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탄도탄 요격하는 미사일···이스라엘 ‘애로우’, 대기권 밖 미사일 요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우주서 벌어진 최초의 전투라는 평가
美와 ‘애로우 4’ 요격미사일 개발 착수
지구 대기권 밖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체계 ‘애로우’(Arrow)가 사상 처음으로 지구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마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스라엘에 대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최남단 도시 에일라트를 겨냥해 지난달 31일에 사거리가 1000㎞가 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공격이 이스라엘방위군(IDF)의 애로우(Arrow·화살)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에 의해 요격됐다. 이번 요격으로 애로우 시스템은 첫 탄도미사일 방어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1월 5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항구 도시 에일라트를 향해 쏜 탄도 미사일을 이스라엘 방위군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요격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애로우’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지구 대기권 밖에서 탄도 미사일을 격추했는데, 이는 우주에서 벌어진 최초의 전투로 여겨진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요격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성명을 통해 “공군 시스템이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해 가장 적절한 작전 시간과 위치에서 요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방위군은 요격 순간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또 에일라트에서 찍은 사진에는 애로우 요격기에서 나오는 연기 흔적이 보였고 주민들은 지상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온라인 군사전문 사이트 ‘아미 레코그니션’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게시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을 향해 쏜 미사일은 부르칸 탄도 미사일을 개조한 부르칸-3로 추정된다. 부르칸-3 미사일은 사거리가 최대 1200km에 달해 이스라엘 영토 내 깊은 목표물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애로우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앞서 지난 4일 가자지구에서 네게브 사막 상공으로 발사되는 하마스의 장거리 미사일도 요격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이 미국 미사일방어청(MDA)과 공동 개발한 애로우는 이스라엘 국가 적층 방어체계의 최상위 방어체계다.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애로우-2는 대기권 내, 애로우-3는 대기권 밖으로 진입해오는 탄도 미사일을 격추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하마스 공격 과정에서 논란이 된 ‘아이언돔’은 단거리 로켓과 박격포 파괴를 목표로 한 시스템이다. ‘다비드 슬링’은 순항 미사일 요격에 특화돼있다.
애로우는 지난 2017년 시리아 정부군이 이스라엘 전투기를 향해 발사한 S-200 지대공 미사일을 격추하는 데 사용됐는데,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원래 목적으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성공적인 요격은 에일라트 주민들을 보호하고 후티 반군의 오만함에 타격을 가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이는 미사일 발사의 배후이자 미사일을 공급한 이란에게 이스라엘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대응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했다.
이 같은 우수한 성능에 독일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애로우-3’ 미사일 방어체계의 독일 수출을 미국 정부가 승인했다고 지난 8월 17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를 통해 35억달러(4조7000억 원)에 달하는 애로우-3 시스템을 2025년까지 독일에 인도할 예정이다. 독일은 이를 2030년께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이 이 시스템을 수출하는 데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미국이 시스템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번 애로우-3 공급 계약은 이스라엘의 무기 수출 계약 중 최대 규모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국들이 방위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애로우-3는 지구 대기권 밖에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로, 기동성도 갖추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 시스템을 2025년 4분기까지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 무기 체계의 성능 개량에도 착수했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공동으로 탄도미사일 격추를 위한 요격미사일 ‘애로우 4’ 개발을 추진한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 파트너와 함께 개발하는 애로우 4는 기술적 전술적 측면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중동과 그 이외 지역에서의 미래 전투에 대비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이날 신무기 개발 발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접촉을 한 직후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에 대비해 ‘애로우 2’와 ‘애로우 3’ 요격 미사일을 배치한 상태다.
이번에 개발되는 ‘애로우 4’ 요격 미사일 역시 이란의 탄도 미사일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그동안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이스라엘과 전 세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2000㎞ 규모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와 관련, 이스라엘의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스가 애로우 4의 주요 계약자가 될 것이며, 개발 과정에 미국 보잉과 이스라엘의 델빗 시스템스가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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