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9회 2아웃에서 맞다니’ 예비 FA 클로저 치명적 난조→국민거포 망연자실…‘1패 그 이상의 충격’ [KS]
[OSEN=수원, 이후광 기자] 박병호의 8회 극적인 역전 홈런으로 7-5 리드를 잡은 KT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믿었던 마무리 김재윤이 오지환에게 충격의 역전 3점홈런을 헌납했다.
KT의 지난 8일 한국시리즈 2차전 패배의 결정적 요인은 8회 박동원에게 맞은 역전 투런포였지만 그 전에 타선이 추가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1회 LG 선발 최원태 상대로 4점을 뽑을 때까지만 해도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지만 2회부터 9회까지 침묵에 침묵을 거듭했고, 어린 필승조가 심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4-1로 앞선 6회부터 8회까지 대거 4점을 내줬다.
KT 이강철 감독은 “박동원 홈런은 실투를 잘 친 것이다. 투수를 탓할 수 없다. 경기 후 ‘1점만 더 도망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타선이 추가점을 뽑지 못하며 2차전을 내줬다”라고 분석했다.
공격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컸을까. 이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배정대(중견수) 김상수(유격수) 황재균(3루수) 박병호(1루수) 장성우(포수) 문상철(지명타자) 앤서니 알포드(좌익수) 오윤석(2루수) 조용호(우익수) 순의 대폭 변화된 라인업을 꾸렸다. 하위타선에 있던 배정대를 톱타자로 내세웠고, 부진한 알포드를 3번에서 7번으로 내렸다. 다만 포스트시즌 타율 1할4푼3리의 박병호는 그대로 4번이었다.
이 감독은 “박병호, 알포드가 잘 맞지 않아 두 선수를 떨어트려 놨다. 황재균은 임찬규 상대 출루율이 좋다”라며 “테이블세터는 김상수가 컨택이 좋아 배정대가 출루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김상수가 계속 리드오프로 나가서 체력도 떨어졌다. 잘 치길 바란다”라고 타선의 반등을 기원했다.
KT의 테이블세터 개편은 대적중했다. 1회와 3회 배정대-김상수 테이블세터가 연달아 출루하며 무사 1, 2루 밥상을 차린 것. 문제는 박병호를 필두로 한 클린업트리오였다. 1회 무사 1, 2루에서 황재균이 헛스윙 삼진, 박병호가 병살타로 이닝을 강제 종료시켰고, 0-3으로 뒤진 3회 무사 1, 2루에서 황재균이 1타점 2루타를 날렸지만 1사 2, 3루 기회에서 등장한 박병호가 짧은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팀의 4번타자가 희생플라이 하나 못 치고 타석에서 물러났다.
4번타자가 잇따라 침묵하자 불운까지 찾아왔다. 1사 2, 3루를 맞이한 장성우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순간 2루에 미처 귀루하지 못한 황재균이 포스아웃을 당하며 이닝이 그대로 종료됐다.
LG 선발 임찬규는 매 이닝 위기를 맞이했지만 박병호의 지독한 득점권 빈타 덕에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KT는 0-3으로 뒤진 5회 대반격에 나섰다. 시작은 1사 후 박병호의 한국시리즈 첫 안타였다. 이어 유격수 오지환의 포구 실책, 좌익수 문성주의 송구 실책이 겹쳐 1사 2, 3루가 됐고, 대타 김민혁과 알포드(2루타)가 연달아 적시타를 날리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대타 이호연의 3루수 야수선택으로 이어진 2사 1, 2루서 조용호가 1타점 역전 적시타에 성공했다.
KT는 4-3으로 앞선 6회에도 선발 웨스 벤자민을 올렸지만 첫 타자 문보경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이 때 KT 벤치는 벤자민을 내리고 포스트시즌 전 경기 출전에 빛나는 손동현을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가을야구 8연투 여파는 예상보다 컸다. 2차전 역전홈런의 주인공 박동원을 만났고, 2B-1S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40km 초반대 밋밋한 직구가 좌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강철매직의 믿음의 야구는 약속의 8회에 빛을 발휘했다. 4-5로 끌려가던 8회 선두 배정대가 안타, 김상수가 희생번트로 찬스를 만들었고, 황재균이 1타점 2루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다음 타석에 등장한 선수는 박병호. 볼카운트 2B-2S에서 LG 마무리 고우석의 5구째 149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 동안의 부진을 털어내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린 순간이었다.
그러나 박병호의 홈런에도 KT 3차전의 결말은 새드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7-5로 앞선 9회 마무리 김재윤을 올렸지만 선두 홍창기의 내야안타와 오스틴의 볼넷으로 처한 2사 1, 2루서 오지환 상대로 뼈아픈 역전 스리런포를 허용했다.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다시 리드를 내줬다.
최종 경기 결과는 KT의 7-8 패배. 지난 2차전에 이어 또 다시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1승 뒤 2연패에 빠졌다. 2경기 연속 역전 홈런을 허용한 KT가 2패 그 이상의 충격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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