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이 나한테 와? 나한테?"…마무리 알바생의 생각 못했던 기적적인 승리

박정현 기자 2023. 11. 1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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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이 나한테 와? 나한테..."

이정용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에서 팀이 8-7로 앞선 9회말 1사 1,2루에서 팀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정용은 "(한국시리즈 세이브가)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인생에 몇 없을 기회다. 그렇지만 타자들, 팀원들이 더 잘했다. 나는 공 몇 개 던지지 않았다. (유)영찬이 뿐만 아니라 모든 중간 투수들이 정말 고생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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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인 LG 트윈스 투수 이정용. ⓒ수원, 박정현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박정현 기자] “왜 공이 나한테 와? 나한테...”

이정용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에서 팀이 8-7로 앞선 9회말 1사 1,2루에서 팀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은 불안했다. 첫 타자 배정대에게 던진 초구가 크게 빠졌고, 1사 주자 2,3루로 바뀌었다. 결국, LG 벤치는 선택을 했다. 배정대를 1루 자동 고의4구로 채우고 병살을 유도하고자 했다. 타석에는 이날 안타가 있던 김상수. 이정용은 볼카운트 0-1에서 슬라이더를 던졌고, 투수 앞 땅볼을 잡아냈다. 그대로 투수-포수-1루수까지 완벽하게 병살타가 만들어졌고, 경기는 종료. LG는 치열한 접전 끝에 8-7 승리를 챙겼다. 이정용은 팀 승리를 지킨 마무리 투수가 됐다.

▲ 이정용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수원, 박정현 기자

경기 뒤 만난 이정용은 “팀 사정상 현재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다. 5회부터 몸을 네 번 정도 풀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대기 시간이 길어) 힘이 빠져 내 공을 던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고)우석이가 없을 때 (마무리 투수를) 경험했기에 그때를 바탕으로 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초구부터 폭투가 나와 많이 당황했지만, 내야 땅볼이나 희생 플라이나 어떻게든 (1점을 줘도) 동점이니 동료를 믿었다. 1점만 준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그 결과가 정말 잘 나왔다. 자신 있게 직구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승리를 지키고는 싶었는데,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경기가 끝났다. 이는 이정용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그는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연신 “왜 공이 나한테 와? 나한테”라며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다.

▲ 기뻐하는 이정용. ⓒ곽혜미 기자

이정용은 이 상황에 대해 “(투수 땅볼을 잡았을 때) 사실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나한테 올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물론 (박)동원이 형이 투수 땅볼이 나오면 홈부터 던지자고 했는데... 원래 수비에 자신이 있는데... (긴장한 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잡을 때는 몰랐는데 던질 때 ‘제발(아웃)’ 외치며 던졌다. 느린 화면을 본다면, 자신 있게 송구한 것이 아닐 거다. 정확히만 던지려고 했는데 잘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정용은 이날 마무리 아르바이트생으로 나섰다. 고우석이 5-4로 앞선 8회말부터 마운드에 등장해 흔들렸기 때문이다.

고우석은 8회말 박병호에게 3점 홈런을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LG가 주장 오지환의 3점 홈런으로 맞불을 놔 8-7 다시 리드를 잡았지만, 고우석은 선두타자 앤서니 알포드를 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김준태에게 사구, 정준영에게 좌전 안타를 내줘 위기를 자초했다. 투구수도 39개까지 올랐고, 앞선 1~2차전 모두 등판했다는 점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섞여 고우석의 강판이 결정됐다. 그리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나선 투수가 이정용. 팀으로서는 위기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했다. 이정용 본인에게도 뜻깊은 경험이 생겼다.

▲ 이정용은 한국시리즈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곽혜미 기자

이정용은 “(한국시리즈 세이브가)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인생에 몇 없을 기회다. 그렇지만 타자들, 팀원들이 더 잘했다. 나는 공 몇 개 던지지 않았다. (유)영찬이 뿐만 아니라 모든 중간 투수들이 정말 고생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정용은 “빨리 2승을 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나로 말미암은 긍정 에너지를 팀원들에게 주고 싶었다.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지만, 오늘(10일) 좋은 결과를 가져오며 내 목표의 반 정도는 달성한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 세리머니를 하는 염경엽 LG 감독(왼쪽 두 번째)과 이정용(왼쪽 세 번째).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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