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공업절' 김주애와 북한 위성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당초 10월 안에 정찰위성을 재발사하겠다고 공언했었는데요. 아직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미사일공업절이란 기념일을 새로 제정했습니다. 날짜는 11월 18일로 지난해 ICBM 화성 17형을 시험발사한 날이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날은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처음 등장한 날이기도 한데요. 북한의 의도는 뭔지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쏘아 올렸습니다.
"발사! 발사!"
사거리 약 1천km, 고도 6100킬로미터, 속도 마하 22로 탐지됐는데 정상각도로 쐈다면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옵니다.
[조선중앙TV/화성17형 발사 보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공개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날이었습니다.
[조선중앙TV/화성17형 발사 보도] "역사적인 중요 전략무기 시험발사장에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몸소 나오시어.."
그 뒤 1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난 5일, 북한은 이날을 '미사일 공업절'이란 이름의 새로운 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5일] "2022년 11월 18일을 우리식 국방발전의 성스러운 여정에서 특기할 대사변이 이룩된 역사의 날로 영원히 기록하며"
북한은 지난 2021년, 화성 15형을 쐈던 날을 기념해 로케트 공업절을 제정하기도 했지만 이듬해 달력에선 슬그머니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미사일 공업절 제정은 당시와는 좀 다른 의중이 실렸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김주애의 등장과 결부시켜 바라보기도 합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아직은 나이가 어리고 후계수업 단계에 있기 때문에 전면에 내세울 수는 없는 거고요, 화성 17형 ICBM 시험발사 성공을 기념하는 형식으로 하면서, 그때 김주애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에 그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김주애의 존재감을 다시한번 각인시키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김주애 등장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새로운 기념일을 만들어 성과를 과시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천명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2017년 화성 15형 발사이후에 사실상 완성형 모델로는 두 번째 모델이거든요. 화성 17형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을 보유한 국가라는 일종의 상징성과 전략적 의미를 하나의 어떤 지표처럼 기념일화시키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배어 있다."
그런 만큼 이날을 전후해 북한이 정찰위성 3차 발사 등의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11월 6일)] "그러한 기념일 계기를 포함해서 다양한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시 ·추적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기술 결함 등의 이유로 실패했습니다.
10월 안에 3차 발사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연되고 있는데, 러시아의 기술 지원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러시아가) 북한이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정찰위성 준비 사항을 어느정도 공개를 하고 파악을 했을 가능성이 있어요. 다양한 문제점 내지는 보완점들이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고, 자문내용을 토대로 (북한은) 조금 완성도를 높여서 성공률을 높이고 실패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뭔가 더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 있거든요."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오는 30일,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정찰위성을 발사할 예정인 만큼 북한이 이를 염두에 두고 발사 시기를 조율하고 있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문성묵/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한미가) 정찰 위성으로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 위성이) 조악하다는 평가를 이미 내렸거든요. 한국 정찰위성 발사에 맞춰서 할 수도 있는데 과연 그 안에 준비가 완료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북한의 항공절인 11월 29일이 맞물려 있는 만큼 이날을 전후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북한은 지난 9월, 기존에 위성개발을 담당하던 국가우주개발국의 규모와 역할을 확대 개편하며 국가항공우주기술 총국으로 격상시키고 본격 가동해왔습니다.
러시아와의 우주 항공부문 협력 사업을 담당할 기구 또한 이곳으로 관측되고 있어서 북한에겐 상징성이 큽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항공이 우주와 함께 같이 묶여지는 형국이 됐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기존에 있던 항공절을 우주개발까지 포함시키는 하나의 기념일로 생각해서 쏜다면 그 상징성과 맞겠죠."
북한은 한미의 우주 군사화에 따라 정찰위성이 자신들의 생존권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전략적 선택이라 주장하며 개발에 매진해왔습니다.
최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와 첫 한미일 연합공중훈련에도 별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 않은 것도 정찰위성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제 방한한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우주발사 기술과 탄도미사일 등에 대한 북러간 군사협력을 우려하며 대러시아 압박 조치 가능성을 예고했습니다.
[블링컨/미국 국무장관]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이전하지 않도록 파트너들과 대러 압박을 심화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추가 행동을 논의했습니다."
중국에게는 북한이 위험한 행동에서 발을 떼도록 영향력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행각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새로운 전운을 몰아오게 될 것이라며 지정학적 위기를 높일지 말지는 미국의 행동 여하에 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의 기술 지원으로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고 전략 무기를 고도화하게 되면 동북아 역학 구도에 큰 변화가 초래됩니다.
우주 공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긴장 속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42437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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