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마운드의 숨겨진 보물…임기영만큼 호출 받았다, 27세 마당쇠의 부활 ‘박전문은 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자꾸 옛날 것을 찾는 건 아니다.”
2023시즌 KIA 불펜에서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 투수가 누구인지 묻는다면, 대다수 사람은 잠수함 임기영(31)을 꼽을 것이다. 선발투수에서 전문 불펜으로 전업한 첫 시즌이 강렬했다. 체인지업 그립를 바꿔 언터쳐블로 변신했다. 82이닝은 순수 구원투수 최다이닝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임기영만큼 엄청난 공헌을 쌓은 불펜투수가 있다. 우완 전상현(27)이다. 올 시즌 임기영과 똑같이 64경기에 등판했다. 이닝이 58⅔이닝에 불과했지만, 8승3패1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2.15로 맹활약했다.
전상현은 전임 감독시절 ‘박전문’의 일원이었다. 그만큼 많이 던졌고, 실적도 좋았다. 그러나 그 여파로 잔부상도 발생했다. 2021시즌에는 어깨통증으로 시즌 1개월 정도 앞두고 돌아와 15경기 등판에 그쳤다. 2022시즌에도 팔꿈치와 어깨에 이슈가 있어 잠시 쉬기도 했다. 50경기에 나가서 46⅓이닝을 소화했다.
알고 보면 올 시즌이 데뷔 후 최다 경기 소화다. 특히 임기영이 시즌 막판 다소 지쳤고, 최지민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다녀오면서 후반기에 많은 호출을 받았다. 부상 이력이 있긴 해도 2연투 12회, 3연투 1회에 불과했다. 철저한 관리를 받으면서 건강하게 시즌을 마쳤다.
오히려 전반기 막판 페이스가 좋지 않아 잠시 함평에서 재충전을 하고 돌아온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박전문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보다, 현 상태에서 최적의 밸런스, 딜리버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현실적인 얘기를 한 적도 있었다.
몸이 2~3년 전과 다르고, 모든 선수의 폼은 매년 조금씩 변한다. 늘 같을 수 없다. 스스로도 몸의 가동성이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전상현은 지금의 몸 상태에서 최상의 투구 밸런스를 찾았고, 좋은 결과를 냈다.
대신 익스텐션이 긴 특유의 장점은 살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전상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2.6km. 143.1km이던 작년보다 떨어졌지만, 타자들이 체감하는 구위, 위력은 작년보다 더 좋았다. 포수 김태군으로부터 "거친 투수"라는 말도 들었다. 그만큼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다는 칭찬이다.
2016년 2차 4라운드 38순위로 입단해 246경기에 성실하게 나갔다. FA 등록일수를 채운 시즌이 올해까지 네 시즌. 아직 FA 자격 획득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건 KIA로선 축복이다. 올해 연봉 1억3500만원 값은 충분히 했고, 임기영, 최지민과 함께 충분한 보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도 전상현 없는 불펜은 상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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