들어오지 못해 빈 땅으로 남아 있고, 특히 3·4·5·6호 공원 주변엔 공정률 25%에서 4년째 중단된 미단시티 복합리조트가 도시 미관도 해치고 있다.
미단시티 내에서 iH가 매각한 토지 분양율은 55%에 그쳤으며, 팔린 토지 대부분도 공사를 중단하거나 시작도 하지 못해 공터로 남아 있다.
iH 관계자는 “미단시티 설계 당시 주거비율을 18%로 낮게 잡았다”며 “남아 있는 상업용지를 주거용지로 바꿔 유입 인구를 늘리고, 이를 통해 공원 이용률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을 관리하기에도 예산이 버거운 상황”이라면서도 “앞으로 미단시티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위험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해명했다.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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