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보영 “‘정신병동’ 역대급 피드백..어두운 얼굴 새롭나요?”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11. 1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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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를 통해 글로벌 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 I 넷플릭스
박보영(33)의 신작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지난 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반응은 뜨겁고, 무엇보다 호평 세례다. ‘뽀블리’를 벗고 그늘진 그녀의 달라진 분위기도 새롭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극본 이남규, 연출 이재규)는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음 근무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이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다.

“걱정도 됐지만 다행히 잘 나오고 반응도 좋아 행복하다”는 그는 “평소 작품이 공개되면 ‘수고했다’ ‘애썼다’ ‘잘봤다’ 정도의 메시지를 주로 받아왔는데 이번엔 달랐다. 이런저런 피드백이 담긴 장문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고, 반응이 남달라 새로웠다”며 뿌듯해 했다.

낯선 환경에 실수투성이인 ‘다은’은 매번 당황하고, 사고도 치며 자신과 정신병동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을 돌아보며 한뼘씩 성장한다. 수간호사 효신을 비롯한 정신병동 식구들은 처음엔 그녀의 한없는 친절함과 여린 마음에 걱정하지만, 환자들에게 깊이 공감하며 진심을 다하는 모습에 마음을 열고 응원한다. 이들은 각자의 병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서로를 치유하고 또 치유받는다.

박보영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작품 후 변화에 대해 밝혔다. 사진 I 넷플릭스
박보영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땐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나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인 줄 알았고, 복잡 미묘한 파동이 끊임 없이 일어났다”면서 “주인공은 환자분들이라고 생각했고, 에피소드 형식인만큼 매 회를 책임지는 그분들이 가장 잘 보여야 된다고 생각했다. 로맨스도 최대한 거리감을 둔 채 표현하고자 했다. 필모에 이런 따뜻한 휴먼, 힐링 작품, (판타지) 장르가 많지는 않은데다, ‘다은’이라는 캐릭터와 실제로 맞닿은 부분도 있어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백하건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드라마가 되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고요. 이런 저런 에피소드들을 통해 소통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결국 우리 드라마가 하고 싶은 말은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예요. 극 중 환자 가족들이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나오고, 아침을 맞이하듯이. 이 친구들도 나중에 사회에 나갈 것이고, 누구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하는 거죠. 저 또한 이 작품으로 힐링 받았고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다은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그는 “엄청 똑같은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취향은 잘 알면서 정작 내가 좋아하는 걸 잘 모르는, 나보단 남에게 좀 더 치우친 어떤 면이 비슷하다”며 “대중에게 평소 뇌리에 박혀 있는 ‘뽀블리’ 느낌보단 좀 더 차분하고 사려깊고 상대방을 세세하게 살피려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어두운 얼굴까지도”라고 설명했다.

‘간호사’라는 직업을 표현함에 있어서는 ‘행동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첫 촬영 날 병원은 실제로 회진을 도는 아침이었다. 그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회진 전) 굉장히 바쁘시더라. 특히 수간호사 선생님들은 한 발짝 뒤에 계셔서 다른 것들까지 전체적으로 보시더라. 누구보다 한 발 앞서 있고, 어떤 때는 한 발 뒤에서”라며 “그 광경이 큰 도움이 됐다. 환자들의 마음과 기분이 어떤지 세세한 것까지 다 인계하시더라. 그런 걸 보면서 나도 이런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다은은 극 후반부 극심한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 박보영은 “실제로 그 정도까지 가 본 건 아니지만 누구나 살면서 마음이 힘들거나 어려울 때가 있으니까. 그 감정을 증폭시키려고 했다”면서 “생기 없는 목소리, 마른 입, 말을 내뱉을 때 갈라진 입술 등을 표현하고 싶어 물도 잘 안 마시고 숨 쉬는 방법도 조절했다. 혼자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뽀블리’를 벗고 다채로운 필모를 쌓고 있는 박보영. 사진 I 넷플릭스
올 여름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부터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까지 유독 이미지 변신이 돋보이는 행보다. “의도한 것인가”라고 묻자, “변화에 대한 강박은 아니고, 필모를 더 다양하게 만들고 싶다는 욕구는 크다. 자연스레 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웃는다.

“과거엔 욕심도 많았던 것 같아요. 꼭 해야할 것 같은 것도 많았고요. 그런데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고, 그게 제 자신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죠. 다 때가 있더라고요. 내려놓아야 할 건 놓고, 그때 그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 할 뿐이에요.(웃음)”

매번 ‘착하다’ ‘밝다’ ‘천사다’ ‘긍정적이다’ ‘친절하다’ 등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전혀 그 정도로 착하지 않은데 함께 작업하신 분들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화도 내고, 극심한 ‘오춘기’를 겪기도 한다. 한 때는 무조건 더 친절해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모든 게 자연스러운 게 좋다. 저런 평가들은 사실과 다르다. 아니라고 좀 적어달라”라고 거듭 강조해 웃음을 안겼다.

“예전에는 밝고 사랑스럽게, ‘뽀블리’로 봐주시는 게 조금은 부담됐어요. 잘하는 거, 대중이 좋아해주는 걸 하다보니 도전 정신이 부족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갈증도 컸어요. 지금은 그런 걸 의식하지 않아요. 올해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정신병동에도’을 통해 이전의 그 밝음은 좀 걷어낸 것 같고, 그걸 또 알아주셔서 기뻐요. 개인적인 갈증도 어느 정도 해소됐어요.(웃음)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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